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차이나리포트] 훠처방+윈만만, 중국 화물운송 플랫폼계의 공룡 탄생

by 임예리 기자

2017년 12월 05일

훠처방+윈만만, 중국 화물운송 플랫폼 업계의 디디추싱 탄생할까

재편되지 않은 화물운송 시장, 단기간 내 전면 유료화는 미지수

훠처방 윈만만 货车帮 运满满 차이나리포트 화물운송 플랫폼

중국 화물운송 플랫폼 1, 2위를 다투는 훠처방(货车帮)과 윈만만(运满满)이 지난달 27일 합병 소식을 발표했다.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둘러싸고 현지에선 향후 서비스 유료화와 시장 개편 등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화물운송 플랫폼계의 '넘사벽' 1인자 탄생할까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 영원한 이익만이 있을 뿐.' 이 문장은 중국 인터넷기업 사이의 경쟁을 묘사하는 유명한 말 중 하나다. 일례로 2015년 모바일 콜택시 업계의 디디다처(滴滴打车)와 콰이디다처(快的打车)가 합병해 디디추싱(滴滴出行)을 론칭했고, 현재 디디추딩은 업계에서 독점적 지위에 올라섰다. O2O 음식배달 서비스인 메이퇀(美团)과 따종디엔핑(大众点评) 역시 같은 해 합병해 메이퇀디엔핑(美团点评)을 론칭하여 시장 장악력을 대폭 높였다.

 

그리고 지난 달 27일 이와 비슷한 사건이 중국 화물운송 업계에도 일어났다. 화물운송 플랫폼 훠처방(운영사: 구이양훠처방과기유한공사(贵阳货车帮科技有限公司))와 윈만만(운영사: 장쑤윈만소프트웨어과기유한공사(江苏满运软件科技有限公司))이 전략적 합병을 발표한 것이다.

 

훠처방은 공로 운송에 집중한 화물운송 플랫폼으로, 2011년 설립됐다. 450만 대의 차량과 88만 명의 화주가 등록되어 있으며, 투자 유치액은 수 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설립된 윈만만의 경우, 약 400만 명의 화물차 기사 회원과 100만 명의 화주 고객을 보유하며, 중국 전역 315개 도시가 서비스 지역이며, 디디다처의 투자자였던 왕강(王刚), 마윈(马云) 산하의 윈펑기금(云锋基金) 등으로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업체는 불과 몇 달 전까지 해당 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던 업체였고, 심지어 운송 정보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까지 했던 경쟁사였다.(관련기사: http://www.clomag.co.kr/article/2446) 점점 더 격해지는 경쟁에 양사 모두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자금이 늘어났다. 그런데 두 업체 모두 표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사실 본질적으로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화물차주와 화주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즉, 화물과 화물차를 얼마나 잘 배치하느냐가 가장 요한 요소인데, 이 부분에서 양사의 업무의 많은 부분이 겹칠 수밖에 없다.

 

또한, 2013년 이후 인터넷+(互联网+) 개념의 확대와 시장 성장 가능성으로 인해 화물운송 플랫폼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중국 교통운수부(交通运输部)에 따르면, 중국의 화물운송량은 2012년 410억 톤에서 2016년 440억 톤으로 늘어났는데, 이중 공로운송량의 경우 318억 톤에서 336억 톤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훠처방과 윈만만의 운송량을 합쳐도 전체 공로운송량의 10%가 되지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장은 커지는 데 비해, 수많은 경쟁자로 인해 짧은 시간에 큰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현재 중국 전역에서 운영 중인 화물운송 플랫폼(앱 포함) 수는 200여 개에 다다른다. 여기에 가격 결정권을 가지려면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혜택이나 이벤트를 위해선 다시금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배경들이 이번 훠처방과 윈만만의 합병을 이끌었다는 것이 현지 업계의 분석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양사의 투자자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와 관리층까지 나서서 추진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스마트 물류산업의 발전에 주목하면서 기업의 '물류비 절감'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인터넷 물류기업의 대표격인 훠처방과 윈만만이 자연스레 정부의 관심을 끌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중국 국무원(国务院)이 발표한 <물류업발전중장기계획(2014~2020)>에는 2020년까지 현대적인 물류서비스 체계를 설립하는 것을 발전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 지원을 통해 물류업계 뿐만 아니라 이종산업에 속한 업체들이 물류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절대적인 시장 지배자의 탄생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양사가 가진 차주와 화주 고객을 확보하면서 화주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물류 상용차와 관련한 금융과 데이터 서비스 개발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 유료화 가능성은?

 

한편, 이번 합병에 대해 현지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서비스 유료화'에 대한 가능성이다. 특히 훠처방의 경우 전면 이전까지 '무료 서비스'를 강조해왔기에 더욱 그렇다. 업체 간 경쟁이 심할 때 이득을 보는 이들은 사용자다.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의 경우도 그러했다. 하지만 디디추싱 출범 이후, 그전까지 제공됐던 혜택이나 가격 이벤트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디디추싱의 '선례'를 본 화물차 기사 역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유료 회원과 무료 회원을 나누어 유료회원에게 더 좋은 주문을 주는 방식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돌고 있다.

 

하지만 과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아직 화물운송 플랫폼 업계의 제대로 된 '물갈이'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플랫폼 업체가 훠처방과 윈만만을 의식해 견제 작업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합병 플랫폼이 서비스 유료화나 가격을 올린다면 그 과정에서 그전까지 확보한 화물차 기사들의 이탈도 예상되어 단기간 내에 가격 정책이 바뀌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한편, 훠처방과 윈만만은 합병 이후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새 회사의 이사장 겸 CEO는 윈만만과 디디추싱 투자자였던 왕강(王刚)이며, 현 훠처방과 윈만만의 CEO인 뤄펑(罗鹏)과 장후이(张辉)는 공동 총재를 맡을 예정이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