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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석의 스마트물류] 구글부터 아마존까지, 로봇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한다면

by 콘텐츠본부

2016년 03월 22일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로봇은 인간의 모든 것을 대체할까.

 

 

글 . 최효석 로지스틱스사이언스 대표

 

Idea in Brief

 

본격적으로 로봇과 인간이 공생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배송 영역을 잠식해 나갈 것이고, 3D 프린팅은 제조영역 자동화는 물론 물류산업의 완전한 파괴를 몰고 올 수도 있다. 공급망의 여러 단계들이 자동화가 되는 가운데 인간이 로봇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다양한 영역을 조합하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적 능력이 앞으로 더욱 부각될 것이다. 완전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며, 역설적으로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최후의 영역은 이러한 아날로그적 능력이 부각되는 분야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IT 트렌드인 빅데이터, IoT, 딥러닝, 웨어러블, 인공지능의 공통점은 궁극적으로 ‘산업에 인간의 개입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실제로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기원전 7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수렵과 채집이란 활동으로 살아가던 선사인류를 한 곳에 정착할 수 있게 해주어 안정적인 생활을 이루게 했다. 그 결과 나타난 사회의 탄생은 원시사회를 국가로 진일보시켰다. 18 세기 영국에서 태동한 산업혁명은 인간이 할 일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게 함으로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생산성 혁신을 이루었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져서 불과 두 세기만에 우리는 정보화 혁명을 겪고 있다.

 

이제는 노동의 영역이 아니라 사고의 영역까지 컴퓨터가 대신 해주고 있다. 이렇게 변하고 있는 기술 발전의 공통점은 ‘인류가 점점 더 절대적 노동을 기계에 맡기고 있고 그 비중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MIT 슬론경영대학원 에릭 브린욜프슨과 앤드류 맥아피 교수는 현대를 ‘제 2의 기계시대’라 일컬었으며 “이제 본격적으로 로봇과 공생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고 말했다. 결국 부인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계가 담당하는 영역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인간이 담당하는 영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부터 아마존까지, 완전한 자동화가 만드는 미래

 

무인자동화의 대표적인 예가 ‘자동주행 자동차’다. 자동주행 자동차의 발전을 예로 들자면, 자동주행은 크게 3 단계의 과정을 거쳐 발전하고 있다.

 

 

▲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

 

첫 번째는 발전된 주행보조시스템 (ASD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이다. 이는 기존 수동형 주행경험에 전자적인 보조기능이 도움을 주는 형태이다. 두 번째 단계는 부분적(Partial) 자동 주행 시스템으로서 인간과 자동주행 컴퓨터가 상호 보완적으로 운전을 하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이 이 단계의 초입에 와있다. 마지막이 바로 완전한 자동주행시스템으로 이는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이 컴퓨터의 제어만으로 주행이 이루어지는 단계를 말한다.

 

자동주행 자동차의 발전을 바라보자면 자동화는 0에서 100으로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지금 자동차뿐만 아니라 가전기기, 생활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우리의 주변으로 침투해오고 있다 . 테슬라모터스의 CEO인 엘론 머스크는 지난해 엔비디아에서 주최한 한 컨퍼런스에서 “미래에는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하면 불법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레이 커즈와일 등이 예측했던 ‘완전히 자동화된 미래’ 의 일상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R&D 과제로 공공물류 자동화 시스템인 ‘오토콘(Autocon III system)’ 사업을 한국교통연구원과 진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사업의 내용인 즉, 부산신항에서 남해고속도로 인근 국제 산업물류도시 복합물류터미널까지 16km 구간을 무인으로 자동 수송하는 것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컨테이너 트레일러에서 별도의 복잡한 상하차 작업 없이 자동 벨트가 터미널까지 운송을 하겠다는 것인데, 사업성은 차치하고서라도, 무척 신선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부산시의 오토콘에 앞서 언급했던 ‘완전한 주행 자동화’를 결합시켜 보자. 고속도로의 마지막 차선은 지금의 화물 철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트레일러들은 정속으로 줄을 서서 주행하고, 목적지에 다다르면 빠져서 간선 창고나 고객의 집 앞에 바로 도달하는 형식이다. 그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1)고객의 디맨드를 자동으로 파악하여 (2) 자동화된 공장에서 제조 및 포장, 분류가 무인으로 이루어진 뒤 (3)상차된 트레일러가 자동주행으로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완전한 물류 자동화 공급사슬이 완성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SCM이라는 개념에서 인간의 역할은 사라지고 극단적인 자동처리만 존재하게 될 것이다.

 

이미 아마존은 고객이 구매버튼을 누르기 전에 마우스의 움직임만 가지고도 거의 정확한 형태로 추정하여 바로 포장에 들어가는 기술(결제예측배송, Anticipatory Shipping)을 수년전 완성했다. 최근에는 프린터잉크, 출력용지 등 주기적으로 소모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주문하지 않아도 센서가 재고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주문 및 배송해주는 ´대시 리플레니시먼트(Dash replenishment)´서비스를 공개했다. 공장자동화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로봇을 통해 상당 부분 진행되었으므로, 마지막의 운송 자동화가 SCM 자동화(Automation)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전 세계에서 물류와 관련한 가장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바로 구글인데, IT 기업인 구글이 컨테이너 보안기술에 관한 다수의 특허를 취득하여 이목을 집중시킨 바가 있다. 이는 필경 사람이 없는 무인자동차에서 발생할 수 있을 도난 및 보안 문제에 대한 대비로서 결국 구글이 지난 2005년 DARPA의 무인자동차 챌린지에서 우승한 이래로 꾸준히 노력한 연구의 종착점이 ´무인자동차를 통한 당일 배송 시스템 완성´임을 추정할 수 있다.

 

3D 프린팅이 몰고 올 제조업의 혁신

 

 

 

 

 

 

 

한편 컨베이어 산업으로 불리는 전통의 제조 산업도 로봇의 대중화로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를 이뤘다. 그리고 앞으로 제조업의 미래는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극적인 패러다임의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버드 MBA 를 졸업하고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짐 로저스가 설립한 세계 최초의 오픈소스 기반 자동차 업체인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3D프린터 1대와 그 옆에서 모형을 손질하는 직원 1명 만으로 단 44시간 만에 전기자동차 1대를 만들고 있다. 기존 제조업에서 필요한 컨베이어 벨트 라인과 분업화된 노동자 혹은 로봇, 보관창고 등이 하나도 없이 3D프린터 한 대만으로 이러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 로컬모터스의 3D프린팅 자동차

 

이는 물류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류의 기본 기능은 보관과 배송이다. 극단적으로 모든 생산이 3D 프린터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을 때, 3D 프린터의 특성상 주문과 동시에 제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고’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 또한 재고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재고를 보관하는 창고의 필요성도 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유통은 제조지에서 고객에게 전달하는 ‘운송’의 과정이 있었지만 3D프린터를 통하면 개개인이 직접 출력(제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배송의 개념도 지금과 같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런 사회가 된다면 물류는 3D프린터의 원료를 공급하는 분야만 남지 않을까라는 디스토피아적 상상도 가능하다.

 

자동화된 미래 디스토피아, 혹은 유토피아

 

 

이렇게 인간의 개입이 점점 사라지는 자동화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 과거 역사를 보면 기술이 혁신할 때마다 부의 생산성은 늘어났지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두고 많은 갈등이 있었다. 농업혁명시대에는 잉여생산물을 두고 계급갈등이 생겨났고 산업혁명시대에는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도끼와 몽둥이를 들고 기계파괴운동을 벌인 러다이트 운동이 영국을 뒤덮었다. 그렇다면 정보화 혁명과 인터넷 혁명, 모바일 혁명이 정신 차릴 새도 없이 줄줄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강 뱃사공들의 직업을 지켜주기 위해 한강다리를 폭파시켜야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기계와의 경쟁>, <제 2의 기계시대>, <로봇의 시대, 인간의 일> 등의 서적들은 일관적인 결론을 내린다. 바로 인간은 인간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로봇은 로봇이 잘 하는 분야로 발전하여 상호 협력적 공생을 하라는 것이다.

 

창의의 영역으로

 

그렇다면 물류의 여러 단계들이 모두 자동화가 된다면 그 가운데서 인간이 로봇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이 있을까. 자동화는 정보가 숫자 데이터(Numeric data)로 규격화 되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즉 비정형데이터 (Unstructured data)나 데이터화 되지 않은 인간의 감각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할 수 없는 마지막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형화된 숫자데이터를 반복적해서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컴퓨터가 월등하지만 다양한 비정형 정보를 융합하여 ‘추론’하는 창의적 작업은 아직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융합적인 사고, 창의적인 활동을 요하는 업무에 인간의 상상력이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관리나 분석 업무는 컴퓨터가 하겠지만 기획과 같은 창의적 분야에서 인간의 강점은 더욱 빛날 것이다. 이 곳에서 미래 물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준비해야 할 숙제도 보인다. 주어진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하는 것은 과거에 유용한 기술이었다. 그때는 정보비대칭과 정보 획득 비용이 이슈였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늘날 그러한 일은 컴퓨터가 다 해내기 때문에 더 이상 계산을 잘하거나 암기를 잘하는 능력이 높이 평가 받지는 않는다. 다만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다양한 영역을 조합하고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적 능력은 앞으로 더욱 그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능력이 역설적으로 스마트물류 시대에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8권(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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