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년병이 바라보는 현장③ 현대모비스
현직자의 눈으로 본 현대모비스의 SCM
서류부터 직무까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9월 21일 부산. 상반기 취업시즌에 고배를 마시고, 이번 하반기 또 한 번 취업전선에 뛰어든 한 학생과 소주 한잔을 기울였다. 학생이 지금까지 쓴 원서는 10여개. LG생활건강, 범한판토스, CJ대한통운, LS, BGF리테일, GS리테일... 물류, 유통, 제조업종의 구분도 없이 다양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하반기 공채시즌의 막이 열렸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새벽까지 친구의 고민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깊은 생각에 잠겼다.
기자는 몇몇 지인들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취업준비생이었던 이들이다. 이들이 취업하기까지 겪었던 과정들, 그리고 취업후 각 업계 현장에서 실제 겪고 있는 일들이 지금 이 순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지는 않을까?
고맙게도 많은 이들이 기자의 요청에 흔쾌히 응해줬다. 그들 또한 오랜 기간 취업에 도전했고, 수차례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취업준비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공감하기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다고 했다.
본격적인 공채시즌. 지금 현장에 있는 이들은 취업을 하기까지 무슨 준비를 해왔을까. 그리고 그들은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현장과 취업준비생들 사이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CLO가 나섰다. |
세 번째 소개할 기업은 현대차의 자동차 부품 및 모듈을 제조, 공급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다. 글로벌 소싱이 일반화된 시대에 2~3만여 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데는 분명 물류, SCM(Supply Chain Management) 역량이 필요하다. 현대모비스 안에 물류, SCM은 어떤 방식으로 녹아들어 있을까.
최근 몇 년 전 현대모비스에 취업하여 구매, SCM을 담당하고 있는 한 사원의 이야기를 청취해봤다.
※ 아래 인터뷰는 현대모비스 사원이 송고해준 기고를 바탕으로 재각색했습니다.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사진= 현대모비스), 위사진은 인터뷰를 진행한 현대모비스 사원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Q1.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A1. 현대모비스에서 구매, SCM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입사한지는 그래도 몇 년이 지나 이제 신입사원 딱지는 조금씩 떼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대략 1년 정도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처음에는 관심 있는 직무와 관련된 채용공고가 있으면 회사에 관계없이 꾸준히 서류를 넣으며 자기소개서를 쓰는 훈련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생각해보면 서류전형을 준비하는 데 있어 너무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여 자기생각에 갇힌 틀에 박힌 자기소개서를 쓰기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이를 지양하기 위해 취업준비를 하면서도 꾸준히 업계 선배님들이나 함께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다른 학교의 전공자들을 만나면서 정보를 교류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Q2. 수만개의 부품을 처리하는 현대모비스에 있어서도 물류, SCM은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다. 현대모비스의 물류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A2. 현대모비스의 사업영역은 크게 서비스부품과 모듈로 구성된 ‘보수용 부품사업’, 그리고 부품의 생산 및 제조를 담당하는 ‘차량부품’으로 나뉘어 집니다. 자연히 각 사업 특성별로 물류의 성격 또한 다른데요.
서비스부품의 경우 전 세계 대리점 및 딜러에게 공급하는 ‘소량 다빈도 고객 배송’이 주가 되지만, 차량부품의 경우 완성차 생산 공장에 서열납품 및 조달하는 납품 운송이 주입니다. 현대모비스의 SCM은 국내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의 수출입 및 각 해외법인에서 전 세계에 위치한 대리점, 딜러 배송까지 발생하는 모든 통관, 물류, 가격결정 등을 총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물류와 같은 경우 각 권역별로 담당자가 나뉘어져 있는데요.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법인의 물류업체 선정 입찰 및 가격결정과 관련된 업무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각 법인의 물류 개선사항들을 발굴하여 적용하는 업무 또한 SCM의 역할 중 하나입니다.
Q3. 서류도 서류지만, 면접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A3. 제가 면접 준비를 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학교에서 진행한 ‘취업특강’이었습니다. 취업특강에서 전체 학생들 앞에서 각 기업 채용 담당자 분들을 모시고 공개 면접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수강생들이 거의 100명 정도였는데, 많은 학생들 앞에서 공개 면접의 대상이 된다는 부담감에 소수의 학생들만 지원을 하더군요. 저도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학생들 앞에서 면접 자세에 대한 평가를 듣는 것은 그리 즐겁지만 않았던 기억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인사담당자에게 받은 충고는 그 후 제가 실전 면접을 진행하는 데 있어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그 당시 인사담당자에게 들었던 말들 중 아직도 기억에 나는 말들이 세 가지 있는데요.
하나는 “자신감이 부족하다.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고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자신감을 가져라”였고, 둘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포장할 수 있는 화법을 구사하라”였습니다. 마지막은 “다른 면접자들이 답변할 때에도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라”였습니다. 어찌 보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세 가지 충고를 바탕으로 제 면접태도를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Q4.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 직접 겪지 않은 직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막연하다.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A4. 현대모비스의 경우 서류 및 인적성을 통과하고 나면 실무진 면접, 즉 ‘1차 면접’을 봅니다. 실무진 면접에서 제가 승부수를 띄웠던 것은 전공에 대한 지식 및 경험이었습니다. 면접 전까지 현대모비스 물류와 관련한 모든 인터넷기사 및 신문기사를 꼼꼼히 읽어 요즘 기업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키워드를 찾았습니다. 이 키워드를 제가 가지고 있는 전공 지식에 접목하여 답변에 녹임으로써 면접관 분들에게 친숙한 주제이면서도 신선한 인상을 주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제가 특히 취업준비생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기업의 언어로 말하라” 입니다. 언뜻 들으면 어려운 말처럼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해당기업에 대한 관심도는 뛰어난 스펙이나 단순한 점수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 기업에 내가 얼마나 녹아들 수 있는 인재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기업에 다니고 있는 선배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아기를 듣거나 언론에 노출되어 있는 그 기업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모으다 보면 어느새 그 기업에 한 발짝 가까워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