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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의 숨은 공신 "한진 인천 AG 물류현장을 가다"

by 엄지용 기자

2014년 10월 01일

지난 9월 19일,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아시안 게임이 인천에서 개최됐다. 9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16일간 인천광역시에서 개최되는 인천 아시안게임은 총 45개국, 13,000여명의 선수 및 임원이 참가하고 그에 따라 약 8,000톤에 달하는 경기물자가 동시에 움직인 거대한 행사였다.

아시안 게임은 단 16일 동안 개최되는 행사지만, 그 짧은 기간 내에 움직이는 물자는 가히 엄청나다. 게다가 이런 물자들의 이동은 일찌감치 탈락한 선수들의 귀국 일정, 필요한 추가 장비들의 수시 보충 등으로 인해서 변동성이 매우 높고 동시에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한 적시 수송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종합물류서비스 역량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복잡하고 거대한 아시안 게임의 물류를 담당한 곳은 ‘한진’이다. 한진은 약 8,000톤에 달하는 경기물자에 대한 통관 및 현지 대회장까지의 운송 등 일괄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최우선 과제로 외부 충격에 민감한 경기 장비 및 주요 물자 운송을 위한 특수장비를 투입하고, 영어 사용이 가능한 직원과 함께 본사의 추가 지원 인력도 배치했다. 또한, 대회장 내 물류서비스 창구 운영 등을 통해 원스톱 물류서비스 제공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과정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국내 통관과정부터 한진이 수행한다. 즉, 공항이나 항만에서의 통관부터 내륙운송, 보관을 거쳐 경기장 내 특정시설에 배송하면 1차적인 물류과정이 끝난다. 다만 현장에서 지원 요청이 오면 추가로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 대회가 끝나면 다시 회수하여 국외 반출까지 전 과정을 맡는다. 해당국가에서 현지 업체에 맡기면 국내 공항이나 항만에서 진행되지만, 한진이 모두 수행하는 케이스도 있다. 

행사의 절반은 ‘물류’ 

다양한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아시안 게임이기 때문에 들어오는 품목 또한 다양하다. 선수단 유니폼부터 야구글러브, 요트, 카누, 말 등 경기에 필요한 장비와 동물은 물론 계측기와 의무물자, 방송장비, 음식물과 생수 등 지원용품까지 경기와 관련된 모든 물자가 이동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런 장비들 중에는 요트나 말같이 매우 고가의 품목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더욱 특별한 관리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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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상차작업 직전, 마필물류 관련 각계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까다로운 ‘마필물류’

아시안 게임 관련물자 중 특히 물류수행이 까다로운 것은 말이다. 승마 경기에 직접 사용될 말들이기 때문에 말들의 건강상태는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이다. 때문에 마필물류는 단순히 말들을 이동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이동 과정 안에서 말들의 컨디션까지 챙겨주어야 한다. 말들의 이동과 동시에 유럽 각지에서 온 현지 사육사, 관리사, 심지어 전문 미용사의 이동까지 동반하는 것이 바로 그런 연유에서다.

또한 동물이기 때문에 검역문제도 굉장히 까다로운 편이다. 경기를 위해서 들어온 마필은 경기장 외의 땅을 밟을 수 없는 규정이 있다는 것은 꽤나 재밌는 사실이다. 한진은 이러한 통관, 검역 업무를 대행해줄 뿐만 아니라 말들이 땅에 발을 대지 않고 경기장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 브릿지와 케이지, 그리고 차량을 사용하여 마필만을 위한 물류시스템을 완비하였다.

마지막으로 마필은 적게는 몇 억, 많게는 70억에 호가하는 고가 품목이기 때문에 운송중 상해를 입을 경우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화물 운송전에 보험가입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행사 전에 보험계약을 준비했지만, 보험사가 거절하는 바람에 출전이 불투명해졌었다. 이런 경우에는 한진에서 해당국가에 직접 보험을 가입하도록 공지한다. 때문에 경기에 운송되는 다른 품목과는 달리 마필같은 경우는 해당 국가에서 직접 보험을 가입하도록 해서 혹시 있을 상해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시킨 것이다.

한진은 이러한 마필물류를 위해서 여러 가지 특수장비를 준비했다. 사실 마필물류는 한진이 평소에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물류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 한진과 협업하던 동물운송 전문 물류업체와 유럽에 있는 마필 관리자와 협력하여 마필물류에 특화된 토탈서비스를 준비하였다. 그 결과 탄생한 장비가 마필 전용차량, 마필운송용 특수제작 브릿지, 그리고 마필전용 케이지이다.

마필 전용차량은 경주마들이 상해를 입지않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특수설계되었으며, 한 차량에 마필 5~7마리가 탑승가능하다. 그러나 매우 고가의 경주마를 운송한다는 특수성으로 인해서 만차운송을 자제하여 말들의 자리를 비교적 넓게 배치함으로 마필운송의 안정성을 강화하였다.

마필운송용 특수제작 브릿지 같은 경우, 기존 사용되던 마필운송용 브릿지를 안정성 측면에서 특수개조한 것으로 마필운송 케이지에서 차량으로 말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장비이다.

마필전용 케이지 같은 경우, 항공운송용 ULD(Unit Load Device)를 개조한 것으로 오랜 항공운송 시간 중에 살아있는 말들이 컨디션에 이상없이 도착할 수 있도록, ULD 내부에 말들에게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놓은 특수장비이다.

이러한 특수장비들은 경주마들이 그들의 고향인 유럽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대한민국 인천 경기장까지의 편안한 여정을 지원해준다. 말들과 오랜시간 함께했던 사육사가 그들의 여정 내내 동반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진은 마필운송은 물론 말들과 동반하는 사육사들에 대한 지원까지 함께해주고 있다. 동물물류, 특히 초고가의 마필 운송이기 때문에 동반되는 특수한 물류 서비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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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 한진이 수배한 마필운송 전용차량>

성공의 숨은 조력자 ‘한진’

우리들이 아시안게임 참가선수들의 활약에 열광하고, 기뻐하고 있을 때, 그 뒤에서는 보이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이 할 일에 집중하여 아시안 게임을 지원한 물류업체가 있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물자, 장비들은 하루아침에 온 것이 아니다. 사실 한진은 아시안게임이 개최되기 2년전부터 거대한 프로젝트 물류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변동적인 물류이동에 대비해서 물류 가시성을 확보하고, 그에 따른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관련된 협력업체들을 섭외하고, 원활한 물류지원을 위한 특수장비들을 제작하였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대단위의 물량이 모이는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서 인천내에 3개의 종합상황실을 마련하고, 그를 지원하는 수많은 물류거점들을 설치하였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물류인이라면, 아시안 게임을 보면서 열광하며 즐기기 전에, 그 행사 뒤에 있는 물류업체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봄은 어떠한가? 성공적인 국제행사 개최의 뒤에 숨어있는 흑기사들을 응원한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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