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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물류=공생(共生) ‘도심물류’로 해답을 찾다

by 엄지용 기자

2014년 11월 03일

글. 엄지용 기자/이윤영 기자/김주희 인턴기자(한양대 경제학부 3학년)

도심(都心)하면 무슨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량들까지, 그리 여유로운 장면이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특히 시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교통체증 문제는 머릿속마저 꽉 막혀버리게 하는 느낌을 줍니다. 꽉 막혀버린 도로 위에서 차라리 걸어가는게 더 빠르겠다고 생각한적 혹시 없으신가요? 점점 더 늘어나는 차량으로 인해서 도심의 교통체증 문제는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교통체증 문제로 인해서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 곳이 바로 물류업계입니다. 물류는 정시성과 신속성을 중시하는 서비스인데, 도심의 교통체증은 이러한 서비스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외부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물류업체들은 도심의 이러한 위협요인을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전략들을 개발하고 있고, 그것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바로 ‘도심물류’입니다. 도심의 교통체증 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성행하고 있는 자전거 택배(Bike Messenger)는 도심의 혼잡함을 피해서 빠른 속도로 고객에게 목표로 하는 소화물을 전달하기 적합한 서비스입니다. 네덜란드의 카고호퍼(Cargo Hopper)는 친환경, 대안운송수단으로 도심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무인기술의 왕국 일본에서는 자택에 부재하는 경우가 많은 도심 거주 고객들을 위해서 무인택배보관함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고객에게 안전한 화물수령이 가능하게 함은 물론, 택배업체들의 배송시간에 유연성을 부여합니다.

그렇다면 글로벌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이러한 도심물류 전략들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요? 이런 전략들은 국내의 심각한 교통체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사용가능할까요? 이중에 일부는 국내에서 이미 벤치마킹하여 사용되고 있는 개념도 있고, 기술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서 적용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될 개념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도심물류 아이디어들은 분명 우리들에게 적지 않은 통찰을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전거

인간중심 운송수단, 자전거

혹시, 영화 ‘프리미엄 러시(Premium Rush)’를 아시나요? 브레이크도 달지않은 고정기어 자전거, 즉 픽시 자전거(Fixed Gear Bicycle)로 도심 곳곳을 누비며 소화물을 운송하는 ‘자전거 메신저’들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자전거는 엄청난 배송수단으로 묘사됩니다. 교통법규를 어기면서까지 추적해오는 자동차를 멋지게 따돌리면서 도심을 질주하는 모습은 자전거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영화와 같은 자전거 메신저들은 실제로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이 영화처럼 배송중에 묘기운전을 선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오토바이 퀵배송이 등장하고 나서도 자체적인 경쟁력을 잃지않고 도심 곳곳을 누비며 배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전거 택배가 오토바이 퀵배송에 비해서 갖는 강점은 무엇일까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통이 혼잡한 도심환경 속에서 속도우위 를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오토바이와 자전거 중에 무엇이 더 빠르냐고 묻는 것은 의미없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수많은 차량들이 정체되어있는 도심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자전거는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는 골목길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고,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면서 신호와는 거의 상관없이 신속하게 도심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물론 이것은 법규를 어기는 행동이기는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이 많이 모인 곳에 한해서 자전거는 오토바이에 비해서 시간적으로 우위를 지닐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을 엔진으로 하는 자전거이기 때문에, 단거리 배송에 적합하고 지역간 수송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친환경 운송수단 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에 맞춰 녹색물류 인증제도를 도입해서 얼마전부터 인증기업들을 선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무래도 물류업계만큼 공해와 밀접하게 관련된 사업이 없기 때문에 나타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항공기, 화물자동차, 선박과 같은 운송모드들은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공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색물류 기업의 화두는 바로 운송모드의 탄소절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전거는 어떨까요? 자전거는 사람을 엔진으로 사용하여 움직이는 운송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는 탄소절감형 운송수단이 아닌, 무탄소 운송수단이라고 할만합니다. 비록 단거리 운송에 한정되어 있긴하지만, 과거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이라는 국가비전과 이렇게 잘맞는 운송수단도 없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인간중심 운송수단 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사람을 연료로 한다는 것은 많은 단점을 내포합니다. 배송하고 있는 사람의 컨디션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역으로 생각하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자전거 메신저들은 대개 자전거 타는 것을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평소에도 취미로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업무는 곧 취미활동을 일에 접목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메신저들은 그들의 수익과 상관없이 그들의 일을 즐기고, 자부심을 가지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그들의 감정은 의뢰인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굉장히 감성적이고 진부한 말이라고 볼 수 있지만, 대개 행복한 사람에게 화물을 받는 것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받는 것보다는 기분이 좋을테니까요. 인간중심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연료비가 전혀 들지 않는다는 점은 덤입니다.

사실 화물운송비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유류비(약 70%)입니다. 날로 치솟는 연료가격에 대응하여, 물류업체들은 최적의 배송루트를 결정하고 연비절감 운전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류비를 어느정도 절감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비가 운송비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전거는 연료비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것은 비용측면에서 오토바이 퀵배송에 비해서 가질 수 있는 큰 강점이 될 것입니다.





한국형 자전거 메신저, 인식과의 싸움

이런 자전거 메신저 이야기는 외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이야기일까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한국에도 자전거 메신저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규모는 매우 적고, 영세합니다. 기업의 형태를 가진 업체들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인터넷 카페를 빌러 동호회 형식으로 운영됩니다. 10년 동안 자전거 메신저를 해온 한 카페의 대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의 가장 큰 적은 사람들의 인식이다. 자전거가 도심안에서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경쟁력을 가짐에 불구하고 이용자가 적은 것은, 자전거가 다른 배송수단에 비해 느리고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실제로 이 업체의 대표는 일거리를 구하지 못해서, 오토바이 퀵배송인 것처럼 행세하고 의뢰를 받은적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서서히 피어나고 있는 한국형 자전거 메신저들은 아직도 헤쳐가야할 길이 많습니다. 자전거 메신저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의 인식과 싸워야하고, 네트워크 기반인 퀵배송 산업 내에서 열악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싸워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일에 대해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까지는 인식으로 인해서 힘든 길을 걷고 있지만, 자신의 업이 기존 오토바이 퀵배송에 비해서 차별화 요인과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산업의 한 축이 되어 기존 퀵배송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게 되기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자전거 메신저는 도심물류의 대안 운송수단으로 충분한 강점이 있고, 그런 강점으로 인해서 미국, 유럽 도심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도심은 그들에 비해서 더 혼잡하면 혼잡했지, 결코 한산하지 않은 곳입니다. 그 말인 즉슨, 자전거 메신저는 서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소비자들의 새로운 대체 운송수단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국가기관의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을 등에 업고 사회와 싸우고 있는 한국의 자전거 메신저들을 응원합니다.



카고호퍼



카고호퍼에게 배운다

유럽의 물류강국 네덜란드에는 ‘카고 호퍼(Cargo Hopper)’ 라는 운송수단이 있습니다. 카고호퍼는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시와 물류기업 호크사가 파트너십을 맺고 탄생시킨 작품입니다. 기차와 버스의 중간형태의 모습을 하고있는 이 운송수단은 친환경 대체운송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우선 카고호퍼는 일반적인 택배차량보다 연비가 좋습니다. 디젤엔진을 장착하여 일반 화물차보다 연비가 좋을 뿐더라, 차량 지붕의 태양 전지판에서는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고호퍼는 일반 화물차에 비해서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최대시속 20km~50km) 때문에 연비 하나만 보고 이 운송수단을 선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카고호퍼가 각광받을 수 있는 진정한 이유는 이 운송수단이 교통이 혼잡한 도심물류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얼핏 들어서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카고호퍼는 도로주행이 힘든, 일반 차량보다 긴 기차형태의 외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힌트는 카고호퍼의 속도에 있습니다. 일반차량보다 느린 카고호퍼의 속도로 인해서, 카고호퍼는 보행자간판에 구애받지 않고 시내 곳곳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디젤차량 중 유럽 오염 배출기준 4 이상의 차량만 출입가능한 ‘환경 존’에도 자유로운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모드에 비해서 도로의 병목현상과 상관없이 도심 곳곳을 누빌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카고호퍼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이유가 바로 이 ‘환경존’ 에 있습니다. 카고호퍼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네덜란드 정부는 교통체증과 소음, 환경오염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암스테르담, 헤이그, 위트레흐트 등 11개 도시에 환경존을 설정했습니다. 단순히 대체 운송수단을 만들어내고 끝낸 것이 아니라, 대체운송수단이 등장하기 전 사회간접자본을 먼저 확충한 것입니다.

문화가 되는 도심물류 국내에도 카고호퍼를 도입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무리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도 연비를 인식한 화물차량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물류업체는 물론, 소비자들 또한 연비가 좋은 차량을 선호하고 자동차 생산 업체들은 그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계속해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카고호퍼의 성공요인은 단순히 높은 연비의 친환경 차량을 개발한 것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카고호퍼가 개발되기 이전에, 카고호퍼가 움직일 수 있는 환경, 즉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그런 것이 없나요? 네 있습니다. 그러나 의미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버스전용차선’이 있습니다. 늘어나는 차량으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의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서 만든 버스전용차선은 사실상 의미가 없습니다. 버스전용차선 곳곳을 막고 있는 갓길주차 차량들과 법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차선을 넘나드는 일반 차량들로 인해서 버스전용차선은 그 의미를 잃어버리게 됐습니다.

즉 국내에 카고호퍼와 같은 대체운송수단이 도입되기 위해 선행되어야 될 것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뿐만이 아니란 것입니다. 한국 국민들 사이에 잠재되어 있는 ‘문화’의 변화,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무의미한 행정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에 내재되어있는 인식의 변화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카고호퍼의 국내도입은 어렵다고 봐야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사례의 도입을 포기할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문화를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만약 카고호퍼를 도입한다면 한국 문화에 맞춘 한국형 카고호퍼에 대해서 고민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무인택배

보다 자유롭게, 안전하게, 무인택배 보관함

무인기술의 왕국 일본에는 자판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의 거주시설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무인택배 보관함입니다. 이 택배보관함은 현관문의 보안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주인이 집에 들어올 경우 택배의 도착 유무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택배 화물의 주인이 부재중이고 특별한 요청사항이 없을 경우 이런 무인 택배 보관함에 화물을 보관해놓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것이 왜 도심물류 아이디어에 나왔는지 조금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사례들은 도심의 교통체증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인 반면, 무인 택배 보관함이 가지는 장점인 자유롭고, 안전한 화물수령은 도심문제와 큰 상관이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힌트는 택배차량의 배송 출발시간에 있습니다. 택배 차량이 도심에 진입해서 순회하는 시간은 대개 혼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한 비교적 한산한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많은 일본 대부분의 가정은 이 시간에 집이 비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다행히 주변에 맡길만한 장소가 있는 고객같은 경우는 상관없겠지만, 그런 장소가 없는 고객으로부터의 주문이라면 받는 고객도 주는 택배사도 어떻게 대응해야될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무인택배보관함도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생긴 기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무인택배함 대중화 임박, 그 실효성은?

우리나라는 일본과 매우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이 많기 때문에, 하루 일과의 대부분은 집이 아닌, 직장에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심고객이 집에 있는 시간과 택배 도착시간 간에는 어느정도의 괴리감이 생기게 됩니다. 비슷한 환경속에서 우리나라의 무인택배보관함은 아파트 경비실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많은 일본과 달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인구밀집지역에 자리잡은 고층의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주거문화를 대표하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주문을 해보셨다면 알겠지만, 남기고 싶은 말에 ‘부재시 경비실에 맡겨주세요’가 자동완성되는 것이 이유없이 나타난 현상은 아닌 것입니다.

지난 8월 13일, 안전행정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국내 관계부처는 ‘제119차 가정방문서비스 안전대책 관련 안전정책조정 실무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택배 관련, 여성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민들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여러 대책이 논의됐습니다. 이날 국토부는 500인 이상이 거주하는 공동주택에 무인택배함 설치공간을 두도록 제도화하고, 주민자치센터, 주차장 등을 무인택배함 설치공간으로 활용하는 ‘공동거점형 택배’ 사업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는데, 이 제도는 올해 12월 개정 시행될 예정입니다. 국내에도 무인택배 보관함의 대중화가 임박한 것입니다.

무인택배 보관함은 분명 국내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러나 500인 이상의 공동주택에 무인택배함 설치가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500인 이상의 공동주택은 국내에서 흔히 말하는 아파트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해당 주거단지에는 이미 아파트 경비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조금 가격이 있는 아파트 같은 경우는 이미 자체적으로 무인택배함 설치를 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의미있는 법안이 되려면 공동주택이 아닌, 주변에 맡길 장소가 열악한 군소 주택단지나 출퇴근시 수령이 용이한 대중교통 밀집지역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하는 것이 더 좋은 개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무인택배함 설치는 도심의 교통체증을 피해서 빠른 배송을 원하는 택배업체와, 퇴근 시간 이후에도 안전하게 상품을 수령하고자 하는 소비자와의 괴리를 해소해주는데 의미가 있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무분별한 무인택배함 설치보다는 보다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장소(가령 치안이 좋지 않은 어두운 골목길의 군소주택 밀집지역과 같은)에 설치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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