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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분석]
삼성과 애플 …'적과의 동침'
8조원 규모, 반도체-LCD 부품계약 체결
전통적 기업경쟁 없애고 공급망 공동 활용
애플이?삼성반도체, LCD 등과 올해 8조원(78억불) 규모의 부품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구도인?삼성과 애플 모두 ‘삼성반도체-삼성LCD’로 이어지는 공급망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를 활용하게 된다.??
다시 말해 애플(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삼성(갤럭시, 갤럭시탭 등)이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 제품에 들어갈 주요부품들을 함께 공유, 공급받게 된 것.
최근 해외 주요외신들은 이번 계약을 놓고 라이벌간인?삼성과 애플의 ‘적과의 동침’으로 분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삼성과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이 애플에 대한 부품공급 계약에 대해 자연스런 현상으로 평가했다.?
◆삼성의 절묘한 사업포트폴리오 성과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이 나오기 이전에도 애플은 삼성의 주요고객이었다”며 “거래처 중 하나인 애플과 부품계약을 체결한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도?애플이 계약을 맺은 주체는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전자 내 반도체와? LCD사업부문으로?삼성전자와 스마트폰관련 사업부를 동일시하는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인해 마치 경쟁사와 거래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의 사업포트폴리오가 반도체, 휴대폰, LCD, 가전 등 다양하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 겉으로는 삼성이 다소 문어발식 사업모델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실적에서 나타났듯이 휴대폰과 반도체, LCD사업 등이 번갈아 가면서 실적개선을 주도한 것을 보면?삼성의 사업포트폴리오는?국내외에서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는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군 모두가 한꺼번에 좋은 실적을 보인 예는 적었다”며 “삼성전자의 절묘한 포트폴리오가 시황에 따라 서로 번갈아 가며 수익을 올려왔다”고 말했다.??
◆글로벌시장 ‘공급망 대 공급망’ 경쟁구도
물류와 SCM관련 학계와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부품 공급망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양사가 사업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를 들어 삼성이 애플과 계약하지 않고 이 회사의 부품수급을 곤란하게 만들 경우, 삼성이 득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애플이 삼성이 아닌 다른 반도체나 LCD를 선택할 경우, 오히려 삼성이 타격을 입게 된다.
이런 상황에 애플이 삼성전자를 축으로 하는 반도체, LCD 등 주요부품 공급망을 선택한 것과 이를 수용한 삼성 모두가 상생을 선택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민정웅 인하대학교 아태물류학부?교수는 “삼성과 애플이 삼성반도체-삼성LCD로 이어지는 부품 공급망을 공동 활용하게 된 것은 전통적인 경쟁개념을 탈피한 것”이라며 “글로벌시장에서 공급망 대 공급망 대결 구도가 만들어낸 새로운 협업모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블릿피시와 스마트폰은?최근 폭발적인 시장 확대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부품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삼성뿐만이 아니라 LG디스플레이(LGD) 등 주요업체들도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적기납품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업계는?전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