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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스타트업 엄청난벤처 수요예측으로 ‘짬통’을 줄여라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8월 14일

 

푸드테크 스타트업 엄청난벤처 - 수요예측으로 ‘짬통’을 줄여라

 

글. 엄지용/이윤영 기자

 

 

급식제공업체에서 ‘잔반 줄이기’ 포스터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폐기되는 음식물을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업체에게 부담되는 처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물론 무조건 처리해야 되는 잔반과는 달리 사람들이 먹지 않은 새 음식에도 버려지는 음식의 규모 또한 상당하다. 한국환경관리공단에 따르면 단체급식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중 22%가 먹지 않은 정상조리 음식이다. 이는 식수량 예측 실패로 발생한 것으로 기업에게 필요 이상의 처리비용을 야기한다.

 

수도권 A대학교 교직원식당 한 영양사는 “조리물량은 메뉴 선호도, 요일 등을 고려하여 최대한 방문 고객수를 예측, 조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느 정도 수량 여유를 두고 조리하기 때문에 배식되지 않은 잔반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남은 잔반은 전량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위탁급식업체는 음식 폐기 비용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의 평균 음식물 처리비용은 톤당 26만8000원이다

 

머글라우(개발사: 엄청난벤처)는 위탁급식업이 가지고 있는 ‘잔반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다. 현재 머글라우를 통해 지자체, 기업 포함 21개 기업에 음식량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엄청난벤처는 향후 음식물 폐기 프로세스와 관련된 모든 예측 서비스, 나아가 소비자의 식생활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푸드테크’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 다음은 엄청난벤처 이유미 대표(사진)와의 일문일답.

 

 


 

Q1. 엄청난벤처가 지난 2월에 1억원 규모의 크라우드펀딩 성공한데 이어 시리즈A 펀딩을 앞두고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A1. 더벤처스를 통해 시리즈A 펀딩을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 확실한 윤곽이 잡히지는 않았습니다. 투자가 확정된다면 더벤처스는 개발자 중심으로 구성된 엄청난벤처의 부족한 부분을 지원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환경부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조력에 힘입어 엄청난벤처는 보다 빠르게 ‘머글라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식수예측 서비스인 ‘머글라우’는 현재 청와대, 한화 푸디스트 등 21개 지자체 및 기업에서 사용하거나 파일럿테스트 되고 있으며 더욱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Q2. 음식량(식수량)예측 플랫폼 ‘머글라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2. ‘머글라우’는 엄청난벤처의 푸드테크 프로젝트의 첫걸음입니다. 머글라우는 단체급식 식수량을 예측하여 정부 혹은 기업 고객에게 제공해줍니다. 이를 통해 고객은 먹지 않은 정상조리 음식에 대한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단체급식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중 22%가 먹지 않은 정상조리 음식이며 이것을 처리하는 비용은 연간 7000만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현재 기업들은 정확한 식수 예측에 대한 니즈는 인식하고 있으나, 명확한 프로그램은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담당 영양사의 감으로 식자재를 주문하고 음식을 만드는 수준이지요.

 

그러나 노련한 영양사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수요 예측은 잘 들어맞지 않습니다. 사실 영양사가 쓰는 시말서의 80% 이상이 예측발주에서 나옵니다. 가령 영양사는 몇 인분을 만들기 위해 몇 kg의 호박을 사야 되는지 예측해야 되는데 그 수치는 정확하게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머글라우는 잔반을 절감하는 솔루션이기 때문에 기존 영양사들이 전처리 조리량을 결정하고 발주량을 결정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올해 하반기 식재료 발주량을 예측하는 ‘가이드시스템’을 런칭하고자 합니다. 기존 먹지 않은 정상조리 음식 처리 비용 절감만으로는 잔반에 관한 근본적인 비용은 절감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Q3. 올 하반기 런칭 예정인 식자재 발주 예측 시스템에 대해서 보다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A3. 현재 식자재 발주 서비스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유통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가격 변동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해마다 반복되는 양파 값, 배추 값 폭락 같은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요? 그것은 수요, 공급에 대한 사전 예측이 되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나 신기한 것은 수요 예측을 할 수 있는 데이터는 민간에 공개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특별한 자연재해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에서 수입하는 식자재 물량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며, 이러한 데이터는 농업기술연구원 같은 곳에서 무료 열람 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안정적인 수요, 공급, 그리고 가격을 예측하는 기법에 들어가는 변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유통망은 이미 고정된 상태이며, 자연 변화에 대한 데이터 분석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가이드시스템’이라 명명한 예측발주 서비스는 삼성 웰스토리의 의뢰를 받아 올해 하반기 중 오픈할 예정입니다. 관련해서 소규모 위탁급식업체를 대상으로 한 머글라우와 결합한 프리미엄 패키지, 그리고 일반 패키지 판매를 내년 상반기 런칭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4. 엄청난벤처가 정확한 수요에측 서비스를 기업에 제공해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음식을 먹는 표본(소비자)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머글라우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의 식수를 예측하고, 소비자의 참여를 유도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4. 머글라우 사용자는 당일의 식사를 미리 이미지로 편리하게 받아보고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머글라우는 오늘 우리 회사 식당에 무슨 메뉴가 나오는지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어떤 메뉴를 먹을지 소비자가 결정토록 만드는 앱입니다. 소비자는 단순히 앱을 통해 해당 메뉴를 먹을지 안 먹을지 결정하면 됩니다. 이를 통해 위탁급식업체는 보다 정확하게 식수량을 예측하고 조리량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위해서 실제 급식을 먹는 사용자가 앱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머글라우는 초기 소비자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가령 머글라우 앱을 설치해서 응답해주는 사람에게는 식후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제공해주거나 출석체크 시스템을 도입하여 2주 동안 결석 없이 질문에 응답해주는 고객에게는 커피 프렌차이즈 기프티콘, 편의점 포인트, 영화티켓 등을 선물해주는 방식입니다.

 

해당 방식은 머글라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마다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지자체 고객은 직원들에게 탑다운 방식으로 협조 요청을 해줘서 직원 참여 유도가 쉬운 반면, 일반기업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머글라우 앱 사용자에게 단순한 보상 이상으로 ‘나의 터치 한번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이것은 결국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5. 그렇다면 머글라우는 단순히 소비자의 선택에 기반해서 식수량을 에측해 주는 것인가요? 아무래도 이런 부분 외에 알고리즘 상에 더욱 다양한 예측 변수가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5. 저희 시스템은 총 9개의 예측 변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일별’, ‘주중 공휴일’, ‘직군별’, ‘성별’, ‘연령별’, ‘식수별’, ‘날씨별’, ‘특식/이벤트’, ‘계절별’ 변수를 두고 있고 이 변수에 대한 회귀분석 수치와 시계열 분석 값에 의거하여 데이터마이닝 툴 웨카(weka) 기법을 사용합니다.

 

이런 변수를 두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령 같은 위탁급식업체가 제공하는 급식서비스더라 하더라도 서비스를 받는 회사에 따라 측정되는 값이 다릅니다. 이는 회사를 구성하는 인원들의 성별, 연령, 직군에 따라 최적화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때문에 만약 위탁급식업체가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새로운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일이 생긴다면 해당 고객에 맞춰 알고리즘 변수를 재설정합니다. 이러한 재설정 기간은 대개 2주~3주면 완료되며, 오차범위가 줄어들고 안정되는 기간은 6개월~1년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머글라우 시스템의 식수예측 오차범위는 2% 내외입니다.

 

 

 

 

Q6. 머글라우의 수익모델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A6. 현재 런칭하고 있는 머글라우 서비스는 월과금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식수예측 조사에 사용한 소비자 한 명당 20원(1일)씩 식수예측 서비스를 사용하는 업체에 과금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금 구조를 장기적으로 유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고객이 먹을 확률이 몇 퍼센트인지 예측하는 것은 짧으면 6개월, 길어도 1년 안에 끝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데이터가 축적된다면 저희도 더 이상 기업에게 과금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엄청난벤처는 결국 푸드테크 기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의미냐. 마치 신용카드사가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 것처럼, 엄청난벤처는 식생활과 관련된 모든 개인화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머글라우, 그리고 올 하반기 런칭 예정인 가이드 시스템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도 식생활과 관련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엄청난벤처의 미래 수익모델은 그러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서 나타날 것입니다.

 

 

 

 

 

Q7. ‘머글라우’는 엄청난벤처가 만들어나갈 사업들의 시작이라 표현하셨는데요. 앞으로 엄청난벤처가 만들어나갈 미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7. 엄청난벤처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것은 많습니다. 푸드테크 기업을 만들기 위해 꿈꾸고 있는 사업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구내식당에 제공하는 단체 식사량 예측 서비스 머글라우입니다.

 

두 번째는 학교 급식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두의 급식’ 서비스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가진 어머니 입장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음식을 먹고 지내는지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모두의 급식은 그런 궁금증에 착안하여 준비 중인 서비스입니다. 모두의 급식에는 식단에 대한 영양소 분석 기능이 포함됩니다. 만약 아이에게 단백질이 부족하다면 그에 따른 추천 메뉴가 들어가는 식이죠. 또한 개별 학생들에 대한 ‘주의식품’ 기능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마지막은 대중음식점에 대한 음식추천 서비스인 ‘오늘 점심’입니다. 가령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 구내식당뿐 아니라 근교의 음식점들을 이용하여 점심식사를 합니다. 메뉴가 한정된 구내식당과는 달리 외부 식당의 경우 수많은 음식점 중 어떤 곳을 갈지 결정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에 토너먼트 식으로 메뉴를 나열하고 내부엔진에 기반한 기존 음식점 평가 정보를 통해 랭킹별로 맛집을 추천하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엄청난벤처는 첫 번째 서비스인 ‘머글라우’만 정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머글라우는 ‘트리거포인트’에 불과합니다. 사실 저희가 욕심을 내는 것은 ‘데이터’입니다. 그것을 통해 마이크로 타겟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특정인에 최적화된 식재료 추천 서비스, 다이어트 코칭 서비스가 붙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특정인이 당노병 초기 증상이면 처방을 통해 서브스크립션 박스를 보내줄 수도 있겠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개인에 최적화된 식단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50년 전 이나 지금이나 급식 서비스는 영양사의 감을 통해 식단을 짜서 조리하고 남은 음식은 버리는 등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분명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해당 식단의 영양 구성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니즈가 있는데 말이죠. 이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결국 엄청난벤처는 우리가 먹고, 자고, 쓰는 등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우리들의 일상에서 익숙해진 것들은 생각보다 개선시킬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그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나 환경 또한 의외의 장소에 잘 구축되어 있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생활의 불편함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다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했으면 합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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