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박정훈의 로봇가라사대] 아마존과 구글의 선택 "왜 물류 로봇인가"

by 박정훈

2016년 05월 20일

박정훈의 로봇가라사대④로봇은 누가 만드나
 
글.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Idea in Brief

 

아마존과 구글은 로봇 분야에 전방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은 모두 IT산업을 기반으로 각각 검색엔진과 이커머스 시장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그러나 현재 두 기업은 모두 ‘물류’회사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물류영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그 사실 자체만으로 업계의 돌풍의 핵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글로벌 IT거인들의 물류를 향한 진격이 시작됐다. 산업간 융합시대를 증명하는 두 거인 아마존과 구글은 물류로봇 개발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 아마존의 피킹 로봇(출처: 아마존)
 
세계 물류 산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기업들은 물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에 따르면 세계경제 성장은 물류수요를 증대시키고 2020년까지 세계 물류시장 규모는 약 8조 1천만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물류 시장의 미래와 더불어 중요하게 언급되는 부분이 물류와 기술의 접목이다. 특히 로봇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며 이는 미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로봇연맹(IFR)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로봇 시장이 연평균 9%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글로벌 IT기업인 구글과 아마존 또한 물류로봇,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기고는 ‘물류로봇, 누가 만드나’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전통적 로봇제조사, 물류자동화전문기업, 물류로봇스타트업과 함께 Rogistics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는 IT거인 ‘아마존’과 ‘구글’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구글과 아마존은 모두 IT산업을 기반으로 각각 검색엔진과 이커머스 시장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그러나 현재 두 기업은 모두 ‘물류’회사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물류영역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현재 두 기업 모두 물류’회사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물류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그 사실 자체만으로 업계의 돌풍의 핵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글로벌 IT거인들의 물류를 향한 진격이 시작된 것이다.
 
실례로 아마존은 최근 화물기 20대에 대한 리스 계약을 체결하고 해운 NVOCC 면허를 취득하는 등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구글 역시 구글익스프레스(Google Express)와 같은 당일배송 서비스를 운영함으로 물류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으며 운송용 드론, 무인차 택배 등 물류관련 신기술 및 지적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한켠에서는 아마존, 구글이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물류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전통 물류기업들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융합시대의 강자, 물류판을 흔들다
 
IT기반 즉,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가 과연 물류업계의 기존 강자들을 이길 수 있을까. 기존 공룡 물류기업들이 수십 년간 철옹성을 쌓고 버티고 있는 물류업계에 IT거인들이 직접적으로 도전해오는 이면에는 필시 전략적 무기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이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감의 배경에는 엄청난 수준의 로봇군단이 자리한다.
 
물류센터는 24시간 쉬지 않고 지치지도 않으며 한 치의 변동성 없이 일하는 창고 로봇이, 도로에는 쉼 없이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 트럭이, 하늘에서는 신속한 배송을 지원해주는 운송 드론이 입체적 전단을 형성하고 있다. 모두 SF영화 같은 이야기지만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되었거나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두 기업은 앞서 언급했던 드론, 무인차뿐만 아니라 다른 로봇기술 분야에서도 이미 선두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은 키바(Kiva)를 위시하여 인공지능을 활용한 에코(Echo)를 개발했다. 구글은 군사용 운반로봇 ‘빅 독’과 산을 뛰어다닐 수 있는 현존 최고수준의 휴머노이드인 ‘아틀라스’, 상하차 로봇작업 지원을 위한 비전인식 프로그램을 확보하며 기술 분야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다.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이커머스와 검색의 왕좌라는 특별한 지위에서 가질 수 있는 데이터기반의 인텔리전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입체적인 물류로봇 군단이 융합하게 된다면 지난호를 통해 소개했던 로봇산업의 메이저 플레이어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아마존과 구글은 지금까지 물류로봇과 관련된 어떤 노력을 해왔고, 또 하고 있을까. 보다 자세히 알아보자.
 
지금까지와는 다른 로봇이 몰려온다
 
아마존과 구글은 로봇 분야에 전방위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물론 로봇 기술 관점에서 두 회사의 로봇 투자는 비단 물류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두 기업의 로봇기술 개발의 초점이 물류에 맞춰져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사실 기존 물류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운송, 보관, 하역 등 각 기능별 특수목적 로봇 위주로 연구했다. 반면 구글과 아마존은 창고보관, 운송의 전 분야를 포괄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두 회사는 총체적인 로봇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물류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들과의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 무인물류센터를 향한 전진
 
아마존은 2012년 키바시스템(Kiva System)을 7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한 후 지속적으로 로봇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아마존은 키바시스템을 내부적으로 자산화한 후 ‘아마존로보틱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아마존의 물류센터(Fulfillment Center)에서 운영 중이다.
 
키바 로봇의 제조는 아마존 물류센터 자동화를 지원하는 팀인 아마존 로보틱스(Amazon Robotics)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아마존이 제조한 키바 로봇을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철저히 내부 용도로만 이용한다는 것이다.
▲ 아마존 키바(출처: 아마존)
 
사실 처음 키바 로봇이 처음 대중에게 알려졌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그저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2012년 키바 로봇이 바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아마존이 보유한 110개 물류 센터 중에서 17여개의 센터에 키바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이미 3만대가 넘게 직접 도입, 활용되고 있다.
 
포브스의 물류/SCM 전문기자인 스티브 뱅커(Steve Banker)는 “2009년 키바를 처음 보았을 때 이 기술이 2025년에나 사용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며 “지금에 와서는 자신의 예상이 지나치게 보수적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현재 키바로봇은 성과 측면에서도 유의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물류단에서 온라인 주문에 대한 대응이 15분 내로 단축되었으며 주문당 인건비도 기존 45센트에서 36센트로 약 20%절감되었다.
 
아마존의 물류센터는 키바뿐만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중량물을 효율적으로 핸들링하기 위한 파렛타이저와 같은 수직다관절 로봇 역시 도입, 사용하고 있다. 나아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선반에 혼재된 개별 제품의 피킹을 위한 새로운 차세대 피킹로봇에 대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5월 국제로봇?자동화 컨퍼런스(ICRA) 중 ‘아마존 피킹 챌린지(Amazon Picking Challenge)’를 개최했다. 이 대회의 우승자는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사무용품, 가공식품, 장난감 등 12개 제품을 약 20분만에 피킹한 독일팀이었다. 이 피킹로봇은 표준화된 제품만 취급이 가능했던 기존 로봇에 비해 다양한 상품을 피킹할 수 있었다. 피킹로봇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쿼츠(Quartz) 등 다수 언론에서는 피킹 로봇이 사업장에 실제로 투입되면 최소 5만 명(미국내) 이상의 창고관리 직원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아마존 센터 내에서 선반의 이동은 로봇인 키바가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선반 이동 외의 피킹은 현재 사람이 투입되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피킹로봇이 상용화 된다면 사람의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더불어 파렛타이저 로봇까지 사람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물류센터 내 모든 작업이 전면 무인화 될 수 있다.
 
 
구글, 물류센터를 넘어서
 
구글은 그 동안 인수한 기업들의 역량과 구글의 비밀 연구소인 구글X를 통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결합하여 물류영역에서의 활용 가능한 다양한 로보틱스 기술들을 개발 중이다.
 
구글은 매니퓰레이터, 센서, 액츄에이터 등 기반기술을 포함하여, 비전인식기술 및 영상정보처리,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무인차, 드론 등 입체적 로봇 군단과 증강현실을 통한 인력 보조용 로보틱스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을 확보했다. 이런 의미에서 구글은 현존하는 최고의 로보틱스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의 전방위적인 로봇에 대한 연구개발은 미래에 다가올 로봇 세상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것이겠지만, 물류 분야에서만 바라보더라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사실 지난 연재를 통해 소개한 대부분의 물류로봇 관련 기업들이 특정 작업 목적에 부합하는 완제품 형태의 로봇을 하나 혹은 여러 가지 선보였다면, 구글은 엄청난 잠재 역량을 기반으로 한 모듈을 가지고 필요에 따라 즉시 가용 가능한 로봇을 내놓을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간 구글이 인수한 기업 및 주요 추진 프로젝트들은 물류영역에서의 직접 사용되는 로봇이거나 물류 용도로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로보틱스 기술들로 구성 되어있다.
▲ 구글의 로봇 개발 현황
 
사실 구글의 물류로봇은 필드 운송 용도에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보관·하역 영역에서도 차별화된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구글이 2014년 인수한 인더스트리얼퍼셉션(Industrial Perception)은 혼재된 이형상자들을 수직다관절 로봇을 통해 무인 하역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기업이다. 인더스트리얼퍼셉션은 비전 인식기술에 기반한 동작부 제어와 이형상자를 핸들링할 수 있는 그리퍼 기술을 이용하여 자동하차를 구현해 냈다.
 
구글은 보관·하역 기술 외에도 ‘프로젝트윙’과 같은 운송용 로봇(드론)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구글은 1차 디자인의 실패를 규정하고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는 중으로 물류로봇 분야에서 잠시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듯하였다. 하지만 최근 무인차를 이용한 택배배송 관련 특허를 공개하면서 물류를 향한 집념이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결국 구글이 보유한 물류관련 특허와 무인차 개발역량, 운송관제 측면에서의 물류 인텔리젼스에 집중해야 한다. 구글의 이러한 시도는 완전 무인화된 라스트마일 배송체계로서 물류 프로세스의 배송단을 통합적으로 무인화하는 방식을 만들어낼 것이다.
 
물류 로봇, 그 미래는?
 
이미 구글과 아마존이 IT산업뿐만 아니라 물류기업으로의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가고 있음은 확연한 사실이다. 향후 이 두 기업은 원초적 개념인 물류(Logistics)부터 로봇과 물류가 결합된 영역(Rogistics)까지 선점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산업 간의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물류, 유통, IT 등 산업에 대한 구분이 의미를 잃어가는 세상에 IT거인들이 물류로 진격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기술과 물류가 결합되는 새로운 물류 패러다임 하에서,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기업은 미래의 첨병 역할을 하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물류기업들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지향하는 바와 진군 방향을 한발 먼저 읽어내어 보다 빠르게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70호(2016년 4월호)에 수록된 기사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SCM/Robotics 연구분야 수석. 가차없이 다가오는 Rogistics(Robotics+Logistics) 시대를 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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