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2호(7-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효율적인 물류업무 위탁 방법론 ①
자사의 업무흐름, 물류프로세스를 이해하라
글. 권정욱 콜맨코리아 SCM팀장
who?
권정욱
식품, 타이어, 자동차, 반도체, 주류회사 등에서 다양한 물류를 경험한 현장 전문가. 현재는 콜맨코리아에서 SCM팀장직을 맡으며‘다품종소량’물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물류가 세상을 바꾼다’ 는 신념을 갖고 언젠가는 CLO가 CEO가 되는 시대가 오길 바라며 ‘보다 나은 SCM(Better SCM forward)’ 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dea in Brief
물류업무를 위탁하기 전에 무엇보다 자사의 업무 흐름, 물류 프로세스를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다음은 3PL업체를 이해하고 그들의 프로세스를 공부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했다. 우선 나를 알고, 그 다음에는 협력업체의 프로세스까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 이다. 창고에 가서 일주일만 현장 사람들과 일해보라. 효율적인 업무 위탁을 위한 첫 번째 정답이 보일 것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업무의 효율성과 비용절감의 목적으로 회사 업무를 자사 보다 전문적인 업체에 위탁하는 개념인 아웃소싱(Outsourcing)을 주장했다. 아웃소싱은 이제 보편화된 기업 경영 방법 중 하나가 됐다. 물류 분야에서도 대부분의 회사들이 기업 내 물류 전반을 물류 전문업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이를 ‘3PL(제3자 물류)’ 이라 한다.
그러나 이상적인 이론과는 달리 실제 3PL업체를 활용함에 있어서 본래 목적만큼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물론 효율적으로, 혹은 효과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중 한 가지 꼭 꼽고 싶은 것이 있다. 아무리 전문가 집단에게 업무를 맡긴다고 하더라도 너무 대책 없이 맡긴다는 점이다. 3PL업체는 ‘물류전문회사’ 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풀리지 않는 문제, 영역이 애매한 부분은 항상 ‘물류’ 에 던져놓고 해결하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금은 억울하다 싶지만, 결국 이런 것들이 물류가 짊어지어야할 짐인 것일까 생각도 해본다. 조직 내에서 물류분야의 태생적인 한계는 잠시 접어두더라도 우리(물류)가 아니면 그런 문제를 누가 해결하겠는가. 그래서 지금까지 여러 3PL업체와 파트너로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물류 업무 위탁을 위한 방법을 이야기해보자 한다.
효율적인 업무 위탁 방법이라 해서 며느리도 모르는 비책도 아니고, 엄청난 기업 기밀도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정말 쉽고 간단한 3가지만 알면 물류 업무를 위탁할 때 3PL을 120% 활용할 수 있다. 3가지 방법은 첫째가 ‘프로세스의 이해’, 두 번째가 ‘커뮤니케이션’, 마지막이 ‘마음으로 일하는 심류(心流)’ 이다. 앞으로 3회 연재를 통해 3가지 방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이야기할 것이다. 오늘 첫 번째 이야기의 주제는 ‘프로세스의 이해’ 다.
효율적인 물류업무 위탁을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물류 프로세스’의 이해다. 회사 내 물류팀장들이 의외로 자사의 물류프로세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손자(孫子)가 모공편(謀攻篇)에서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를 알지 못하는데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우선 자사의 업무 흐름, 물류 프로세스를 명확히 이해하라. 질문이 명확하고 정확해야 대답도 명확하고 정확해진다. 정확한 업무 요청이 있어야 위탁 업무도 문제없이 잘 이루어진다. 만약 자사의 프로세스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업무 요청을 할 수 있겠는가. 담당자에게 맡겨 놓고 지시만 하지 말고 물류팀장이 먼저 솔선수범하여 정확한 업무 위탁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업무 진행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결국 결재서류에 도장만 찍다가 영문도 모른 채 퇴사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자사의 물류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나면 3PL사에 대해 이해하고, 그들의 프로세스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3PL은 물류전문가들이지 만능해결사가 아니다. 화주사(물류 위탁사)에서 요청한 업무에 대해서 자신들의 기반시설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운영하는 이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화주사 물류팀이나 물류팀장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3PL에서 진행하는 물류 업무는 전체 물류프로세스’ 의 한 부분일 뿐이다. 바로 그 부분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것이 화주사(물류위탁사) 물류팀장의 역할인 것이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필자는 이직을 하면서 다양한 산업의 물류를 경험하였다. 새롭게 입사할 때마다 가장 우선시했던 업무는 창고를 방문하여 3PL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일례로 수입 자동차회사에 근무할 때 수출지 야적장에서 상품 차량과 함께 배를 타고 한국 수입항으로 입국했고, 이후 수, 배송차량 선탑과 창고에 서 PDI(Pre-Delivery Inspection - 차량 출고전 검사)시 작업자와 함께 모든 프로세스 진행을 수차례 반복한 경험이 있다. 이런 경험을 하고나서야 전체 프로세스가 파악이 됐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여도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에 대한 부분이 쉽게 해결됐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전체 물류 흐름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회사 내부 및 딜러사 물류교육 자료로도 활용하기도 했다.
현장을 직접 확인하면서 화물의 동선에 따라 움직이며 출장 다니는 작업이 힘들기는 하다. 그러나 ‘백문불여일견, 백견불여일행(百聞不如一見, 百見不如一行)’ 이라 하지 않았던가? ‘Just In Time’ 으로 유명한 토요타자동차에서 항상 강조하는 것이 현지현물(現地現物)이다.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확인하고, 경험하는 것만큼 쉽고 빨리 이해하는 지름길은 없다. 아무리 좋은 PT자료에 훌륭한 발표자가 하는 설명을 듣는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만큼 깊숙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필자는 현장실사가 고된 작업이긴 하지만 투자한 노력과 시간에 비례한 성과와 보람이 있는 일이라 확신한다.
현장에서 3PL사의 WMS, 수주프로세스, 보관관리체계, 배차 프로세스, 장단점 등을 직접 파악해보기 바란다. 화주사(물류위탁사)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이 보일 것이다. 때 마침 땀 흘리기 좋은 계절이 온 것 같다. 현장에서 담당자들과 일주일만 함께 생활하면서 물류 프로세스에 대한 직접적인 공부를 권하고 싶다. 3PL 업무 위탁! 그 정답이 보일 것이다.
Better SCM forward!
식품, 타이어, 자동차, 반도체, 주류회사 등에서 다양한 물류를 경험한 현장 전문가. 현재는 콜맨코리아에서 SCM팀장직을 맡으며 ‘다품종소량’ 물류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 ‘물류가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을 갖고 언젠가는 CLO가 CEO가 되는 시대가 오길 바라며 보다 나은 SCM(Better SCM forward)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