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결제는 어떻게, 신용카드부터 에어캐시까지
해외쇼핑몰 결제시스템 구축, 타깃시장 분석, 조사부터
글. 조철현 가이온 Pre-sales팀 이사
결제, 해외쇼핑의 적(敵)
해외쇼핑은 항상 두렵다. 내가 주문하는 쇼핑몰이 혹시 잘못된 곳은 아닌지, 상품이 제대로 배송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만에 하나 주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주문취소나 환불이 안 되는 것은 아닌지, 국내 쇼핑몰에서는 하지 않을 오만가지 걱정이 떠오른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신경을 쓰이게 만드는 것은 아무래도 ‘결제’이다. 최근에 해외쇼핑몰의 상품을 지인에게 추천한 적 있는데, 지인은 결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구매를 주저했다. 그 쇼핑몰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현지 1등 사업자였는데도 그랬다.
이렇듯 결제는 고객이 해외쇼핑몰에서 구매를 결정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때문에 보통의 쇼핑몰은 결제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제공하며, 해외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은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결제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의 결제 방법은 각 국가의 상황을 반영해야만 한다. 가령 한국은 전 세계에서 신용카드 보급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보급률뿐 아니라 사용률도 월등히 높다. 따라서 국내 쇼핑몰은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해외의 일부 국가는 신용카드보다 직불카드, 직불카드보다 계좌이체나 현금 지급을 선호한다.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서는 비자(VISA)나 마스터카드와 같은 일반적인 카드조차 결제에 사용하지 못할 때가 잦다. 일본 역시 JCB카드가 아닌 경우 종종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다. 여러 국가의 고객을 상대로 운영하는 쇼핑몰이 타겟 국가에서 사용가능한 결제 방법을 꼼꼼히 살핀 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까닭이다.
아래 사진은 해외 거주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쇼핑몰이다. 해외 배송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이 쇼핑몰은 다양한 국가의 고객이 문제없이 결제할 수 있도록 알리페이(Alipay), 차이나페이(Chinapay), 신용카드, 페이팔(Paypal)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 다양한 결제 방법을 제공하는 글로벌 쇼핑몰
말레이 오픈마켓의 결제시스템 분석
그렇다면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여러 국가를 타겟으로 하는 쇼핑몰의 결제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여기서는 2015년 초 말레이시아에 진출한 C오픈마켓이 활용하는 다양한 결제 방법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C사는 신용카드, 온라인뱅킹, 은행이체, 그리고 에어캐시(Aircash)의 4가지 결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① 신용카드
신용카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결제 방법이다. C사는 비자, 마스터, 아멕스(American Express)카드를 통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결제 방법으로 신용카드를 선택하고, 결제를 위한 정보를 입력한 뒤 ‘process to payment' 버튼을 누르면 결제가 진행된다. 말레이시아에서 PG(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사로 시장점유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아이페이88(iPay88)이라는 회사가 C사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C사에서 제공하는 결제 화면
⓶ 온라인뱅킹
한편 온라인뱅킹의 경우 국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방식과는 약간 다르다. 국내에서는 보통 PG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면 즉시이체가 가능하지만, 해외의 경우 PG사가 고객을 은행 웹사이트로 연결시켜주면, 고객이 본인의 은행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직접 이체를 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고객은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하며, 온라인뱅킹용 계정을 발급받아야만 한다. 아래 사진은 메이뱅크(MayBank)로 연결된 모습을 보여준다.
▲ C사의 온라인 계좌 이체를 위한 메이뱅크 사이트 접속
온라인뱅킹 서비스는 PG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에 한해서만 이용 가능하다. 이용 가능한 은행의 목록은 홈페이지에서 결제 방법으로 온라인뱅킹을 선택했을 때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C사에서 온라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의 목록이다.
▲ 온라인 뱅킹 서비스 제공 은행
⓷ ATM
한국에서는 무통장입금이라고도 부르는 서비스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은행 창구에서 돈을 찾거나 이체하는 것보다, ATM을 이용하여 입출금 및 이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대형쇼핑몰이나 역사 안에 있는 ATM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지정된 계좌로 현금을 입금하거나 본인 계좌를 통해 이체를 하면, 쇼핑몰의 입금처리 담당자가 입금 내역을 확인하고 결제완료 처리를 한다. 많은 고객이 비슷한 금액으로 입금을 했을 때 입금 내역으로 주문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입금 시 비고란에 고객의 전화번호 또는 주문번호를 기재하도록 한다.
온라인뱅킹과 ATM 결제 방식에서는, 주문 고객과 입금 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상계좌’를 이용하기도 한다. 쇼핑몰 운영자가 은행으로부터 발급받은 입금용 계좌를 가상의 계좌로 분할하여 고객에서 할당함으로써, 그 계좌가 고객 개인의 계좌처럼 인식되도록 하는 것이다. 가상계좌는 업무의 편리성을 증대시키는 반면 가상계좌의 수만큼 은행에 돈을 지불해야하는 단점도 있다.
④ 에어캐시
에어캐시(AirCash)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에어캐시를 통해 결제된 금액은 고객이 통신요금을 후불로 납부하는 경우 통신요금에 포함돼 청구되고, 고객이 선불 요금을 사용하는 경우엔 선불 요금의 한도 내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된다. 이 방식은 고가의 상품보다 모바일 콘텐츠나 저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그 외의 방법들
위에서 언급한 방법 이외에도, 아마존과 이베이 등의 쇼핑몰은 결제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각자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기프트카드(Gift Card)’나 ‘스토어카드(Store Card)’ 등의 카드를 발급하여 편리하고 저렴한 쇼핑을 가능하게 한다. 이베이는 페이팔을 통해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간편하게 계좌이체와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이베이뿐 아니라 여러 쇼핑몰에서는 페이팔을 주결제 서비스로 이용하고 있다.
한편 국가 간 거래에는 불가피하게 선불 결제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지 거래라면 또 사정은 달라진다. 중국과 동남아 일부 지역, 일본에서도 선불보다는 후불 방식의 결제를 선호한다. 후불 결제 방식으로는 모바일 POS와 COD(Cash on Delivery) 등이 있다.
① 모바일 POS
모바일 POS는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 거래를 기반으로 한다. 다만 결제가 배송 전이 아니라 고객이 상품을 수취하는 시점에서 이뤄진다. 배송기사가 모바일 POS 단말기를 휴대하고 고객을 방문하면, 고객이 상품 확인 후 수취할 지 반품할 지 판단한 뒤에 결제를 한다. 배달음식을 시킬 때 배달기사가 들고 오는 단말기를 생각하면 된다. 이 방식은 후불 결제를 선호하는 현지 문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⓶ COD(Cash on Delivery)
모바일 POS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신용카드나 직불카드 대신 현금을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이 다르다. 고객은 상품을 수취한 뒤 배송기사에게 상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기사는 상품을 배송한 후 수금한 현금을 회사에 입금처리하고, 회사는 쇼핑몰(배송 의뢰 회사)과 미리 계약한 방법에 따라 대금을 정산한다. 모바일 POS와 마찬가지로 현지 문화 특성상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국가 간 거래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후불 결제 방법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물론 수금 및 대금 정산 과정에서 외환거래가 불가피하고, 환율에 관한 리스크도 있겠지만, 치열하게 연구하고 그와 관련된 프로세스를 정립한다면 쇼핑몰 매출을 늘리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만능열쇠'는 없다
쇼핑몰에서 어떤 결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지에 대해 정해진 정답은 없다. 다만 신뢰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다양한 결제 방법을 제공할 때 쇼핑몰에 대한 고객 접근성은 좋아진다. 물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답시고, 통제가 불가능한 결제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
먼저 타겟 시장을 분명히 하고, 해당 시장의 결제 서비스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자. 그리고 쇼핑몰에 적합한 결제 방법을 적용해보자. 해외쇼핑의 결제 불안을 해결해줄 열쇠는 거기에 있다. 컴퓨터 게임에서 게임을 유리하게 만드는 비밀키를 '치트키'라한다. 하지만 결제에 관한 한 아직까지 치트키는 존재하지 않는다.
2000년부터 CJ오쇼핑과 11번가에서 국내외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과 IT전략, 개발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현재는 빅데이터 솔루션인 Splunk의 파트너사 가이온의 프리세일즈팀 이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