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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물류의 발견´ 혁신을 이끈 파괴의 법칙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8월 24일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2호(7-8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생활 속 물류의 발견´

혁신을 이끈 파괴의 법칙

 

세션Ⅰ. 패러다임

무너지는 경계

 

<기조연설> 구글이 물류기업인 이유

민정웅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교수

구글이라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이제는 누구나 하루에 한 번 즈음 구글에 접속하여 검색을 하는 경험을 하고 있다. 실제로 정보검색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구글의 위상은 대단하다. 구글이 가지고 있는 서버의 개수는 전 세계적으로 100만 개 정도 존재한다 한다. 이는 전 세계 서버의 70%를 구글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혹자는 “구글이 땅 속에 하드디스크를 심어놓고 지구자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이런 구글이 현재 정보검색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에 따라 경쟁자 또한 다변화되고 있다. 구글은 이제 검색시장에서는 ‘야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디바이스 시장에서는 ‘애플’, 유통 시장에서는 ‘아마존’과 경쟁하고 있다. 구글이 펼치고 있는 경쟁전선 자체가 다변화되고 동시에 일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구글의 경영이념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구글의 경영철학은 ‘조직(Organization)´, ´유용성(Useful)´, ´접근성(Accessible)´ 3가지 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접근 가능하게 해서 이해하게 하자”는 취지다. 이런 철학으로 봤을 때 구글이 스마트폰을 만들고, 당일배송이라는 유통 영역으로 경쟁영역을 확장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Eric Emerson Schmidt)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쟁이라는 것은 한 클릭 바깥에 있다”는 말을 전했다. 이는 경쟁영역은 한 끝 차이로 결정된다는 뜻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 경쟁우위라는 것도 어느 한순간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글이 보이지 않는 비트가 춤추는 세상에서 우리 생활영역인 원자의 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유다.

 

원자세계로 확장하고 있는 구글의 움직임은 크게 3가지 단계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 흐름은 ‘모토롤라’다. 검색엔진 기업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는 곧 비트의 세상에서 휴대폰이라는 원자의 세상으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록 지금은 모토롤라를 중국업체에 매각했지만 휴대폰 생산과 관련된 원천특허는 여전히 구글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두 번째 흐름은 ‘푸르글’이다. 푸르글은 가격정보 제공 서비스로 우리나라에는 ‘다나와’라는 유사 서비스가 있다. 이는 아마존이 정보세상에 도입한 기법을 벤치마킹한 모습이다. 즉 정보유통을 하던 구글이 제품유통 영역으로 새롭게 시장을 확장한 것이다.

 

세 번째 흐름은 유통, 물류, 당일배송 영역으로의 확장이다. 구글은 2010년 블루닷 서비스를 오픈했다. 블루닷 서비스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사양들과 가격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제품의 재고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이는 현재 ‘구글쇼핑익스프레스’ 안에서 함께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다.

 

이제 한가지 남은 것은 무엇인가. 바로 ‘배송’과 관련된 정보다. 구글은 이미 배송과 관련된 7개의 특허를 취득했다. 가령 아마존이 지난해 발표해서 화제가 된 예측쇼핑서비스(Predicted Shopping)와 관련된 특허를 이미 구글은 2013년도에 확보했다. 캐나다의 ‘버퍼박스’라고 불리는 보관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여 본격적으로 당일배송 시장에 뛰어든 구글은 본격적으로 아마존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재밌는 것 하나는 구글이 12년부터 13년까지 집중적으로 물류보안, 컨테이너 보인과 같은 기술 특허 또한 취득한 사실이다. 구글이 물류보안 특허를 확보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구글의 ‘무인자동차’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화물운송시장은 연간 10만 명 가량의 화물운송기사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 만약 무인차를 화물 간선운송에 사용한다면? 미국 간선도로는 일직선으로 이어진 구조로 주행을 막는 장애물, 신호가 거의 없다. 무인차 기술에 대한 완성도가 낮아도 충분히 화물운송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무인차 배송과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보안’에 관한 문제다. 운송도중 화물 도난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것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물류보안 특허’다.

 

파괴적인 기술(Destructive Technology)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한 기업 안에서 파괴적인 기술이 변화를 일으킨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제 파괴적 기술을 넘어 ‘파괴적 산업’의 시대가 되는 느낌이다. 산업자체가 송두리째 없어지는 대변혁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의 사고가 가지고 있던 ‘영역’이라는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간과 로봇, 제조·유통·금융 산업 등의 영역이 마치 하나가 되는 것처럼 합쳐지고 있다. 이는 마치 여러 반찬을 개별로 먹는 ‘한정식’과 이것들을 섞어낸 ‘비빔밥’이 전혀 다른 요리가 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 비빔밥 경제시대가 올 것이다.

 

옴니채널의 출현과 스타트업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옴니채널은 라틴어의 ‘모든 것’을 뜻하는 ‘옴니(Omni)´라는 단어와 유통경로를 의미하는 ‘채널’이 합성된 단어다. 즉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유통경로를 의미한다. 기존 멀티채널 전략이 과거 ‘관리차원’에서 빛을 봤다면 옴니채널 전략은 ‘소비자의 체험 차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옴니채널으 현재 국내 C레벨 사이에서는 상당히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분산채널에서 협력이 되려면 성과개념의 코디네이션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CEO가 강조하는 것과 별개로 옴니채널 전략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설계도 따라줘야 된다는 의미다. 결국 옴니채널은 각 채널의 핵심들을 정보시스템을 통해 결합시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중심의 통합적인 운영을 가능케하는 것이 옴니채널의 목표다.

 

많은 기업들이 옴니채널을 강조하기 시작하게 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온라인 기업의 약진이다. 온라인 기업의 성장은 오프라인 기업의 딜레마가 됐다. 기존 고객과 기존 기업들은 이제 온라인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획득 비용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됐다.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채널을 넘나들면서 이들의 행태에 맞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옴니채널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에서 생산 분야의 변화를 야기한 것이 요체였다면, 옴니채널은 유통의 변화를 발생시키고 있다. 즉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서로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새로운 유통의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이런 옴니채널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ICT다.

 

옴니채널 관련 기술과 솔루션들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유통관련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업체들이 존재한다. 늦어도 내년, 빠르면 올해 안에 수많은 솔루션들이 태동할 것이다. 이는 단순 유통채널의 경계가 파괴되는 것을 넘어서 금융 분야, 서비스 분야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채널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그것은 재차 하나로 통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재구성’이다. 기업의 체질 자체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정보통신기술 도입 하나만으로 성과를 볼 수 없다. 변화에 맞춘 조직의 구성을 필히 생각해야 될 필요가 있다. 오프라인, 온라인 모든 요소들이 중요하며,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코디네이션은 더욱 중요하다 평할 수 있다.

 

현재 가시화된 옴니채널 전략은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탄생하고 있다. 가령 SK플래닛의 ‘비콘’이나 롯데백화점, 롯데닷컴의 ‘스마트픽’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기회는 대기업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태동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 또한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중소기업이라 유리한 점도 많을 것 같다. 조직이 작고 유연하기 때문에 전략을 적용시키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대응전략은 결국 온·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전략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온라인 소비에 게임 형태를 도입하여 등급을 부여하고 소비에 재미를 부여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고객을 즐겁게 만들고 로열티를 부여할 수 있다.

 

새로운 개념이 나오는 것은 비즈니스의 기회이자 위험이다. 전자상거래의 발달은 기존 기업에게는 절대적인 위기였다. 이런 위기에서 이것을 활용하고자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50% 이상의 기업에게는 필연적으로 위기가 된다.

 

결국 정보의 활용 역시 옴니채널 안에서 요체가 될 것이다. 때문에 옴니채널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은 정부의 통계 안에 숨어있는 함정에 매몰되지 않고 자기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보를 활용하는 입장에서 옴니채널 전략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세션Ⅱ. 기술

혁신기술, 미래를 바꾸다.

 

Rise of Robots in Logistics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물류분야에서 로봇이라 하면 다소 낯설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로봇은 ‘스타워즈’나 ‘월-E’에 나오는 로봇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것도 로봇에 포함되지만 사실 로봇은 ‘산업자동화’에서 비롯된 기술이다. 자동화개념이란 정형화된 설비나 제품 중심으로 조금 더 정확하고 빠른 생산을 위해 설계한 시스템이다. 산업용 로봇은 이런 자동화 현장에서 생산을 지원하는 용도로 보급, 확산되었다.

 

조금 애매한 것은 ‘물류용’ 로봇의 경계를 나누기 어렵다는 점이다. 파렛타이저(Palletizer)와 같은 로봇도 물류산업에서 사용되긴 하지만 실제로 생산용으로 구분되는 곳이 많다. 게다가 구글이 사용하는 무인차나 휴머노이드 같은 로봇들 또한 물류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기도 어렵다. 드론도 물류와 관련이 있지만 군수용으로 이용된 것이 시작된 것이다. 결국 로봇의 응용분야가 확대되면서 60년대 자동차 생산에 사용되던 로봇들이 식품,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류분야에서 왜 로봇을 주목해야만 하는가. 가장 큰 이유는 로봇이 공급사슬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물류 운영(Operation) 측면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약간 거시적으로 화주기업, 물류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공급사슬 변화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로봇 보유가 늘어난다면 원가 구조가 변한다. 로봇이 저가생산계획에 반영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리쇼링(Reshoring)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해외에 나가있는 생산구조를 다시 국내로 가지고 오는 개념으로 이에 따라 공급사슬의 형태나 구조가 변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포워딩 비즈니스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글로벌 물동량 또한 감소할 수 있다.

 

로봇은 유연성이 굉장히 높다. 아마존의 키바(KIVA)와 같은 로봇들을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생산유연성 또한 상당히 높아지고 기업의 재고정책 또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물류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운송이나 보관하역 창고 자동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제로봇 협회에서 집계한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연간 2.2억 달러정도이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어느 정도 집계 오류가 존재한다. 로봇의 범위를 키바와 같은 범위에 제한하여 굉장히 좁게 파악한 것이다. 반면 윈터그린(Wintergreen)에서 집계한 추정은 다소 과다 집계된 경향이 있다. 윈터그린은 로봇관련 연관서비스까지 전부 포함하여 시장을 전망하였고 2020년까지 연 313억 달러 시장 형성 전망을 했다. 그러나 실상은 연 13억 정도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아시아 지역에 로봇 도입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특히 드론 같은 경우는 대개 ‘택배산업’에서 활용이 논의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창고내 재고관리 등 더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가령 창고내 물품들을 드론이 피킹하는 개념인데, 이런 부분에 더해서 ‘부가가치물류’ 측면의 활용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아마존, 구글뿐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기업들이 물류분야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R&D;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까지 작업속도가 느려 실제 작업에서 사용하기에는 요원한 상태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향후 발전방향이 기대된다.

 

로봇 관련 스타트업 또한 등장하고 있다. 패치(Fetch Robotics)는 2인 1조로 이루어지는 물류로봇이며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플리르테이(Flirtey)는 13년도 10월 세계최초 드론 배송시험 비행에 성공한 업체다. 대부분 사람들이 아마존이나 DHL이 최초로 드론 배송을 실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플리르테이는 현재 잠재적인 마켓으로 미국을 생각하고 있으며, 우편서비스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매터넷(Matternet)은 드론과 포트, 그리고 이것을 운영하는 시스템 간의 삼위일체를 완성하여 저개발 국가에 교통인프라를 만들고자하는 스타트업이다. 구호물자 운송 등 최소한의 교통인프라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런 로봇분야의 최근 트렌드는 ‘인간과 로봇의 공생’이다. 물론 로봇이 인간 작업을 대체하는 경우도 많지만 최근에는 인간과 로봇이 함께 작업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이런 트렌드는 물류, SCM 분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령 드론이나 로봇이 생활분야에 도입되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수 있다. 때문에 물류분야에 직접적인 변화 외에도 공급사슬 전체적인 측면에서 시장을 관측할 필요성이 있다.

 

배송 다음은 포장 스타트업

이강대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 교수

 

세계 패키징 시장 규모는 올해로 6700억 달러로 내년에는 8600억 달러를 전망하고 있다. 국내 패키징 시장 또한 해외 패키징 시장 증가수치의 2배가량 높은 수치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렇듯 시장규모만 본다면 패키징 시장이 굉장히 큰 시장이고 할 일이 많은 시장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패키징 산업 종사자 중 5인 이하 업체 종사자가 42%에 육박한다. 5인 이상 10인 이하 업체가 24.6%이기 때문에 대략 10명 이하 소기업들이 70% 정도 패키징업에 종사하고 있다 판단되어진다. 이들의 1인당 매출액 규모는 약 2억 1천만 원이다. 4억 3천만 원의 매출액 규모를 가진 제조업계에 비해 반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인원이 적다고 시장을 선도할만한 기술력이 있는가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기술개발 연구소가 없는 기업이 대부분이며 있더라도 그저 중기청에서 지원금을 수령하려는 명목상 연구소를 두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정리하자면 국내 패키징 업계의 시장규모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다소 불편한 진실은 1인당 매출액이 제조업에 비해 절반 규모밖에 안된다는 점과 기술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포장업계에 진출하고자 하는 창업 준비자들은 분명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패키징 스타트업을 창업하기 위해서는 먼저 ‘포장’의 특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첫 번째, 포장의 목적은 보호성이다. 패키징은 내용물을 보호하여야 되고 내용물에 대한 고유한 가치를 고객에게 안전하게 전달해주도록 지원해야 한다.

 

두 번째, 물류시스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패키징이 이루어진 상품은 물류 시스템에 올라간다. 이와 관련된 시설, 설비들이 있는데 포장은 반드시 이런 장비들과 호환되어야 한다. 호환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물류비용은 상당부분 증가할 것이다.

 

세 번째, 상업용 포장과 공업용 포장을 이해해야 한다. 상업용 포장은 눈으로 봤을 때 아름다운 것이다. 즉, 마케팅을 목적으로 하는 포장이다. 공업용 포장은 배송에 사용되는 포장으로 안전한 운송을 목적으로 한다. 패키징 스타트업을 기획한다면 관련 기술을 R&D;하듯 이런 세 가지 특징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패키징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패키징에 담기는 상품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패키징은 다른 상품의 수요에 따라 수요가 발생하는 파생수요이기 때문이다. 가령 양파와 배추를 함께 포장한다면 배추는 썩기 시작한다. 즉 용기에 담기는 상품의 특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패키징 기술을 적용해야 될지도 모르게 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포장 스타트업은 시장이 아닌 품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가령 왜 중국음식 배달업체 외의 음식배달업체들이 용기 수거를 안 하는지 고민한 적은 없는가. 반대로 왜 중국음식 배달업체는 용기를 수거해서 사용할까. 1회용 용기를 쓰는 것보다 용기를 수거하는 것이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그럴까?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을 할 때 떡볶이, 순대, 회와 같은 품목별 용기를 제공하는 것은 어떠한가? 해당업체들은 지금 전부 1회용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음식포장을 임대하는 사업을 하면 어떨까? 새로운 용기는 품목의 특성을 고려하여 최적의 온도, 안정성을 보장하는 기술 역량을 보유해야 함은 물론이다.

 

공급망 이야기 또한 안할 수가 없다. 포장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서는 타겟팅을 명확하게 해야한다. 만약 고도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패키징을 만들어도 안팔리면 아무 이유가 없다. 패키징은 이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뛰어나왔다. 패키징 하나로는 승부를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운송기업이 됐든, 퀵 서비스 업체가 됐든, 라스트마일 배송역량을 가진 업체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세션Ⅲ. 물류 스타트업

생활의 발견

 

온디맨드 니치버스터

김우진 워시앱코리아 대표

 

여기 정확히 반이 차있는 물컵이 있다. 이 잔을 세탁서비스라 봤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반이나 차있는 잔이라 생각할까? 지금 많은 사람들은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그것을 이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잔이 반쯤 비어있는 잔이라 생각한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맞벌이가구가 늘어날수록 이 잔이 반쯤 비어있는 잔이라 느끼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세탁서비스에 불편함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첫째로 국내 세탁소는 대부분 1인 사업자, 혹은 부부가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기 때문에 고객보다 세탁소를 중심으로 스케쥴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야근이 잦은 국내 특성상 많은 직장인들이 세탁소가 문을 닫는 시간에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증권사 출신인 나 또한 세탁소가 열기 전에 출근을 하고, 세탁소가 문을 닫은 늦은 시간에 퇴근을 했던 경험이 있다. 당연히 세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했다.

 

사람들의 간편함, 편리함에 대한 욕구는 우리들의 상상을 앞서 간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전제로 앱으로 하는 세탁 서비스를 개발했다. 크린바스켓은 고객의 불편함에 대한 니즈를 통해 세탁이라는 수수깨끼를 풀고자 만들어진 서비스다.

 

크린바스켓의 타겟은 롱테일 니치마켓이다. 우리가 공략하는 니치 시장은 아마존과 같은 유통업체에서 사용하는 롱테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것은 이 니치가 상당히 성장성이 높은 니치라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세탁 시장규모는 연 1조 5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세탁시장은 성장이 정체된 시장이다. 그 배경으로는 세탁기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점, 드라이클리닝이 일반화되는 패션 트렌드가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는 역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정체된 국내 시장과 달리 크린바스켓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들의 세탁기는 계속 돌아가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도 비용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다는 의미다.

 

크린바스켓 비즈니스를 봤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그것은 물량이 늘어나면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하고, 그에 따라 비용은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질문이다. 크린바스켓은 ‘물류효율화’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크린바스켓의 물류효율화란 오더의 응집력이다.

 

크린바스켓은 사업 초기임에 불구하고 물류효율화를 경험하고 있다. 가령 같은 아파트에서 주문 4개가 동시에 발생한다 하면 크린바스켓 배달기사는 장거리 이동 없이 주문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역삼동 중심으로 커지는 이러한 주문 응집력은 목표 수치에 달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수치에 달했을 때 이런 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크린바스켓의 목표는 ‘얼룩제거’가 아니다. 얼룩제거를 잘하면 물론 좋지만 얼룩에 집착할 경우 원단이 상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목표는 ‘고객을 미소 짓게 하는 세탁소’가 되는 것이다. 크린바스켓 서비스 아이디어가 더욱 다양하게 나오는 이유다. 이런 목표를 가지고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에게 작은 감동을 주기위해 경주할 것이다.

 

모바일을 위한 더 스마트한 택배

김범수 스윗트래커 COO

 

스마트택배 서비스는 간단하다. 스마트택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여러분들에게 오는 택배의 85%가 상태에 등록된다. 여러분들은 스마트택배를 통해 실시간 택배정보 알람을 받ㅇ르 수 있고 택배사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택배 알람이 왜 필요하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택배라는 것은 알려주지 않아도 주문 다음날이면 대부분 도착한다. 알림이 온다고 택배가 빨리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전통택배업체가 말하는 신속성, 안전성, 정확성인데 스마트택배는 그러한 전통적인 가치를 하나도 반영하지 않는다.

 

그런데 스마트택배 서비스는 250만의 사용자들이 이용하고 있고 한달 650만개의 운송장이 취급된다. 페이지뷰는 월 평균 70만에 달한다. 분명히 스마트택배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택배의 핵심가치와는 다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왜 스마트택배를 이용할까? 나는 택배사업에서 ‘새로운 가치’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들에게 질문하고 싶다. 택배를 주문했을 때 배송지연이 걱정된 적이 있는가? 혹 주문 상품 파손을 걱정한 적이 있는가? 실제로 화주의 시각에서는 배송지연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물건을 받는 고객에게는 배송지연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고객은 그냥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소중한 상품의 도착 시간을 정확히 알고 나머지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은 것이다. 즉, 고객은 택배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가 원하는 택배를 언제 받아볼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것이 훨씬 중요하다.

 

택배산업에는 구조적인 악순환이 존재한다. 고객 클레임을 제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어찌됐든 고객 클레임에 대한 대응을 해야되는데 하루 배송량 200개에 육박하는 택배기사들이 고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얼마 전 쿠팡 로켓배송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눴었다. 로켓배송을 하니까 클레임이 1/3로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품질로는 어떤 배송 서비스에도 뒤지지 않는 로켓배송을 받음에 불구하고 클레임을 하는 고객은 존재한다.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하는 이유는 가격이고 클레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배송에서 온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말이다. 이 것을 바꿔보면 “온라인 쇼핑은 가격경쟁력이 있어야하고, 배송은 클레임이 없어야 문제를 해결 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아무리 빠른 배송을 한다고 고객 클레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제 제대로 배송하는 것은 모든 택배사들의 기본 역량이다. 새롭게 택배사의 핵심역량이 된 것은 고객 클레임에 대한 대응이다. 결국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택배사는 고객 클레임에 대한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스마트택배가 지능화된 응대기술을 통해 고객의 불만 유입을 사전 차단하는 이유다. 고객 클레임이 줄어들면 배송기사의 환경 또한 좋아진다. 택배업체 또한 높은 CS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택배업계 또한 순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쿠팡과 같은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택배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이다.

 

택배가격에 퀵서비스, 소셜배송

이정희 유니넷소프트 이사

 

에어비앤비, 인스타카트, 페이팔, 우버... 요즘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IT업체들이다. 언론에서는 이들의 성공을 굉장히 어렵게 표현한다. 가령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와 같은 것들이 그런 것인데 저는 그것을 굉장히 쉽게 표현하고자 한다. 그들은 그저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어떻게 채워야 사람들이 만족하는지 안 것이다. 그들은 그것을 기술적으로 구현했고, 성공은 자연히 따라왔다.

 

근래 들어서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람들의 생활 속 니즈에 기반한 온디맨드 기업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SNS퀵은 배송시장 안의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탄생했다.

 

최근 아마존이 일반인을 배송에 활용하고자 한다는 기사를 봤다. 사실 아마존은 이전부터 드론, 택시를 통한 배송실험을 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마 아마존은 움직이는 일반인을 배송에 참여시키면 어떨까 사고에 전환을 한 것 같다. 배송을 생업으로 삼는 기사가 아닌 일반인을 활용하여 저렴하고 빠른 배송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 이는 우리가 작년부터 만들어온 SNS퀵이 추구하는 가치와 동일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는 일반인이 이동 중에 배송되는 화물에 30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이동하는 길에서 100미터만 벗어날 수 있다면 전체 택배물량의 50%를 취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냈다. 하루에도 수천만 명의 사람이 이동하는 국내에서도 이런 환경을 구축할 수 있지는 않을까. 물론 화물의 이동과 사람의 이동의 경로를 일치시키는 알고리즘과 안정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때문에 안정성 문제는 SNS퀵 개발 중 가장 큰 고민을 한 부분이다. 아무리 저렴한 배송이더라도 내가 신뢰할 수 없다면 이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SNS퀵에는 배송의뢰를 수행하기 위한 사전 인증절차 구축, 위치기반 기술을 통한 실시간 화물 모니터링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무엇보다 배송과정에서 배송 의뢰인과 배송인이 소통할 수 있는 채팅환경을 구축했고, 우리는 이러한 소통이 제일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SNS퀵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소통환경이다. 우리는 배송인과 배송 의뢰인 사이에서 나오는 스토리를 통해 기존 배송과 전혀 다른 배송문화를 창조할 것이다. 쿠팡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단순한 배송이 아닌 직접 적은 손편지와 같은 감동적인 스토리를 동반한다. 사람들은 이런 배송문화에 감동한다. 이러한 배송 문화가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쿠팡맨과 소비자 간에 ‘소통’이 있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WMS, 마이크로 창고를 연결하다.

손민재 엠제이앤씨 대표

 

마이창고는 국내 최초의 4PL 기업이다. 서비스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창고업이다. 어떤 창고냐 하면 소호몰을 위한 창고다. 마이창고는 화물 입고부터 보관, 출고까지 창고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프로세스에 대한 대행을 해준다. 직접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주지는 않지만 배송 이후 반품 서비스에 대한 보관 서비스 또한 대행한다.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시작한지 약 15년의 시간이 지났다. 전자상거래는 진화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러한 전자상거래 발전에는 주변 인프라 비즈니스들의 발전 또한 자연히 수반된다.

 

세상에 많은 온라인 셀러들이 있고, 그 중에서는 개인에 가까운 작은 비즈니스 또한 존재한다. 이런 사업자들은 안타깝게 물류대행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이는 대부분의 창고사업자들이 소규모 물량 취급을 꺼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창고사업자 또한 창고안의 유휴공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창고사업자 입장에서는 1만 개 수준의 대형화주가 보관을 의뢰한다면 그것을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100개 안팎의 화물을 취급하는 소호몰과 같은 화주는 관리 부담으로 인해 화물취급을 꺼리는 것이다.

 

마이창고는 이러한 시장의 틈새를 바라보고 만들어진 서비스다. 마이창고는 대 물량이 필요한 창고사업자와 보관공간이 필요한 소호몰을 연결해준다. 어떻게 연결하느냐. 하루 100개~300개 물량을 취급하는 여러 소호몰을 모아 하나의 창고에 해당 화물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소규모 온라인 셀러에게 물류란 감기와 같다. 상품홍보와 광고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물류업무로 인해 핵심 역량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 아웃소싱이라는 개념이지만, 아웃소싱 업체들은 소규모 물량 취급을 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마이창고의 핵심은 ‘스몰물류’다. 니치마켓이라 불리는 무수히 많은 온라인 셀러를 모아서 많은 물량 취급을 원하는 창고운영업체와 연결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마이창고를 플랫폼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현실의 물류를 잘하고 있고, 그것을 더욱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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