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e커머스가 대기업을 이기는 5가지 방법
글. 편집국
강자가 늘 승리하는 경기만큼 재미없는 것이 또 있을까. 우리는 거인과의 싸움에서 당연히 거인이 이길 것이라고 색각하지만 통계적으로 강대국과 약소국 간 전투에서 약소국이 이길 확률은 28.5%나 된다. 10번을 싸웠을 때 3번은 강대국이 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베트남은 세계 최강 미국을 맞아 싸운 수많은 전투에서 승률 63.6%를 올렸고 결국 최후 승리를 거머쥐었다. 베트남은 강대국 룰(rule)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게릴라전을 펼쳐 미국을 꺾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골리앗은 너무 컸기에 그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 엘라 계곡에서 벌어진 거인과 양치기 간 전투에서 사람들 눈은 칼과 방패, 그리고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남자에게 쏠렸지만 최후 승리는 우리가 상상한 것보다 더 많은 힘과 목적의식을 지닌 양치기에게 돌아갔다. 아무것도 잃을 게 없을 때 뜻하지 않은 자유가 온다.
아마존과 같은 대형 유통기업들과 경쟁에서 밀려나는 중소기업들은 허다하다. 하지만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처럼 대형 업체를 이긴 중소업체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영민하게 자기 약점을 이용해 승리한 우리 시대 또 다른 다윗들에 관한 이야기처럼.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기술에 대해 알아보자.
1. 고객에게 미쳐라
고객에 집중하는 것은 모든 사업의 기본이다.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고객은 미래다,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에 집중하라. 왜냐하면 가장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는 것은 고객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고객 만족’은 사업을 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전략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중소 e커머스 업체들이 대형 업체들과 경쟁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 하는 만큼이 아니라, 광적으로 고객에 미쳐야 한다. 다시 말해 더 자주 고객을 살펴야 하며, 멀리 있는 고객들까지 섬길 준비를 해야 한다. 중소 소매업자들의 쇼핑객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대형 업체에 비해 고객들과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휴대폰 혹은 이메일을 이용해 단순한 판매자와 고객의 관계를 넘어서 더욱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자포스(Zappos)를 꼽을 수 있다. 자포스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핵심가치는 바로‘고객 감동 서비스’이다. 자포스는 10대 핵심가치 중‘고객 감동 서비스’를 첫 번째 항목에 두고 모든 일의 기준을 ‘고객감동’에 두고 있다. 고객감동 서비스를 위해 자포스는 물류센터의 끝에서 상품을 포장하는 곳까지 단 5분이면 도착하는 컨테이너 설계를 통해 주문 다음날 배송을 가능하게 했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볼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배너와 같이 불필요한 이동속도 저해 요소들을 없앴다.
무엇보다 자포스의 경쟁력은 진심어린 고객 콜센터의 힘에 있다. 품절이 된 제품을 찾는 고객에게 자포스 직원은 경쟁 사이트를 검색하여 어디서 얼마에 판매되고 있는지를 알려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자포스는 직원들이 회사의 입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포스는 콜센터 직원에게 고객이 서비스에 충분히 만족하고‘와우! 정말?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라고 진심으로 외치기 전까지는 전화 한 통에 몇 시간이고 투자하도록 장려한다. 실제로 고객과 6시간이나 통화한 직원의 사례가 소개될 정도다. 이는 자포스가 보통의 기업처럼 상품 판매만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것이다. 자포스는 큰 성공을 거둔 뒤에도 고객 맞춤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이 자포스를 인수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2. 고객의 요구에 재빠르게 움직여라
규모가 작은 중소 소매업을 돛단배로, 대기업을 큰 컨테이너 가득 싣은 화물선이라고 비유해 보자. 화물선은 더 많은 물건을 싣고 오랜 시간을 항해할 수 있으나 앞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배는 돛단배이다. 이처럼 나아갈 방향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는 점은 중소 소매업자들의 무기이다. 고객이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바로 피드백에 적용을 할 수 있다. 중소 소매업자들은 쇼핑객으로부터 얻은 경험을 통해 그때그때마다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빠르고 민첩하게 모은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제품을 바꾸고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민첩성을 가지고 큰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미국 온라인 의류업체인 보노보스(Bonobos)의 이야기다. 보노보스가 처음 옷 판매를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았을 때 한 고객이 옷을 직접 입어보기를 원했다. 보노보스는 고객의 말을 흘려보내지 않고 뉴욕 본부에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옷을 사기 전에 직접 입어볼 수 있는 작은 오픈스토어를 만들었다. 다른 온라인 소매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비용과 수익을 따지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반면, 보노보스는 빠르게 피드백을 반영하였다.
첫 번째 매장이 고객으로부터 반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후, 보노보스는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에도 오픈마켓을 열었다. 그리고 앞으로 2016년까지 40개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렇게 보노보스는 온라인 매장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민첩성은 중소 e커머스 업체가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사업시작단계에서 장기계약서를 쓸 때, 앞으로 사업방향이 변할 것임을 명심하며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3. 고객에게 더 좋은 제품을 팔아라
여기에서 더 좋은 제품이란 첫 번째로 질 높은 원재료, 둘째 친환경적 이라는 점, 마지막으로는 혁신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 소매업자들은 대기업보다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위 3가지의 특징을 기억해야 한다.
까르푸, 월마트와 같은 외국에서 잘 나가는 유통업체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이전까지의 전례를 깨고 성공한 유통업체가 있다. 바로 코스트코(costco)이다. ‘한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가 본 사람이 없다’는 코스트코는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코스트코 회사의 마진률을 15%로 고정시켰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창업자인 시네걸은 공개 마진률을 15%로 정하고, 초과 마진이 생길 경우 가격을 낮춰, 이익 공유를 통해 공급업체와 상생의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상생은 가격은 낮추고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원동력이다. 비록 중소 e커머스 업체는 아니지만, 코스트코의 욕심을 버리고 마진율을 고정시켜 소비자에게 저렴하고 질 좋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 처럼 중소기업들은 품질에 집중을 하여 더 좋은 품질의 물건을 제공하는 전략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또 프랭크앤오크(Frank&Oak;)라는 남성 의류 소매업체를 아는가? 이 업체는 남성 패션 시장에서 디자인과 기술을 사용하여 높은 품질의 의복을 만드는 작은 소매업체이다. 발 디딜 틈 없는 남성복 시장에서 프랭크앤오크가 경쟁할 수 있었던 숨겨진 전략은 무엇일까? 프랭크앤오크는 가장 좋은 최상급 섬유를 조달하고,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써서 모든 제품에 헌신을 다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작은 팀이었던 이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여 현재 수 백만명의 직원을 데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퀄리티와 세심한 부분에 집중한 모습은 다른 회사들과의 차이점을 만들었다.
4.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라
고객을 알고 계속해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벤트나 쿠폰을 통해 단골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중소 소매업자들에게 필수적이다. 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고객의 충성도를 올리기 위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 계절이나 고객의 지리학적 특징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은 중소 소매업자들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럭셔리 상품 쇼핑몰인 길트(Gilt)는 더 이상 작은 소매업자가 아니다. 길트는 길트 인사이더(Gilt Insider)라 불리는 효과적인 충성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통해, 혹은 단지 사이트만 방문함으로써 포인트가 적립가능하다. 지속적으로 고객이 사이트를 방문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재미난 방식이다. 적립된 포인트를 가지고 할인, 무료배송, 대중에게 할인품목이 개봉되기 전 미리보기를 할 수 있다. 이런 별난 로얄티 프로그램은 왜 길트(Gilt)가 단기간에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그리고 코스트코의 경우에도 연간 회원비(3만5000원)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멤버십 갱신율은 85%에 이를 정도로 고객 충성도가 높다. 이는 저렴하고 높은 질(quality) 이외에도 회원이 상품을 구매한 후 만족하지 않을 시 언제든지 전액 환불할 수 있는 강력한 보상 서비스의 존재도 한몫 했다고 말할 수 있다.
5. 판매자(공급자)와의 관계 개선에 힘써라
소매업자들에 물건을 공급하는 공급자와의 관 계 또 한 중 요 하 다 . (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 공급자관계관리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고객관리뿐만 아니라 공급자관리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인 외부 파트너와의 좋은 관계는 가격과 경쟁우위를 확보하여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좋은방법이다.
예를 들어 1평의 땅에서 면을 제공하는 공급자는 1평(3.3㎡)당 8.8달러에 팔고 1.4달러의 이윤을 남기기를 원한다. 그러나 대기업은 1평당 7.5달러를 요구한다. 대기업은 1만평을 사는 큰 고객이기 때문에 공급자는 대기업이 요구하는 금액에 팔아 1평 당 0.1달러의 이윤을 남긴다. 하지만 중소 소매업자와 일을 할 경우 8.5까지 값을 내려 1000평이 아닌 910평 정도의 섬유를 팔아서 똑같은 이윤(1000달러)을 남길 수 있다.
앞의 예시처럼 똑같은 이윤을 남기는 거래지만 공급자가 들여야 하는 노력은 중소 소매업자일 경우 더 낮고, 갑을 관계가 아니라 공급자의 사업이 존중받아 정신건강에도 좋다. 그래서 때때로 공급자들은 중소 소매업자와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다만, 이런 전략은 중소 소매업자가 대기업과 같은 일용품을 팔 경우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전략이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존재한다. 경쟁자가 대기업이라서 겁을 먹고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앞서 나열했듯이 길트, 보노보스, 코스트코의 성공전략들을 잘 사용한다면 중소 업체도 충분히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의 성공 뒤에 숨겨져 있는 전략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다들 아는 내용이다.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민첩하게 행동하고 좋은 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 공급자와의 원활한 관계유지는‘기본’에 충실한 중소 전자상거래 소매업자들을 성공으로 이끈 답이다. 특별한 전략이 아닌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대기업을 상대로 중소기업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