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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 미국인을 위한 트럼프 시대, 공급망 관점에서 바라보면

by 김정현 기자

2017년 01월 12일

- 트럼프 수입관세 인상 주장, 보호무역정책 시동

- 미국인을 위한 신보호주의, 공급망 관점에선 우려 존재

- 글로벌 소싱이 일반화된 시대, 미국 수출, 수입업체 대부분이 수출입 병행

 

도날드 트럼프 미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 정책 본격화와 함께 '수입세 인상'이 예상되면서 공급사슬 측면에서 현지 언론 및 업계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수입세 인상'은 근시안적 대안일 뿐 미국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트럼프는 미국내 일자리 창출과 수입 감소를 강요하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는 지난해 6월 펜실베니아에서 "미국 최초의 헌법에는 소득세(Income tax)가 없었다. 대신 자국 생산품이 아닌 외국상품에 징세를 강조하는 관세가 존재했다"며 "그러나 오늘날 변화된 미국의 세금과 규제는 미국 기업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소득세 등 세금을 부과하지 않은 상품들이 미국으로 수입되면서 자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트럼프는 현재 NAFTA조약에 따라 미국과 멕시코에 부과되던 0% 관세율을 35%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은 이러한 정책이 무역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국 기업의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하하는 반면 국경세를 높이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상황이다.

도날드 트럼프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도요타 멕시코 공장 설립은 절대 안될 말,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지 않으면 거대한 국경세를 지불해야할 것"이라 밝혔다.

 

미국인 우선주의, 공급망 관점에서 바라보면?

 

트럼프는 수입업체들을 벌하고 수출업체들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내걸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으로 인해 미국인들에게는 큰 혜택이 갈 것이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높아진 수입관세로 수입품 소비재의 가격이 상승해 미국 생산품 소비가 증가하고, 이것은 미국 기업의 성장과 수출확대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요 현지 외신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미국의 전략정보분석 전문업체인 '스트랫포(STRATFOR)'는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두고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고 평했다. 미국 언론사 쿼츠(Quartz)는 "이것이 진정 오늘날 세계 경제가 이뤄지고 있는 방식일까. 사실 현실은 이것보다 복잡하다"며 화두를 던졌다.

 

현재 미국은 자국에 진출한 외국계 자회사들에게 세금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미국의 대규모 수출업체와 수입업체는 대체로 같은 회사라는 점이다. 때문에 국경세 증가가 미국 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킨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브래드포드 젠슨(J. Bradford Jensen)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경제학자는 2007년 국세조사를 통해 미국의 무역규모가 정점을 찍었을 당시 미국 기업들의 상황 정리자료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상위 1% 수입·수출업체가 대체로 같은 회사다. 

도널드트럼프, 공급사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2007년 자료(원문링크)
 

동자료에 따르면 2000여개의 상위 1% 수출업체의 90%는 수입을 하고 있으며 이 중 36%는 상위 1% 수입사다. 또한 수출업차의 수입량은 전체 미국 수입의 66%다.

 

수입업체도 마찬기지다. 약 1300개의 상위 1% 수입업체는 전체 수출의 96%를 차지하며, 그 중 53%는 상위 1% 수출업체다. 이들의 수출 비중은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한다.

 

즉 미국에서 해외로 큰 규모를 수출하는 업체들은 수입도 그만큼 많이 한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수입 제제를 통한 수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소싱이 일반화된 시대의 공급망

 

쿼츠에 따르면 국제 공급사슬 구조상 수출업체에 해를 주지 않고서 수입업체에 제제를 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내에서 해외 수출량이 많은 경쟁력있는 회사들은 글로벌 소싱을 선호한다. 현지(미국)에서 모든 원자재를 조달하기 보다 뛰어난 상품을 보다 경제적인 비용으로 세계 각지로부터 수입하는 식이다. 이렇게 구축한 글로벌 공급사슬로 완제품을 생산해 경쟁력을 만든 기업들의 숫자는 상당하다. 원료나, 원자재 혹은 반제품(Component) 수입 중심의 글로벌 공급사슬을 이미 구축한 것이다.

 

때문에 수입세 증가는 수출기업들이 전체 제조단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공급망 전문지 서플라이체인다이브(Supplychaindive)는 보호무역이 자국 제조를 죽일 것이라 설명했으며, 에너지기업 코크인더스트리(Koch Industries)도 수입세 증가를 포함한 보호주의 정책에 회의적인 의견을 비췄다.

 

가이 쿠르탱(Guy Courtin) GT넥서스(GT Nexus) 부사장은 서플라이체인다이브와의 인터뷰에서 "공급사슬 관점에서 미국 정책의 기조는 국가간 무역 마찰을 감소시키며 일부 규제를 보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 전했다. 

 

한편, 쿼츠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러한 수입ㆍ수출 공급사슬이 얽히고 섥혀있는 글로벌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 중에서도 해외 공정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향후 본격화되는 미국의 '신보호주의'가 글로벌 공급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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