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역직구 시대 ‘중국형 소셜’ 읽어라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2월 04일

역직구 글. 엄지용 기자



대만을 포함한 중국, 홍콩, 동남아 시장의 한류열풍이 거세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소비 트렌드에도 반영되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아시아 지역의 소비재 수출은 전체 소비재 수출의 약 26.2%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한류’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를 즉시 제고시켜 소비재 수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했다.



특히 중국시장은 아시아 지역 소비재 수출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이것은 단일국가로는 최대 수치이다.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수출시장 중에서는 단연 최고수준인 것이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중국에서 유행처럼 불고 있는 바람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직구’다. 현명한 소비에 대한 니즈는 그들이나 우리나 다를 것이 없다. 한국의 직구 인구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중국의 직구 인구 또한 그 이상의 수치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13년 중국 직구시장은 우리나라의 35배에 달하는 352억 달러이며, 2018년에는 지금의 4배인 1200?? 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중국인들이 한국제품만 직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제품이 그 중 엄청난 수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에는 쉽게 부정할 수 없다. 이베이코리아의 해외 역직구 판매 지원 서비스 CBT(Cross Border Trade)는 국내 셀러들의‘주요국가 1인 평균 객단가 ASP(Average Sales Price)’를 공개하였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337점으로 단연 압도적이다. 만약 이 수치에 홍콩 270점, 대만 143점을 포함한다면, 나머지 모든 국가의 ASP를 합친 것보다 큰 수치를 보인다. 이것은 바꿔 말하면 국내제품을 직구하는 중국 소비자의 수요가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 차이나! 국내기업들 골드러시

이런 돈이 되는 시장에 기업들이 안 뛰어들 리 없다. 실제로 많은 국내 기업들이 역직구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역직구를 하고자 하는 셀러들의 제품을 해외 이베이닷컴 플랫폼에 올려주는 CBT와 G마켓 입점 셀러들의 해외 판매를 지원하는 GEP(Global Export Platform)를 운영하고 있다. 11번가 또한‘전세계 배송관’을 통해서 국내 판매자의 상품을 타오바오, 알리바바 등 중국 유명 오픈마켓 플랫폼에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오픈마켓들만 역직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장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국내 백화점몰인 롯데닷컴은 ‘롯데닷컴 글로벌관’을 오픈, 지난해 4월부터 알리페이와 제휴를 통해 중국인들에게 더욱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쇼핑사인 CJ오쇼핑은 지난해 11월, 알리바바가 운영하는‘텐마오 국제관’과 동방CJ 온라인몰에‘CJ몰 중문관’을 오픈했다. 오픈마켓, 백화점몰, 홈쇼핑업체 등 유통채널을 막론하고 역직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IBM은 소비자 쇼핑 행동 분석 보고서(Greater Expectation)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솔로모(SoLoMo) 소셜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은 전년도에 비해서 상당수치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한 예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GPS를 통해 유통업체에게 공유하겠다고 대답한 소비자의 비율은 36%로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특히 한국과 중국 같은 경우 머지않아 온라인 쇼핑 비율이 매장 구매비율보다 높아질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소셜 활동 또한 활발해서 유통업체들이 소셜 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많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중국의 소비자 행태에는 큰 차이 또한 존재한다. 한국의 셀러들은 앞서 언급한 공통점보다는 이런 차이에 집중하여야 한다. 문화적 차이는 그들의 중국시장 마케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수요가 충분하다고, 한국과 동일한 판매전략을 사용한다면 생각보다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중국형 소셜 읽어라

IBM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 활동이 활발한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동일하다. 그러나 중국은 특히 소셜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특히 ‘소셜채널을 통한 기업의 제품추천(Retailers recommendation on social sites)’이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한국(43%)에 비해 중국(71%)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것은 기업의 제품추천에 대해 다소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한국에 비해, 아직까지 중국시장은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소셜 채널이 소비자의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사실 중국은 정부정책으로 인해, SNS를 활용한 마케팅에는 다소 제약이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투브 등 기업들이 세계 각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SNS 채널은 중국 내에서는 접속이 제한된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소셜 네트워크를 아예 이용하지 못하는 것인가? 절대 아니다. 중국인들이 활용하는 소셜 채널은 따로 있다. 때문에 중국내 소셜 마케팅을 위해서는 한국에서 일반적인 페이스북, 트위터와는 다른 중국만의 채널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내의 블로그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웨이보는그 중, 단연 독보적이다. 특히 최근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단순히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만으로 트래픽이 급상승하는 블로그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웨이보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한국의 누리꾼은“특별한 카테고리가 있어야 주목받는 한국의 블로그와 달리, 웨이보는 단순히 한국인이 운영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는다.”고 말했다. 덧붙여“수많은 중국인들이 웹상에서 댓글을 달고 ‘서로이웃’을 추가해서 새로운 중국 친구를 늘리는 기 회가 됐다.”며 웨이보 운영에 만족감을 표했다.



중국최대포탈 ‘바이두’에서 운영하는 티에바도 주목할 만하다. 티에바는 한국의‘카페’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다양 한 관심사를 주제로 카페가 개설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 중‘한국’은 단연 큰 화제이다. 인천 I대학교에 재학 중인 하남성 출신의 중 국 유학생 (Lee Yucong. 20)은 “티에바에는 연예인, 한국제품, 여행정보 등 한국과 관련된 많은 카페 들이 개설되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한국에 관한 정보들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어 신뢰성이 매 우 높기 때문에 한국에 관한 정보를 얻을 때는 항상 그 곳을 사용한다.”며 서비스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덧 붙여 밝히자면 한류스타 ‘김수현’의 티에바 (www.kimsoohyun. cn)는 회원수 120만명에 달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마케팅에 활용하는 국내 기업들 은 없을까? 물론 많다. 앞서 언급한 김수현의 사례처럼 주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국한되어 있긴 하지만, 국 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 그리고 유통업체인 롯데닷컴 등도 이미 중국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자체적인 소셜 채널(웨이보)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 단 위의 거대한 업체들은 이미 중국 소셜을 충분히 활용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직구를 통해 제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개인 셀러들은 어떨까? 상품 판 매를 위해‘소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셀러들은 이따 금 보이지만, 아직까지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다. 관련해서 이베이 CBT를 통해 중국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셀러는제품에 대한 자신감은 있지만,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소셜에 쉽사리 뛰어들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바꿔 생각해보자. IBM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소비행동에 소셜이 미치는 영향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리고 온라인 소비는 이들의 전체 소비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역직구’는 한국제품을 온라인상에 직접 판매함으로 기존 유통채널에 비해서 가격우위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무역 플랫폼이다. 즉, ‘역직구’의 기본은 온라인 소비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셀러들이 단순히 언어문제를 이유로‘소셜’을 간과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점이 많지 않은가? 게다가 앞서 언급한 ‘웨이보’는 한국의 블로그와 같이 개인도 손쉽게 개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것은 큰 규모의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더라도 얼마든지‘무자본’에 가까운 비용으로 소셜 마케팅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13억 소비시장은 단순하게 숫자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 중에서 내가 파는 제품이 필요한 사람은 몇 명일까? 그리고, 현재는 내가 파는 제품에 관심이 없지만, 장차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잠재 소비자’는 몇 명일까? 한류가 붐이고, 중국내 한국 제품 수요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금빛 시장을 목표로‘역직구’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은 결론적으로 말해서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중국 소비자를 압도적으로 끌어올 플랫폼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중국 특유의 문화를 읽어낸, 중국의 소비자들을 매료시키는‘소셜’을 선점하는 자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는 않을까? 마치‘소셜’을 통해 한국 직구 소비자들을 매료시킨 몰테일(해외배송대행업체)처럼 말이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