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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시장의 심리스 플랫폼을 꿈꾸다, ‘로지스팟’

by 신승윤 기자

2020년 06월 30일

화물운송 플랫폼 스타트업 '로지스팟', 그들이 화물운송에 뛰어든 이유

디지털화 왜 더딜까? 스타트업이 바라본 원인, 그리고 해결 방식

운송사 인수를 통한 확장 전략, 로지스팟이 그리는 미래는?

 

글. 신승윤 기자

 

 

‘화물운송’, 그리고 ‘스타트업’. 이 두 단어는 결코 잘 어울린다고 표현하기 어렵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필두로 생활물류 및 모빌리티 관련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등장할 때도 화물운송만큼은 스타트업과 거리가 멀었다. 이는 화물운송시장이 가진 특성에 기인하는데, 첫째는 더딘 디지털화을 꼽을 수 있고, 둘째는 B2B 중심으로 시장이 작동한다는 점이다. 결국 ICT를 기반으로 기존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다수의 유저를 확보하는 등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화물운송시장 진출은 매우 부담스런 일이 된다. 혁신보다 관성이 지배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가운데 스스로를 ‘화물운송 플랫폼 스타트업’이라 일컫는 플레이어가 등장했다. 운송 산업의 디지털화를 목표로 2016년 설립해 3년 만에 매출 180억 원을 달성하며 카카오벤처스, 스파크랩스, 등으로부터 19억 원의 Series-A 투자를 이끌어낸 스타트업. 더불어 작년 완료된 Series-B에서는 두나무앤파트너스 등에서 100억 원 투자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내륙 운송 서비스를 위한 통합운송관리 서비스(MTS, Managed Transportation Service) 회사 ‘로지스팟(LOGISPOT)’의 박준규 대표를 만나 화물운송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았다.

▲ 박준규 로지스팟 대표

 

화물운송시장에 진출하게 된 이유

 

- 화물운송시장 내에서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로지스팟이다. 이 시장에 진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이전 직장이 안마의자 회사 ‘바디프렌드’였다. 이곳에서 일하며 물류분야에 대해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가운데 ‘갈수록 수입·수출은 늘어나지만 제조량 자체는 줄어드니 물류창고는 점점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리곤 했는데, 그러던 중 화물차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제품을 만들고 보관하는 일보다 나르는 일에 특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이후 화물운송시장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스터디를 시작했다.

 

- 이를 통해 발견한 화물운송시장은 어떤 모습이었나?

 

화물운송시장은 막대한 규모를 가지고 있었다. 내륙 운송만 해도 27조 원 규모에 이른다. 그러나 이토록 큰 시장이 매우 영세한 규모로 잘게 쪼개져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언젠가는 서로간의 통합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디지털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 확신한다. 해외 사례만 봐도 이는 자명하다. 미국, 일본 등 화물운송시장은 중·대형 운송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간의 합병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이를 주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IT를 보유한 기업들이었기에 로지스팟의 비즈니스 또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국내 화물운송시장의 디지털화는 왜 더딜까

 

- 여전히 국내 화물운송시장은 IT나 DT(Digital Transformation)와는 거리가 먼 시장으로 인식되고는 한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기존 화물운송시장이 가진 고유의 특성으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 구조상 영세성을 띨 수밖에 없으며, 시장 플레이어들의 고령화 또한 DT를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그러나 화주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로지스팟의 고객이기도 한 화주들은 기술적 발전을 통한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 때문에 경쟁사들이 영세성으로 하여금 RND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화주들에게 진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했을 때 반드시 선택받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한편 화물차주들이 고령화 등으로 인해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이들의 업무환경에 알맞은 기술을 적용해나가면 된다. 택시를 예로 들면 쉽다. 최근 택시운전기사의 고령화 또한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업무환경에 완벽히 적응을 마쳤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 기술의 난이도나 복잡성과 별개로 이를 활용하는 차주입장에서 편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본다.

 

- 현재 로지스팟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운송채널 통합관리, 문서 작업 자동화, ERP 시스템 연동 등 통합 운송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로지스팟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화물운송시장의 DT 이슈가 있다면?

 

로지스팟은 기본적으로 화주의 니즈에 주목하고 있으며, 나아가 화물운송시장 내 모든 플레이어들이 디지털 서비스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현재 진행 중인 인수증 디지털화와 같은 요소는 아주 작은 기능이며, 나아가 업무 프로세스 전체가 자동화 된다고 해도 이는 해당 업무와 관련된 기능적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즉 디지털 전환은 특정 기능 하나하나와 관련된 이슈가 아니라, 업무와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이 디지털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변화하는 과정이라 말하고 싶다.

▲ 로지스팟이 제공하는 디지털 화물운송 서비스

 

디지털의 관점에서 업무 전체를 바라보고,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기획 및 실행이 이뤄지는 환경. IT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환경으로 나아가는 것이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은 산개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입차와 용차의 정보공유를 통해 단일 스크린에 관련 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실무자가 사내 운송 정보 전체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한다. 단순히 운송 정보 뿐만 아니라 입출고와 같이 운송과 밀접하게 연결된 물류 프로세스까지도 로지스팟이 제공하는 단일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의 기초는 모든 정보를 한 곳으로 모아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확장 전략에 관하여

 

- 로지스팟은 여타 화물운송 정보망, 플랫폼들과 달리 운송사를 인수해 직접 오더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확장을 이루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은 무엇인가?

 

처음 운송사를 인수해 직접 운영한 이유는 물류산업과 화물운송시장에 대한 이해를 선행하기 위함이었다. 그 과정에서 시장과 관련된 경험을 간접이 아닌 직접적으로 쌓을 수 있었다.

 

- 허나 운송사를 인수하는 전략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맞다. 지금까지 운송사 인수를 거듭하는 이유는 화주인 고객사가 맡긴 물량을 로지스팟이 직접 운영 및 운송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고객사는 운송사에게 보다 진보된 역량을 바라고, 이에 맞춰 조직을 변화시키며 키워나가는 것이 핵심역량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운송사들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홍콩 출신의 글로벌 물류기업 리앤펑(Li & Fung)은 오퍼레이션을 포함한 물류 코디네이션을 플랫폼의 핵심 역량이라 판단하고 실제 이를 서비스하고 있다. 그리고 이 코디네이션은 디지털 DNA를 바탕으로 하기에 글로벌 물류 서비스로 선택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로지스팟 비즈니스에도 적용해 나갈 것이다.

 

- 직접 운송까지 담당하려면 여간 힘든 것이 아닐텐데

 

오퍼레이션을 담당하던 하지 않던 힘들고 골치 아픈 것은 똑같다.(웃음) 결국 멀리보자는 판단인데, 화물운송시장처럼 파편화된 시장은 끝내 통폐합 단계에 이르러 몇몇 대형회사들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영세성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매출규모가 성장해야 하는데, 이는 인수 및 합병 전략을 통해 몸집을 키움으로써 가능하다. 물량이 많을수록 효율이 극대화되는 것이 물류의 기본 공식 아닌가. 때문에 로지스팟에게 인수, 합병 전략은 굉장히 중요하다. 화주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전체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수다.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물류 스타트업들에 관하여

 

- 작년과 재작년, 물류시장 가운데서도 특히 라스트마일 배송시장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들며 주목을 받았다. 같은 물류 스타트업 입장에서 로지스팟이 바라보는 B2C 배송시장의 전망은 어떠한가?

 

배송시장은 끊임없이 커질 것이다. 꾸준히, 그리고 가파르게 증가하는 주문 수와 물량이 이를 증명한다. 더불어 새로운 배송가능 제품이 꾸준히 발굴되고 있다. 쿠팡, 배민 등 대중이 편의성을 느낀 서비스는 앞으로도 꾸준히 사랑받을 것이다.

 

가운데 로지스팟은 라스트마일 배송시장과 화물운송시장의 근본 속성이 같다고 생각한다. 각각 B2B와 B2C라는 표현 때문에 다르게 보일 수도 있으나, 물류는 보내는 자와 받는 자가 기본이다. 그 가운데 나르는 자가 존재하는데, 이 나르는 자는 개인 사업자이자 운송사로부터 물량을 받아 일한다.

 

이 같은 구조는 물류산업을 구성하는 여러 시장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최근 로지스팟이 신한국로지스텍을 인수하며 기업 퀵 서비스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즉, 화물운송시장과 라스트마일 배송시장 모두가 무궁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 시장을 넘나들며 성장과 확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로지스팟의 향후 비전과도 연결된다.

▲ 최근 로지스팟이 드라이버 파트너들에게 제공한 ‘코로나 예방키트’

 

로지스팟의 미래

 

- 여전히 DT는 화물운송시장의 큰 숙제로 남아있다. 그 가운데 로지스팟 향후 목표는 어떤 것인지?

 

단기적으로는 오퍼레이션 퀄리티를 강화할 것이다. 고객만족이 최우선이며, 이를 바탕으로 매출 500~6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로지스팟 플랫폼을 물량의 시작부터 최종 소비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마치 택배를 받듯 화물운송 서비스를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인데, 포워딩부터 해운, 항공, 철도, 택배, 나아가 일반 개인까지 모든 고객이 단절 없이 부드러운 물류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는, 물류시장의 심리스(Seamless)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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