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택배사업 진출(?)…유진그룹 로젠 인수說
농협중앙회(회장 최원병)가 유진그룹(회장 유경선) 물류부문인 로젠택배를 인수, 택배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농협의 로젠 인수설이 기정사실화되면 우체국에 이어 두 번째로 이뤄진 공기업의 택배시장 진출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농협 계열사인 농협물류가 로젠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물류가 적정인수가를 농협중앙회에 보고한 결과, 농협은 최근까지 유진그룹과 수차례 만남을 통해 로젠 최종인수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협의 중인 인수금액은 600억원 정도로 로젠택배가 흑자를 내고 있어 인수가가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유진과 접촉 중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로젠)인수에 대한 최종합의를 본 단계는 아니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진 관계자는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따른 계열사 매각은 물론 재무적 투자가 다양하게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최종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 동안 농협은 계열사인 농협물류를 통해 택배사업 진출을 검토해왔다. 또 로젠도 M&A; 시장서 매물로 꾸준히 언급된 상황이라 양측의 매각 성사여부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한 유진그룹의 주채권은행이 농협이라는 측면에서 로젠택배 인수가 손쉽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농협은 올 하반기 예상되는 (중기전용)홈쇼핑사업자 선정에 진출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하나로, NH몰 등 농산물 유통사업 확대에 따른 택배업 진출이 예견된 상태다.
또 계열사인 농협물류 대표인 김병훈 사장이 과거 택배 1위인 현대로지엠(구 현대택배)을 이끈 경험자인 점도 택배업 진출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농협이 택배업에 진출할 경우, 택배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5~6위권인 우체국택배와 로젠택배의 경쟁 속에서 농협이 로젠을 인수하게 되면 공기업끼리 택배시장에서 한판승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우체국과 로젠 두 업체의 택배 물동량은 지난해 기준 10만 박스 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데다 매출액 차이도 300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택배사 한 관계자는 “농협이 홈쇼핑 사업에 진출하고, 유통사업 분야에서 택배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하게 되면 택배 빅4(대한통운, 한진, 현대로지엠, CJ GLS) 자리를 넘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 택배시장은 성지건설 계열인 하나로택배 사업철수 등을 시작으로 중소택배사의 몰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의 택배(물류)시장 진출이 다시 고개를 들 고 있다.
김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