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배송... ‘왜’ 하세요?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 조성현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 흔히 실수하는 일 중 하나는, 마케팅 측면에만 치중해서 그 기업의 전략과는 상관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각 기업은 그 기업의 철학이 존재하고, 고객들이 그 기업을 보는 이미지도 기업마다 다르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그 기업의 철학을 잘 표현하고 있어야 한다.
배송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경쟁 분야로 떠오르고 있고, 빠르고 정확한 배송이라는 목표 하에 당일 배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토키오는 ‘고객감동’이라는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당일 배송을 비롯한 몇 가지 전략을 정하여 경쟁업체에 비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충성 고객을 유지한다. 같은 당일배송이지만, 반복구매 고객을 타겟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가 되는 것이다. 아마존은 ‘A부터 Z까지를 모두 다루는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거대한 플랫폼 자체를 생성하고, 그 플랫폼 안에서 당일배송서비스를 제공한다. 허니비즈는 당일배송을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메신저’의 환경 개선과 고용 안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최종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낸다. 무버는 ‘전 국민 네트워크’를 만들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크라우드 소싱을 기반으로 한 배송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모두 당일배송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의 당일배송 방식과 철학은 모두 차이가 있다. 당일배송을 그저 서비스를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면 오히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각 기업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물류 업계의 ‘즐거운’ 변화 : 스타트업
항공대학교 물류학과 이윤석
익숙하고 나른한 것들이 만연할 때 ‘신선하다’는 표현처럼 설레는 말도 없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행동들은 줄곧 흥미진진한 환경으로 기존의 것들을 바꾸고, 더러는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긴 여운을 남기는 반가운 손님이다. CLO 4월호에서 살펴보는 신개념 배송 네트워크의 사례들도 ‘변화’를 넘어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적잖은 흥미로움을 안겨준다.
기본적으로 이들 사례들이 주의를 끄는 가장 굵직한 이유는 먼 이야기로 들리던 스타트업 키워드를 물류 영역에 그대로 얹혀놓은 탓이다. 여느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절실했으나 그간 공급 측면에서는 간과해오던, 혹은 쉽게 돌파하지 못했을 퀵배송 및 배달 대행 솔루션들도 ‘메쉬프라임’ 혹은 ‘부탁해!’ 등의 스타트업 플랫폼은 멋지게 재현해내고 있다.
신생 물류 스타트업에 시선을 쏟게 되는 또 다른 까닭은 이들이 꿈꾸는 물류 사업의 비전이 가히 혁신적이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 기반의 정보 재가공 혹은 중계 서비스 위주 창업 매뉴얼이 우후죽순 떠오르는 시대에, 무버(Mover)와 같은 C2C 플랫폼 등은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나서고 있다.
결국 규모의 경제 및 몸집 부풀리기에 혈안이던 물류 업계도 지각변동이 시작될 운명인가 보다. 안 그래도 엉켜있을 다툼의 장은 더욱 복잡해지겠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저 ‘시간을 갖고 흥미롭게 시장의 변화를 지켜봐야지’란 마음이다. 지금의 새로운 움직임들은 신선함을 넘어 종국에 커다란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이란 것 역시 의심치 않는다. 최후에 누가 남게 될 지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난장판과도 같은 변화는 소비 주체에게 커다란 즐거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