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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공급망 키워드 '행동'

by 양석훈 기자

2018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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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가 열렸다. 이맘때면 2018년을 전망하는 많은 글들이 쏟아진다. 포브스(Forbes)에서도 2018년 공급망에 다가올 변화와 트렌드를 몇 가지로 간추려 조망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18년 공급망은 ‘행동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그간 ‘용어’ 중심으로 일컬어졌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 트렌드들이 본격적으로 공급망에 적용되고, 사용되는 한 해가 된다는 뜻이다.

*Forbes, 'Supply Chain Trends To Watch In 2018'(Steve Banker), ‘4 Supply Chain Predictions For 2018’(Paul Martyn) 

 

3M의 공급망(Supply Chain) 수석부사장 린데쿠겔(Jon T. Lindekugel)은 “공급망 업계는 지난 수년간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을 포함한 파괴적인 데이터 기반 기술의 사용에 대해 논의해왔다”며 “2018년에 우리는 그 이야기가 보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기업의 리더들은 기술을 활용해 공장에서부터 매장 선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공급망의 기능을 파괴적으로 진보시켜야만 한다”며 “그렇게 되면 고객 만족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도출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투명성과 지속가능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은 숙제로

 

글로벌 공급망 업체에 대한 지속 가능성 등급을 제공하는 에코바디스(EcoVadis)의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CEO인 피에르-프랑소아 세일러(Pierre-Francois Thaler)에 따르면, 2018년은 글로벌500(Global 500) 기업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또 어떻게 지속가능성과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그리고 근로자의 안전을 높일 것인지 심사숙고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세일러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사회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오늘날 환경은 자신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업과 연관돼 있는 모든 공급자의 행동과 관습에 초점을 맞추도록 부추긴다”고 말했다.

 

세일러는 또한 “2017년 전반에 걸쳐 노예와 같은 강제 노동, 일터에서의 괴롭힘 등 근로자 안전 및 노동 환경과 관련된 수많은 사건이 벌어졌다. 2018년 공급망 분야의 리더들은 그들의 가치사슬 깊숙한 곳에 투자하여, 자신들이 투명할 뿐 아니라 2차, 3차 협력업체와 긴밀히 연결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며 “여기에는 기업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협력업체 직원을 대하는 태도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뱀부로즈(Bamboo Rose)의 CEO 수 웰치(Sue Welch)는 2018년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는 세일러의 견해를 받아들이며 보다 확장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제품의 출처와 정보를 상세히 알길 원하는 고객의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가령 당근만 하더라도, 당근이 수확된 농장뿐 아니라 당근이 심어진 로트(Lot) 번호까지도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구매 방법뿐 아니라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마케팅을 수행하는 구체적인 방식까지도 추적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2018년에는 이러한 종류의 수요가 의류를 비롯한 다양한 유통 영역으로 침투함에 따라, 라벨에는 원산지와 같은 세부 정보까지 담기게 될 것”이라며 “가령 의류를 만드는 데 쓰인 면은 어디에서 제배되었는지, 농장이나 제조 단계에서 어떤 화학제품이 사용되었는지 등이 라벨에 포함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명한 유통업자는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제품을 ‘신뢰할 수 있게끔’ 마케팅할 것인데, 그러려면 공급망의 모든 수준에서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통합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웰치가 말한 ‘신뢰할 수 있게끔’이란 에코바디스의 공동 CEO 세일러의 견해와 교집합을 갖는다. 세일러는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라벨을 붙여 스스로 ‘지속가능’하다고 말한, 즉 ‘그린워시(Greenwash)’를 해온 기업들을 봐왔다”며 “하지만 이러한 접근법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기업의 책임과 투명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겉(Surface)만 보여주는 수준의 약속으로 시장을 조작하려는 기업은 소비자의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일러에 따르면 결국, ‘진정한’ 지속가능성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만이 보다 나은 실적을 만들어낼 것이다.

 

현장인력 부족, 열쇠는 ‘기술’에

 

물류현장의 노동력 부족 현상은 또 다른 숙제로 제기될 전망이다. 특히 운전기사(Driver) 부족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임금 인상은 새로운 운전기사를 산업에 끌어들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물류회사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선택을 꺼린다.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게 포브스의 설명이다.

 

이 와중 자율주행차량이 운전기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이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이 되기에는 어렵다는 의견이 무게감을 갖는다. 완전히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차량을 만드는 데는 넘어야 할 기술적인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즉, 완벽한 자율주행차량은 한동안 출시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물류회사는 새로운 운전기사를 산업에 끌어들이고, 기존 운전기사를 지켜내기 위해 적극적인 조취를 취해야 한다. 하나의 방편으로 물류업체는 TMS와 수송 네트워크 디자인 솔루션 등을 활용해 공차율을 줄일 수 있다.

 

운전기사뿐 아니라 물류센터 현장인력 부족도 이슈다. 전자상거래의 규모가 커지고 옴니채널이 주목받으면서 창고 내 피킹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센터 현장인력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과는 별개로 물류센터 현장인력이 선망 받는 직종은 아니다. 오히려 흔히 말하는 3D 직종에 가깝다. 이에 물류센터 운영업체는 물류로봇 등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도 당장의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로봇이 RaaS(Robot as a Service)* 방식으로 현장에 공급되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로봇은 인간 작업자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한 시기의 글로벌 공급망

 

글로벌 무역관리(Global Trade Management) 선도업체 앰버로드(Amber Road)의 CEO인 짐 프로이닝어(Jim Preuninger)는 “불확실한 시기에는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분석하여 필요한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다국적 기업은 관세나 리드타임, 공급자의 품질 및 신뢰성을 포함해 전체적인 화물 양륙비(Landing Charge)와 규제 문제를 고려해 공급망을 설계한다”고 전했다.

 

관세는 양륙비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공급망 설계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라마소프트(LLamasoft)의 공동 설립자이자 부사장인 토비 브로즈노프스키(Toby Brzoznowski)는 “앙륙비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한 여러 회사를 살펴본 결과, 많은 기업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비하고 있긴 하지만 일단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는 분위기”라 전했다.

 

관세와 관련해 중요한 이슈가 발생하면 공급망 네트워크는 크게 변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치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면 그러한 일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미 하원은 2018년 민주당에 의해 장악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탄핵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관세의 향방은 중요하지만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데이터가 수요공급에 대응한다

 

끝으로 데이터 기반 기술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전문가들이 빅데이터의 다음 단계를 말한다. 많은 기업들이 수년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그것으로 말미암아 2018년엔 더 실용적이지는 않더라도 더 스마트한 응용프로그램이 등장할 것이다.

 

짐 로튼(Jim Lawton) 리싱크로보틱스(Rethink Robotics) COO(Chief Operating Officer)는 “2018년 공급망을 관리하는 방식은 대응(React)하는 방식에서 반응(Responsive)하는 것으로 전환할 것”이라며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는 데이터 수집 자동화 및 소프트웨어 기반 장비의 발전으로 가능해진 것인데, 결국 공급과 수요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기술들이 공급망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 전했다.

 

3M의 린데쿠겔 또한 “기업이 데이터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지표 수준의 예측 및 결정을 뛰어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수요를 보다 효과적으로 예측하고 그러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대형 공급망의 등장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새로운 기술에 광적으로 몰두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실제 블록체인과 3D 프린팅, 자율이동차량, IoT, 머신러닝과 같은 기술은 엄청난 홍보효과를 촉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종종 ‘디지털’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이지만, 그것들이 모두 흥미롭고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엄밀히 말해 그 기술 간의 공통점은 많지 않다. 심지어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기술들은 성숙도 곡선에서 서로 다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가령 자율주행차량은 빠르게 성숙해 가고 있으나 블록체인은 성숙 곡선의 하단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2018년은 ‘행동의 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해에는 높은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경쟁력의 조건이 될 것이다. 공급망 실무자와 마케터는 그를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결국 기술에 그 실마리가 숨어있을 수 있다.

 



양석훈 기자

따봉충이 되고자 합니다. 단 하나의 따봉(좋아요)이라도 더 받기 위해 공부합니다.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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