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관련 취재를 하다보면 소재의 경계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물류와 연관된 글소재가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겠죠. 아래 내용 한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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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신고된 백화점 수장고에 무슨 일이…
10억원 돈다발 미스터리, 주인·출처 "몰라"
OO그룹 운영 수장고…비자금 의혹에 '곤혹'
9일 여의도백화점에 폭발물 소동이 벌어졌다.
폭발물로 보이는 우체국택배 상자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 경찰은 즉시 백화점 고객을 대피시켰고,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만을 긴급 투입해 상자를 해체했다. 그러나 택배상자 2개에는 폭발물이 아닌 현금뭉치 10억원이 있었다.
신고를 한 곳은 여의도백화점에 위치한 S물류회사. 이 업체는 미술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전용창고(이하 수장고) 등을 운영하는 물류시설업체로 신고당일 경기도 여주 사무실로 이전을 준비 중이었다. 수장고는 항온항습 기능 및 최첨단 보안장치가 설치돼 귀중품들의 특급호텔과도 같은 곳이다.
이날 여러 개의 물건 중 택배상자 2개를 맡긴 의뢰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직원이 폭발물로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상자는 폭발물이 아닌 거액의 현금이 발견됐고, 경찰은 주인을 찾고 있다.
S물류업체의 물품보관 서류에는 의뢰인 이름이 '강OO'로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83'이 적혀있어 20대 후반 남성으로 보인다. 의뢰인은 지난해 8월에 1년치 보관료 201만9600원을 선불로 낸 상태다.
경찰은 해당 주민번호가 존재하지 않고, 의뢰인이 적어 둔 휴대전화 번호 역시 사용이 중지된 상태인 것으로 전했다. 경찰이 통신사를 상대로 의뢰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있지만 이 휴대전화가 '대포폰'이라면 주인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경우, 이 돈이 기업이나 개인이 조성한 비자금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자칫 사건이 미궁에 빠질 확률도 높다.
또 사고가 발생한 수장고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오너 자녀와 연결돼 있어 그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취재결과, 이 업체는 OO그룹 K모 명예회장의 자녀인 K모씨 내외가 최대주주로 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장고에서 주인 없는 10억원이 발견되자 해당업체는 난감한 처지다. 과연 이 돈의 출처와 주인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수장고에 들어왔는지 과정에 대해 의문의 꼬리를 물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장고는 값비싼 미술품 등 상위층들이 비밀리에 이용하는 개인물류창고이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보노출 등 불안감에 휩싸일 경우, 국내 수장고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가뜩이나 미술품 로비 등 사고로 미술관 및 개인수장고 등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이 높아진데다 이번 사고가 비자금과 연결될 경우, 수장고가 수사기관의 타깃이 될 가능성도 예외일 순 없다.
실제로 지금까지 검찰이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개인이나 기업 비자금으로 쓰인 거액의 현금다발이 나온 적이 있다. 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말 한화그룹 장교동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사무실 금고에서 현금 79억원을 찾아냈다.
2007년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검찰은 성곡미술관 3층 박문순 관장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현금과 수표 60여 억원을 발견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해당업체에 물품 보관이 정상적으로 진행돼 돈을 압수하지는 않았지만 돈의 출처와 가짜 주민등록번호를 쓴 점을 미루어볼 때 범죄용 또는 비자금처럼 부정한 용도에 쓰인 돈일 가능성을 보고 수사를 확대중이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