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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물류 시스템 ‘중간 단계’가 필요할 때

by 전광일

2015년 06월 19일

 

 

전자상거래 물류 시스템 ‘중간 단계’가 필요할 때

글. 전광일 SK플래닛 11번가 SCM팀장

 

Idea in brief

 

ASP WMS는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지 않고 일정한 요금을 받고 인터넷을 통해 임대해 주는 서비스다.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 효율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각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운영 특성을 시스템에 반영할 수 없다는 큰 단점 또한 존재한다. 결국 물류 프로세스를 획일화된 시스템에 맞춰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소호몰의 물류 운영 방식은 모두 동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서비스 차별화 전략은‘물류 운영 프로세스’가 아닌‘박스 포장’과 같은 특화 배송을 통해서만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류를 운영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을 꼽으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시스템(System)’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필자가 신규 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체크하는 부분 역시 시스템이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주문을 관리하는 시스템인 OMS(Order Management System), 두 번째 는 창고를 관리하는 시스템인 WMS(Waehouse Management System), 마지막은 배차를 관리하는 시스템인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다. 각 시스템들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배송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앞서 언급한 3가지 시스템 중에서 TMS의 경우는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전문 택배사를 통해 아웃소싱하는 방식을 사용하기에 오늘은 전자상거래 업체 내부에서 다루고 있는 OMS와 WMS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전자상거래 물류 운영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드롭십모델(Drop ship model), 재고관리모델(Inventory Management Model), 그리고 픽업앤딜리버리모델(Pick up & Delivery Model)이 그것이다. 업체들은 특성에 따라 각각 다른 방식을 사용하지만 센터 내부에서의 운영은 기본적으로 모든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재고관리방식을 사용한다. 재고관리방식이란 재고를 센터에 보유하면서 입고, 진열, 피킹, 포장, 배송의 순차적 작업을 통해 전반적인 물류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물류센터에서는 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인 WMS가 필수적이다. 대형 전자상거래 물류센터의 경우 자체적으로 개발한 WMS를 활용하여 운영한다. 그러나 개인 판매자와 소호몰의 경우 시중에 출시되어 있는 응용소프트웨어 임대 방식인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WMS를 이용하고 있다.

 

ASP WMS는 소프트웨어를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지 않고 일정한 요금을 받고 인터넷을 통해 임대해주는 서비스다. 즉 인터넷과 같은 통신망을 통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제품정보관리(PDM), 그룹웨어, 전자상거래(EC), 전자문서교환(EDI) 등 하이엔드 애플리케이션 및 오피스 제품 등을 솔루션 임차기업에 매월 소정의 이용료를 받고 제공한다. 때문에 ASP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비싼 돈을 주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필요가 없으며 매번 업그레이드를 위한 추가 비용 또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업체들은 주로 다수의 중소/중견 기업을 주 고객으로 한다. 많은 기업이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서버 운용 및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되며, 지역에 관계없이 데이터의 통합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ASP 방식은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 효율화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각 회사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운영 특성을 시스템에 반영할 수 없다는 큰 단점 또한 존재한다. 결국 물류프로세스를 획일화된 시스템에 맞춰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소호몰의 물류 운영 방식은 모두 동일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서비스 차별화 전략은 ‘물류 운영 프로세스’가 아닌 ‘박스 포장’과 같은 특화배송을 통해서만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소호몰과 오픈마켓의 개인 판매자로 시작한 업체들은 매출이 늘어나면서 ASP 통합 솔루션을 도입하여 운영을 효율화하며 성장해왔다. 그러나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성장 이후로는 기본적인 기능만을 보유하고 있는 ASP 솔루션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에 봉착한 업체들은 그보다 더 진보한 시스템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고픈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서 이런 업체들을 지원할 만한 중간급 솔루션을 찾기는 쉽지 않다.

 

실상 그 윗 단계의 WMS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아세테크나 네오시스템즈, EXE코리아(현재 삼성SDS 인수) 또는 전문 SI 개발 업체인 SK C&C;나 LG CNS와 같은 대형 시스템 업체를 통해 자사에 최적화된 WMS를 구축해야하지만 이렇게 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ASP 솔루션의 경우 월 이용료가 몇 십만 원 대에 불과하지만 앞서 언급한 WMS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최소 억 단위의 비용을 선금으로 지급해야하고 향후 이를 유지, 보수하기 위해서는 ASP 솔루션 이용료의 몇 배나 되는 비용을 추가 지불해야 되기 때문이다.

 

소호몰과 개인 판매자들의 성장으로 그들이 보유한 주문량과 보유재고가 늘어나고 이를 수용하기 위한 물류센터도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다. 지난달 기고에서도 언급했듯 이런 성장에 맞춘 맞춤형 센터가 없는 것이 국내 현실인데 그것은 시스템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이커머스 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 시장은 그 중간 단계가 매우 취약하다.

 

물류센터와 시스템을 대표적으로 예를 들었지만 이는 3PL도 동일한 상황이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유통채널은 전통의 강자였던 대형마트를 넘어 업계 1위를 기록하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마트를 통한 거래액은 46조6364억 원으로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45조2440억 원에 비해 1조3924억 원이 많았다. 그러나 관세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해외 직접구매 거래액이 15억4491만 달러(1조6600억원)로 이를 포함할 경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46조 9040억 원에 달해 대형마트 거래액을 뛰어넘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듯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자상거래 채널의 성황과는 달리, 그것을 지원하는 솔루션은 극과 극으로 나뉘어 중간이 없는 구조가 된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어느 분야에서든 건강한 산업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중하 구조가 골고루 구축되어 순차적으로 적용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전자상거래 업계를 지원하는 솔루션, 창고, 3PL업체 등 기존 물류산업 플레이어들은 전자상거래 시장을 단계별로 세분화하여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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