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40년…홀로서는 동부익스프레스
[로컬경제] 동부그룹의 물류부문인 동부익스프레스가 동부건설로부터 내년 1월1일자로 분사한다. 동부건설은 다음달 18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분할을 최종 승인할 계획이다.
1969년 세워진 미륭건설과 함께 그룹의 모기업인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 1971년 11월 동부고속운수주식회사로 설립돼, 지난 2000년 2월 동부건설과 합병했다. 내년에 창업 40년(합병 11년)을 맞는 동부익스프레스가 다시 홀로 서게 된 것이다.
이를 놓고 업계와 증권가는 그룹의 철강, 건설, 금융, 정보통신, 농자재 등 7대 사업 중 하나인 물류(여객·무역)에 대한 역량을 동부익스프레스에 몰아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아울러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계열사 간 책임경영을 위한 조치로 풀이했다.
그러나 최근 그룹 내 동부익스프레스의 위상은 초라하다. 지난 2007년 택배사업 진출(중앙일보계열 훼미리택배 인수) 직후에 맞닥뜨린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덤핑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항만·운송 등 물류사업의 실적악화로 몇 년째 고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 동안 버팀목이 돼준 그룹마저 건설경기 침체에 시달리면서 채무 증가와 수익성 감소로 내부에서도 큰 부담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향후 동부익스프레스에 대한 업계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택배사업의 적자폭이 이번 분할의 주된 요인으로 해석했다. 또 사업이 정상화되지 못할 경우, 택배를 매각할 수 있지 않겠냐는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에 대해 동부 측은 “건설과 물류사업의 분리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경영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우려 뒤엔 긍정적 전망도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독립법인 체재가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논리에 치중된 물류사업이 독자행보를 걷게 돼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으로 성장속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15조원, 재계 20위권인 동부그룹은 산업과 금융부문을 분리한 지주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복잡한 그룹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직변화가 당분간 예상된다.
창업 40년째 동부익스프레스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새로운 도전과 과제 속에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지 동부익스프레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