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라이벌 간 물류 신경전
디아지오 물류입찰에 CJ GLS ‘출입제한’
상품판매·재고량 등 영업정보 노출 꺼려
[로컬경제] 위스키 판매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가 물류입찰 과정에 전문물류기업인 CJ GLS를 제외한 배경이 흥미롭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가 제품의 운송과 보관, 통관 등 유통전반을 책임질 물류사 선정에 나선 것으로 전했다. 이 과정에서 디아지오는 대부분의 물류회사에 입찰공지를 보냈으나 유독 CJ GLS만 알리지 않았다.
이를 놓고 업계는 위스키 라이벌인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날선 신경전으로 해석했다. CJ GLS는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물류파트너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스키 1, 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인 양사가 물류를 한 곳에서 맡길 순 없는 노릇”이라며 “경쟁사 파트너인 CJ GLS를 입찰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물류센터는 제품의 종류별 판매와 재고량, 신제품 등 영업정보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곳”이라며 “한 업체가 동종업계 화주들을 동시에 유치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업계는 디아지오의 연간 국내 물류비를 45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맥주, 와인, 위스키 원액 등 수입주류의 보세 및 통관업무 등을 포함하면 전체 물류비는 1.5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아지오의 물류재정비로 현재 파트너인 DHL의 계열사인 DHL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도 계약 6개월 만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이다. DHL은 지난 6월에 디아지오코리아와 물류위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관행상 1년 정도는 계약이 유지된데 반해 이번 경우는 의외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편, 국내 위스키시장 1, 2위를 다투는 디아지오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전년 10월 누계 대비 각각 81만1551 상자, 75만5500 상자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