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 만에 맞은 두바이유 100달러 시대.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자 물류·유통업계도 비상등이 커졌다.
21일 기준 두바이유 거래 가격은 100.36달러. 더욱이 리비아 유혈사태 등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자 원유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탓이다.
국제유가가 오르자 국내 기름값도 따라 올라간다. 이럴 경우 물류 이동비나 공급가 상승으로 이어져 물류·유통업계는 마진 축소나 판매가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업태의 특성상 기름값에 더 민감한 물류업계는 운송원가에 부담이 가중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자체적으로 최단거리 운송과 공회전 최소화 등을 통해 유류 절감을 꾀하고 있다.
우선 대한통운은 유가급등에 대비해 저장량을 늘리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다. 또 운송차량의 이동경로 최단거리화와 공회전 최소화 등의 노하우로 유류 절감 운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유류관리팀을 가동해 유류절감 운전법 교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가 급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력과 별도로 유류부담을 덜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이나 해운업계에 도입된 유류할증제가 그 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택배차량의 경우, 하루 평균 유류비를 감안할 때 최근 유류비 증가로 한달 평균 8만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한 업체에서 4000여대의 택배차량을 보유할 경우 한달 평균 3억2000만원의 비용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유류비용 급증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제도적인 보완없이 업계 스스로의 절감 노력에만 의존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유류할증제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정부의 압력에 못이겨 물가 잡기에 동참하고 있는 유통업계에게도 엎친데 덮친 격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유가가 계속 올라갈 경우 물가 상승 요인이 강해지고, 차량 이용 고객들이 줄어들어 영업 환경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세계 이마트 관계자는 "유가가 상승하면 조업 일수 감소로 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등 다양한 상품들에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변화를 감지할 정도는 아니어서 추가 대응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작년에 무빙 워크 기기 주변의 조명을 LED 램프로 절약하며 연 6억원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낸 바 있다"며 "고유가 시대를 맞아 이같은 에너지 절감 노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테스코그룹사와의 공동 글로벌 소싱을 통해 물류비를 줄이고 차량에 공기 마찰을 줄여 연비를 10% 향상시키는 리블릿코팅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윤현기 홈플러스 SCM본부 상무는 "리블릿코팅을 통해 작년부터 올해 연평균 50만 리터의 유류를 절감할 것"이라며 "내년에 전 차량으로 확대 도입시 총 150만 리터의 유류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