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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물류기업 인증제 도입 서둘러야

by 콘텐츠본부

2011년 01월 15일

서상범 교통연구원 물류연구실장 님께서 '이코노미세계'에 기고를 해주셨습니다.
국내 물류기업들의 글로벌화와 시장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고, 그 방안으로 현재 정부가 고찰 중인 '글로벌 물류기업 인증제 도입 '을 서둘러야 하는 시기가 왔다가 지적해 주셨습니다.
연초 스케줄 관리가 필요할만큼 바쁘신 와중에도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글 써주신 서 실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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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글로벌 물류기업 인증제 도입 서둘러야

국토부가 연말 업무보고에서 2011년 핵심과제로 '물류기업의 글로벌화'를 제시했다. 연초부터 관련 기업면담 및 간담회 등을 통해 지원방안을 발굴하는 등 적극적 정책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2004년 활발하게 진행된 바 있는 영국의 엑셀(Exel),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물류부문)와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이슈를 다시 책상 위로 꺼내놓을 때가 됐다.


이 논의는 2004년 계획대로 국내시장이 성숙되었는지에 대한 판단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 국내 물류기업은 글로비스 7조원, 범한판토스 2조3000억원, 대한통운 2조2000억원, 한진 1조2500억원, CJ GLS 1조4000억원대('10년 4월 기준)를 기록하는 등 매출 면에서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Armstrong & Associates에서 발표한 2009년 글로벌 3PL 순위에서 범한판토스 26위, 글로비스 34위에 오르는 등 국내 물류기업들의 글로벌 인지도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물류시장의 규모적 성장('08년 기준 90조원 수준)과 함께 물류기업의 대형화, 글로벌화 분위기가 성숙되었다는 점에서 글로벌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적기가 도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은 시장 환경적 측면에서 국내 물류기업의 글로벌화에 적합한 시점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촉발된 물류기업의 대형화 전략은 2005년과 2006년을 정점으로 한 풀 꺾인듯하지만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인수합병(M&A;),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한 대형화 전략은 여전히 활발하다.



2005년 Exel을 인수한 DHL Logistics는 내부혁신 및 재정비에 집중한 반면 세계 2, 3위권의 퀴엔나겔(Kuehne+Nagel)과 쉥커(DB Schenker)는 06년 이후 각각 7건, 11건의 M&A;를 통해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익스피다이터스(Expeditors)나 일본통운과 같이 M&A;보다는 직접 투자를 통해 글로벌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서비스 및 지리적 범위 확장을 위한 적극적 투자가 진행되고, 그 대상이 북미 및 유럽을 넘어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여건은 충분히 성숙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글로벌 동향에 비추어 국내 물류기업들이 자금, 서비스 역량의 측면에서 해외진출이 가능한 수준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상위권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글로벌 사업경험과 5%에서 많게는 7%대의 고수익을 통해 축적된 투자역량, 저금리로 외부조달이 가능한 금융환경 등을 통해 글로벌 M&A;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물류기업들은 국제사업에 대한 경험 부족, 5%대 이상의 높은 금리, 1~2%대의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해외진출에 필요한 어느 한 가지 조건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화주 및 물류기업이 제기된 문제들의 당사자임에는 틀림없으나, 국가경제에서 물류산업의 중요도를 고려할 때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요구된다.



국제사업에 대한 경험부족은 일본통운처럼 국내 제조업의 글로벌화와 연계해야 한다. 글로비스, 범한판토스 등이 모기업 또는 유관기업 물량을 통해 사업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화한 경험을 활용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 동반진출 유도 정책과 화주기업의 전향적 자세 전환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 밖에도 사업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브랜드 파워를 형성해야 한다. 글로벌 순위 DB를 활용한 브랜드마케팅을 통해 국제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외부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금융환경은 특히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중요하다. 국내 자금조달은 현재 운영 중인 관련기금 등에서 저리로 조달하는 방법과 금융권에서 조달 시 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이 있다.



일례로 산업은행을 통해 집행되고 있는 지식서비스산업육성기금의 대상 업종에 물류산업을 포함하고, 그 외 각종 기금 등을 통해 우대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해외 자금조달 과정에서 국내 물류기업은 국제신용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수출입은행 등을 활용하여 정부 차원에서 신용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기업 내부적 자금조달의 문제는 수익성과 계약기간과 결부된다. 물류기업이 내부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금융비용 이상의 영업이익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국내 물류기업들의 평균 수익률은 1%대 중반에 그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계약기간이 투자회수기간보다 길지 않으면 시설투자를 이끌어낼 수 없으나, 국내 물류계약의 계약기간은 대부분 6개월에서 1년으로 외국의 3~5년에 비해 현저히 짧다. 이는 화주기업과 물류기업간의 역학관계에 있어 화주의 절대 우위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계약관계에 있어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물류기업을 동반자로 인식하는 화주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



수익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유가상승 등 명확한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할 경우 이를 위탁수수료에 즉시 반영하는 물류비 가이드라인과 시설투자가 필요할 경우 계약기간을 3년 이상으로 하는 물류표준계약서를 보급하고, 장기적으로 물류시장의 수요-공급 균형을 유도하여 물류기업과 화주기업간의 대등한 관계정립을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원 대상을 선별하고, 선별된 기업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집중화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물류전문기업 육성방안에서 제시된 글로벌물류기업 인증제도의 도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할 것이다.



서상범 한국교통연구원 물류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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