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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의 딜레마 ´당일배송´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3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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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오티가 끝나고 둘째 주 첫 수업. 오늘 당장 전 공 서적이 필요한데, 학내서점에는 재고가 없다. 급한 마 음에 인터넷 오픈마켓을 찾아보니‘당일배송’상품으로 내가 필요한 전공 서적이 올라와 있다. 가격도 만족스럽 고 당일배송이라 한다면 오늘 수업 시작 전에 받아볼 수 있지는 않을까? 바로 주문 버튼을 누른다.
앞서 언급한 상황에서 과연 오픈마켓을 통해 주문한 전공 서적이 수업 시작 전에 도착할 수 있을까? 많은 독자들이 경험상 이미 알고 있겠지만, ‘당일배송’은 주문한 날 도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당일배송은 인터넷 판매자(Seller)가 택배업체에 그 날 바로 발송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그 날 바로 도착하는 것이 아닌 평균 1~2일의 배송시간이 소요된다. 물론 재고가 없을 경우, 책은 1주일이 넘어서 도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판매자들이 주장하는‘당일배송’은 사실 허울뿐인 불가능한 서비스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행 시스템 안에서‘택배업체’를 활용한 당일배송은 불가능하다. 국내 택배업체들은 허브앤스포크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각 지역 택배지점에 1차적으로 모인 상품들이 중앙 센터로 집하되어 지역별 화물로 재분리 되고, 그것이 다시 각 지역 택배지점별로 흩뿌려지는 방식이다. 이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화를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과정이지만, 화주와 소비자가 요구하는 당일배송 니즈는 결코 충족시킬 수 없다. 중앙 센터 집하 과정에 이미 하루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이다.



로젠택배 한 관계자는 “현행 택배시스템은 사실 당일배송이 아닌 익일배송이 원칙이다”며 “실제로 배송 우선권은 영업소장(택배기사) 권한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설명절과 같이 주문 상품이 많이 밀렸을 경우에는 익일 배송 또한 달성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도“CJ대한통운 택배사업의 CS지표는 ‘당일 집하율’과 ‘익일 배송률’이라며, 애초에 당일배송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택배업체들에게 당일배송은 불가능한 숙제이다. 실제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주장하는‘당일배송’은 소비자에게 배송한다는 의미가 아닌 택배업체에 ‘당일발송’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몇몇 온라인 판매자들은 말 뿐이 아닌 진짜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하철택배, 오토바이 퀵, 고속버스, KTX퀵, 항공 운송 등을 활용하여 고객의 당일배송 니즈를 만족시켜준다. 다만 추가적인 서비스에 대한 웃돈은 당연히 들어간다. 기존 택배업체들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서비스를 다른 방법을 통해 해결한 것이다.



신흥 물류 스타트업들이 원하는 방향도 이와 같다. 기존 택배업체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당일배송 니즈를 이륜차 배송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물론 이들은 현재 온라인 몰들이 주로 아웃소싱하고 있는 주류 이륜차 배송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들의 차별화 전략의 중심에는 ‘플랫폼’이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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