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계 우버를 꿈꾸다
클라우드 창고 시스템 ‘마이창고’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마이창고는 소규모 창고가 필요한 여러 소호몰과 물류창고를 연결, 통합시키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은 창고가 필요한 소호몰들은 필요한 만큼의 창고 공간을 임차할 수 있고, 창고운영업체는 여러 소호몰들의 화물을 모아 유휴공간에 대규모 화물을 유치할 수 있다. 특히, 마이창고는 기존 창고운영업체가 해왔던 ‘평당임대’가 아니라 ‘개당정산’으로 운영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마이창고가 개당정산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은 ‘비용의 명확화’이다. 쇼핑몰은 판매되는 물량만큼 비용을 정산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창고운영업체 또한 유휴공간을 통해 가시화되는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물류시설정보과의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는 전국적으로 총 4583개의 창고가 있다. 2000~5000, 10000㎡이상 크기의 창고가 각각 2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1000~2000, 5000~10000㎡ 크기의 창고가 각각 24%로 뒤를 잇는다. 이러한 창고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창고가 필요한 대형 화주와 ‘평당 임차계약’혹은 ‘컨테이너 단위 임차계약’ 을 체결함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대부분의 창고운영업체들은 최소 수백평 이상의 임차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화주와의 계약을 선호한다. 소규모 공간을 임차하는 여러 화주들이 한 창고로 들어올 경우 관리 측면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덕평 소재 한 창고업체 대표는 “수십평 규모의 창고 임차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그러나 이러한 소규모 창고 임대계약은 다수의 고객 관리 부담으로 인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규모 창고 임차 니즈는 분명 존재한다. 특히 소규모 쇼핑몰로부터 소형 창고 임대 수요가 많다. 가령 처음 시장에 진입한 쇼핑몰 사업자는 대부분 사무실 혹은 가택에 재고를 구비해둔다. 초기 주문량이 많지 않을 때는 이 정도로도 충분히 고객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쇼핑몰이 성장하고 주문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쇼핑몰들은 점차 더 큰 창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고객 주문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재고 보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니즈를 만족시켜줄 소규모 창고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들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부분의 창고운영업체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 화주와의 계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작은 사무실을 임차하여 창고처럼 사용한다. 가령 본지 4월호(통권59호)에서 소개된 인터넷쇼핑몰 ‘토키오’같은 경우는 10평~30평 규모의 여러 개의 공간을 임차하여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 토키오와 같이 여러 개의 작은 사무실을 가까운 거리 내에서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은 행운이다. 대부분의 소호몰들은 이런 행운을 만나지 못한다. 혹 여러 개의 작은 창고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구조는 작은 공간에 맞는 랙을 주문 제작해야 하거나, 하나의 창고 운영에 비해 리드타임이 길어지는 것과 같은 여러 가지 운영상의 문제를 낳는다.
클라우드 창고 서비스 ‘마이창고’
클라우드 창고 서비스 ‘마이창고’는 이런 배경을 뒤에 두고 등장하였다. 마이창고는 이달에 출시 예정인 자체개발 솔루션 eWMS 1.0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에 사업을 알릴 계획이다. 마이창고 는 소규모 창고가 필요한 여러 소호몰과 물류창고를 연결, 통합시키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작은 창고가 필요한 소호몰들은 그들이 필요한 만큼의 창고 공간을 임차할 수 있고, 창고운영업체는 여러 소호몰들의 화물을 모아 유휴공간에 대규모 화물을 유치할 수 있다. 여러 화물들이 모임으로 발생하는 운영, 관리 문제는 마이창고 자체개발 WMS 솔루션을 통해 극복할 계획이다.
마이창고 개발사 엠제이앤씨 손민재 대표는 “마이창고의 사업모델은 단순하다”며 “마이창고는 창고가 필요한 작은 쇼핑몰들의 물량을 모아 창고의 유휴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창고운영업체의 쌍방니즈를 서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다”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의 핵심은 ‘솔루션’
때문에 마이창고 사업모델의 핵심은 솔루션에 있다. 한 창고에 들어가는 여러 화주들의 다품종 소량화물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창고들이 사용하는 WMS시스템은 이미 존재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손 대표는 “기존 WMS 사용의 주체는 창고업체가 아니라 화주다. 때문에 한 창고 안에서 여러 개의 WMS를 사용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런 시스템은 실제로 창고운영에 혼선을 야기하고, 기존 WMS를 마이창고와 같이 소규모 소호몰들의 화물을 집약하는 사업모델에 도입시킬 경우 그 혼란은 더욱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마이창고가 자체 솔루션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개당정산’
마이창고는 지금껏 창고운영업체가 해왔던 ‘평당 임대’운영행태를 보이지 않는다. 마이창고는 출고물량을 기준으로 비용을 산정한다. 손 대표는 마이창고의 핵심가치는 ‘개당정산’이라 강조하며 “기존 창고 운영업체의 공간을 파는 개념을 작업을 파는 개념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마이창고가 개당정산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은 ‘비용의 명확화’이다. 쇼핑몰은 판매되는 물량만큼 비용을 정산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창고운영업체 또한 유휴공간을 통해 가시화되는 부가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당정산은 창고에 오래 보관되는 ‘악성재고’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마이창고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추가 보름 이상 보관되는 품목에 대해 재고관리 비용을 도입할 계획이다.
마이창고는 소호몰 화물을 기반으로 시작한 사업이지만, 장차 소호몰을 넘어서 소셜커머스, 전문몰, 오픈마켓의 창고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마이창고는 ‘단기 창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창고업체들은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체결하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증가한 단기간 보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하지만 마이창고는 개당정산을 기반으로 계약하기 때문에 단기 보관 수요 또한 충족 가능하다. 손 대표는 “소호몰 물량만으로는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지금껏 없었던 단기 창고 서비스 제공을 통해, 대형 유통화주의 틈새수요 또한 충족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때문에 마이창고는 기존 3PL업체와 표적시장을 달리한다. 대형 화주를 중심으로 장기계약을 하는 3PL업체와 달리 소규모 화주 또는 단기 창고가 필요한 화주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기존 창고운영업체가 만족시키지 못하는 새로운 틈새를 창조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마이창고는 올해 하루 1만개 물량 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