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은 4층짜리 집, 블록체인이 개선할 여지 커”
“블록체인 도입 효과 높이려면 시스템 자동화와 연결해야”
글. 임예리 기자
블록체인, 네 정체가 뭐니
불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선 블록체인 기술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블록체인은 거래 데이터를 중앙서버에 보관하는 대신 거래자가 모두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분산원장’ 기술이다.
조금 구체적으로 보자. 거래가 발생한다. 그 거래 내역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하나의 블록으로 묶인다. 이후 또 다른 거래가 발생해 두 번째 블록이 생긴다. 이때 첫 번째 블록은 두 번째 블록에 연결된다. 마찬가지로 두 번째 블록은 다시 세 번째 블록에 연결된다. 이렇게 연결된 블록들은 결국 체인의 형태를 이루게 된다.
블록체인은 토렌트에 활용되는 P2P(Peer to Peer) 방식과 유사하다. 토렌트 이용자는 파일을 내려받기 위해 중앙 서버를 이용하지 않는 대신 분산된 참여자의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전송받는다. 블록체인에서 데이터가 쌓이는 원리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토렌트와 다른 점도 있다. 블록체인은 토렌트와 달리 ‘합의구조’를 갖는다. 합의구조란 과반(51%)을 기준으로 데이터가 진짜인지 거짓인지 판별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합의구조는 데이터를 해킹 등으로부터 보호한다. 가령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데이터가 100대의 컴퓨터에 분산돼 있다고 해보자. 누군가 데이터를 변조하기 위해서는 최소 51대의 컴퓨터를 해킹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블록체인은 위·변조로부터 데이터를 보호해 보안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은 거래를 차곡차곡 쌓아 체인 형태로 저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이나 기관은 정보가 어떻게 흐르고 흘러 최신 정보까지 도달하게 되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즉 블록체인은 정보의 흐름과 그 결과의 일치성 역시 보장한다.
각 산업에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블록체인의 이러한 장점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Ethereum), 하이퍼레저(Hyperleger), R3 CORDA 등 블록체인의 주요 기술 오픈소스 구현체는 서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며 상호 발전하고 있고, 그 결과 블록체인 기술 자체도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세계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는 눈에 띄지 않는다. 특히 국내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권에서만 활용된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그 결과 금융권 외의 산업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지난 4월 6일 ‘블록체인 오픈포럼’이 정식 출범했다. 초대 의장을 맡은 오세현 SK㈜ C&C DT사업부문 전무는 “블록체인 영역에서 기업 간 격차가 크지 않은 지금이 한국이 다시 IT 강국으로 재기할 수 있는 기회”라며 “민간, 기업, 정부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국가 주도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국제 흐름에 걸맞은 블록체인 생태계가 조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목할 만한 업체들도 있다.
블록체인, 공급망 흐르는 돈 관리한다
대표적 사례로 삼성SDS를 들 수 있다. 삼성SDS는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지난 4월 6일 실시간 거래처리 및 관제 모니터링 등이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공개했다. 일반 기업체와 금융기관은 넥스레저 플랫폼 위에서 자신이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삼성SDS는 같은 날 넥스레저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디지털 신분증(Digital Identity)’과 ‘디지털 지급결제(Digital Payment)’ 솔루션도 함께 공개했다. 디지털 신분증은 개인 혹은 기업체의 정보를 담은 신분증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돼 안전하고 편리하게 저장·전송·인증·연계할 수 있다. 디지털 신분증의 일부 기능은 삼성카드의 제휴 대행 서비스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처럼 디지털 지급결제에 블록체인이 활용된 까닭은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온라인 지급결제를 쉽고 안전하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니즈가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SDS는 넥스레저에 생체인증 솔루션인 ‘넥스사인(Nexsign)’을 접목해 안정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SDS는 디지털 신분증과 디지털 지급결제 등을 포함해 넥스레저 플랫폼과 관련된 7개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삼성SDS는 넥스레저의 단기 목표로 ‘기업의 자금 조달 자동화’를 꼽는다. 사실 공급망 전체를 흐르는 자금 관리, 즉 ‘공급망 금융 모델’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는 과거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공급망이 글로벌로 확장된 상황에서, 그러한 시도가 글로벌 거래가 지닌 복잡성과 불투명성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자금이 2차, 3차 등 협력사로 흐르면 자금과 관련된 정보는 더욱 혼탁해진다. 삼성SDS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가 금융 거래의 가시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고 N차 협력사까지의 송장 및 자금 유출입 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넥스레저를 활용하면 참여자의 합의와 상호승인(분산합의)에 의해 거래가 확정되고 진행되기 때문에 금융거래 전 과정에 자동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 삼성SDS의 설명이다.
한편 향후 물류영역에서도 넥스레저가 활용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물류는 계약구조가 복잡하고, 역할이 상이한 참여자가 다수 존재하며, 그들이 체결하는 계약관계에 대한 공유 및 합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블록체인의 강점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실제 송광우 삼성SDS 금융컨설팅팀 상무는 미디어 설명회에서 “내년 쯤 특정 영역에서 검증된 유스케이스(Use case)가 나올 것”이라 밝혔는데, 삼성SDS가 언급한 유스케이스에는 ‘글로벌 품질보증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이는 넥스레저가 물류와 결합해, 기업과 협력사가 자동화된 업무 연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돕고, 모바일 글로벌 품질보증(Warranty)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송 상무는 삼성SDS 내 물류BPO 부문과도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밝히며, 넥스레저의 물류영역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송광우 삼성SDS 금융컨설팅팀 상무
물류는 4층짜리 집, 성장가능성 높아
SK㈜ C&C도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SK㈜ C&C는 지난 3월 ‘블록체인 모바일 디지털 ID 인증 서비스(IDaaS, IDentity-as-a-service)’를 개발했다. SK㈜ C&C의 설명에 따르면, IDaaS는 별도의 가입 또는 ID 통합 절차 없이 다양한 산업 및 서비스에서 사용가능한 ‘원 아이디(One ID)’를 실현한 것이다.
IDaaS를 이용하면, 특정 통신사의 온라인 ID를 보유한 고객이 간단한 개인식별 숫자(PIN 코드: Personal Identity Number) 입력만으로 통신사와 제휴된 쇼핑몰, 금융기관, 영화관 등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다른 가입자와 아이디 충돌도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IDaaS는 보안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개인의 ID 증명키 값이 블록체인상에서 모든 서비스 제공 사업자 사이에 공유되며, 고객의 모든 로그인 기록이 블록체인 분산원장에 남기 때문이다. 한편 서비스 제공 사업자는 별도의 고객 인증 시스템을 구비할 필요 없이 기존 인증 체계와 호환하여 통합 인증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오세현 SK㈜ C&C DT사업부문 전무는 IDaaS의 또 다른 장점으로 기업의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를 언급한다. 가령 A라는 서비스가 있다고 치자. 시장에는 이미 이와 비슷한 B가 있다. 이미 B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A서비스에 가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비슷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신규 서비스에 가입하는 데는 상당한 번거로움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고객을 유치해야 하는 A서비스는 쿠폰 제공, 할인 혜택 제공 등의 마케팅을 펼친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다.
오 전무는 “신규 가입 없이 ID가 연동되는 디지털ID를 통해 고객은 손쉽게 해당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마케팅 비용은 줄어든다”며 “특히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잠재 고객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기업 생태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세현 SK㈜ C&C DT사업부문 전무
한편 오 전무는 물류산업을 ‘4층짜리 집’에 비유하며, 블록체인 기술이 큰 효과를 발휘할 영역으로 물류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류산업의 문제는 블록체인을 통해 해소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며 “15층 건물을 재건축해 22층 건물을 짓는 것보다는 4층 건물을 재건축해 22층 건물을 짓는 게 더 효과가 큰 것처럼, 블록체인을 통해 물류가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전무가 말하는 집의 층수는 해당 산업 내의 IT기술 활성화 정도를 뜻한다. 그는 “금융권에서는 IT기술 적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반면 항만, 선하증권, 컨테이너 관리 등 물류 영역에서는 아직 IT기술이 충분히 접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물류업계에는 화주, 은행, 선주, 관세청 등 많은 플레이어가 존재하는데, 이들이 계약을 맺을 때 아직까지도 종이가 사용되고, 변호사가 계약 내용을 보증한 뒤에야 계약이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오 전무는 “블록체인은 디지털로 계약을 보증하기 때문에 계약의 신뢰성을 높일 뿐 아니라, 계약 체결 시간과 비용을 기존의 5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해킹의 위험이 없어 거래의 안정성도 보장한다.
SK㈜ C&C는 향후 인공지능(에이브릴), 스마트팩토리(스칼라), 빅데이터(큐타), 클라우드(클라우드제트) 등 자사의 ICT 신기술과, FSK L&S(중국 훙하이그룹과의 합작법인)의 물류통합솔루션 브랜드인 ‘케롤(Kerol)’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오 전무는 “블록체인 서비스 딜리버리에 대한 방법과 플랫폼 준비는 기본적으로 완료된 상태”라며 “IDaaS 등 자체 프로젝트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고객가치를 실현하는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SK㈜ C&C의 목표”라고 밝혔다.
물류에 블록체인이 적용된다면
지금까지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응용 모델을 연구하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하지만 그 적용 영역은 대개 금융권에 한정돼 있다. 물류에서 블록체인 상용화 사례를 찾아볼 수는 없는 것일까.
여기, 주목할 만한 사례가 하나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공급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모직스(Mojix)다. 현재 모직스는 RFID, GPS 등의 센서를 통해 물류·유통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하는 IoT 플랫폼 ‘비직스(ViZix)’를 운영하고 있다. 모직스는 이 비직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연계했다. 비직스가 데이터를 수집하면, 이후 이를 바탕으로 체결되는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과 자동화된 결제를 블록체인 기술이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계약은 모직스가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그래밍 플랫폼인 ‘이더리움’과 ‘하이퍼레저’의 오픈소스를 활용해 구축한 것이다. 제3기관의 중재 없이도 신뢰성을 담보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계약 성립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해준다.
▲ 모직스 측은 비직스와 블록체인의 결합으로 인해 종이 계약서는 사라지고, 재고 입출고부터 계약, 대금지급 등이 모두 자동화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령 옷 가게에서 옷 10벌이 팔렸다고 가정해보자. 옷이 팔렸으니 상점 주인은 공급처에 재입고 주문을 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사람이 일일이 재고를 조사해서 전화나 이메일로 공급처에 발주를 넣었다. 모직스는 비직스와 블록체인의 결합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선 비직스가 센서로 정보를 수집해 옷이 팔렸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미리 설계된 ‘옷이 팔리면 자동으로 그만큼의 수량을 주문하라’는 비즈니스 로직(Business Logic)에 따라 블록체인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공급처에 입고 주문을 넣는다. 재입고에 따른 새로운 주문 계약 역시 자동으로 체결된다.
물론 블록체인 스스로는 비즈니스 로직을 만들 수 없다. 블록체인은 이미 설정된 로직에 의해서만 움직인다. ‘A상황에서는 B로 대처하라’는 규칙이 세워지면 이 규칙대로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때 로직을 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비직스다. 사용자가 미리 비직스에 상황별 로직을 설정해 놓으면, 블록체인은 이 로직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
한편 현재 로직스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리테일’이다. 리테일 분야는 적은 비용으로 보유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리테일 분야에서는 재고 입출고 프로세스를 얼마나 빠르게 수행하는지가 중요하다. 김종우 모직스 아시아 지사장은 “거래 프로세스를 줄여 비용을 낮추고 보안성은 높이는 블록체인이 리테일 분야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김 지사장은 블록체인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에 비유하며 블록체인만으로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장은 “유리구두는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신데렐라가 그것을 신었을 때 그 가치는 비로소 완성된다”며 “블록체인이 그 전 단계인 시스템 자동화와 연결되지 않는다면, 블록체인이 가져다주는 효과도 반토막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모직스는 블록체인의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 수집 단계의 자동화를 RFID로 이루고자 한다. 모직스는 나사(NASA)에서 사용하는 신호처리 기술을 자사의 RFID에 접목했다. 그 결과 모직스의 리더기는 기존 리더기보다 감도가 10만 배 높고, 인식거리도 20배 더 길다. 태그 인식률 역시 100%에 가깝다는 것이 모직스의 설명이다.
하지만 모직스의 시스템이 한국에서도 온전하게 운영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에서는 블록체인을 통한 금융거래조차도 법적 제어장치 없이, 불법도 합법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장은 “향후 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거래가 합법화되면 물류 영역에서도 안 될 이유가 없다”며 “RFID 기술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리테일의 영역을 뛰어넘어 공급망 생태계 전체에 자동화와 무인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숙제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동시에 미비한 법 규제를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것 역시 필요하다. 실제로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가상화폐를 규제하지만 동시에 국가가 가상화폐를 공인하고 있기도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정부는 법과 규제를 입법하고 시행하는 데 집중해야 하며, 산업을 촉진하고 기술을 활성화하는 것에는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세현 전무는 “현재 블록체인 디지털 원장의 법적 지위가 종이 원장과 동일한가 여부는 국가마다 다르다. 하지만 향후 크로스보더 협력이 이뤄지면 이와 관련된 규제 역시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규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블록체인 산업의 발전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고 해서 블록체인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블록체인은 여러 장점을 갖지만 기술은 어디까지나 기술에 불과하다. 블록체인이 실질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자가 ‘고객경험(CX)’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어떤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으며, 그 서비스가 사용하기에 얼마나 ‘쉽고 간편한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도 블록체인 활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블록체인 서비스 제공자는 산업별 전문가가 아니다. 결국 각 산업 및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결정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 되어야 한다. 블록체인은 아직 걸음마단계를 걷고 있다.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모두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해진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고 물류를 바꾼다는 명제는 이러한 전제 위에서만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