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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사정살롱] 유럽형 생활물류를 말하다 - 한덕희 레인지인터내셔널 대표

by 신승윤 기자

2018년 12월 28일

글. 신승윤 기자

 

▲ 로지스타 포캐스트 2019 발간행사 '살롱드물류'에서 강연 중인 한덕희 레인지인터내셔널 대표

 

로지스타 포캐스트 2019의 저자이자 커머스 물류 기업 ‘레인지인터내셔널’의 대표 한덕희를 만났다. 현재 레인지인터내셔널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덕희 대표는 이번 로지스타 포캐스트 2019를 통해 독일 및 유럽의 생활물류와 관련해 생생한 이야기를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1일, 발간행사 살롱드물류의 강연을 진행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았다. 미처 기록하지 못한 포캐스트, 한국과 독일을 넘어 전 세계를 물류로 이어보겠다는 그의 속사정을 들어본다.

 

레인지인터내셔널?

먼저 레인지인터내셔널은 어떤 회사일까. 한국과 독일을 ‘직구’로 이어주는 CBT 회사라 설명할 수 있겠다. 꾸준히 독일 내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한덕희 대표는 “독일 제조사들의 CBT, 그리고 한국 수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지난달에만 30 곳 넘는 제조사들이 레인지인터내셔널을 찾아 수백 종류의 제품들에 대해 논의했다. 독일제 생필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기에 물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한 대표가 구상 및 실행하고 있는 CBT 플랫폼은 아마존 풀필먼트 서비스와는 차이가 있다. 레인지인터내셔널의 주 고객은 셀러들이기 때문이다. 제조사로부터 도매를 목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셀러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아마존은 모든 셀러와 소비자들을 통으로 묶는 반면, 레인지인터내셔널은 제조사와 셀러를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셀러들에게 다양한 판매채널까지 소개 및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려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무역’의 꿈을 안고 독일로

그렇다면 한 대표는 왜 독일행을 택한 것일까? 과거 국내에서 NHN고도소프트 마케팅본부장으로 일한 그는 본래 무역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여 이커머스 회사로 출근하던 중, 해당 업체가 NHN고도의 자회사로 편입된 것이다. 한 대표는 “마케팅본부에서 매일같이 전 세계 시장을 분석했다”며 “그 가운데 결국 이커머스가 답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전 세계를 이어줄 진정한 무역의 핵심에 이커머스가 있을 것이며, 실제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눈에 띈 것이 바로 독일 커머스 시장이었다. 2011년 당시 해외직구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미국이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독일 시장의 크기는 전체의 단 2%였다. 그럼에도 한 대표가 주목한 것은 그 성장세였다. 그는 “당시 독일 20~30대들 사이에서 폴로(Polo), 갭(Gap)과 같은 의류브랜드들이 직구로 큰 사랑을 받더니, 생필품으로까지 이어졌다. 판매와 구매 모든 영역의 성장이 활발했기에 한국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면 멋진 사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로지스타 포캐스트… 가능할까?

그간의 풍부한 이커머스 사업 경험과 더불어 실제 독일에서 다년간 거주하고 있는 한 대표였기에, 로지스타 포캐스트 2019에서 그가 맡은 영역은 ‘독일 및 유럽의 생활물류’ 분야였다. 허나 집필과 관련해 연락을 받은 그는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사실 독일 및 유럽은 생활물류와 관련해 강세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독일은 항공, 해상, 육상 등 물류 인프라 및 하드웨어 측면에서 세계 최고라 단언할 수 있다. 그러나 라스트마일 등 생활물류에 있어서는 중국, 그리고 미국이 최고라 생각한다. ‘세계 3차 대전은 이미 끝났다.’는 표현이 있다. 전 세계 정통 물류 인프라를 독일이 점령함으로써 생긴 표현이다. 이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중국 아닐까한다. 규제 샌드박스 아래 각종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으며, 상당히 인상적”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로지스타 포캐스트 2019를 통해 소개한 유럽의 포스트봇, 도심형 커머스 물류센터 등 사례들은 매우 흥미롭다. 독일 및 유럽이 기존에 확보한 정통 물류 인프라를 넘어 보다 생활친화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상상과 노력을 거듭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결국은 그 어떤 무역보다도 생활친화적인 이커머스가 어떻게 우리 생활을 바꾸며, 나아가 전 세계인들의 일상을 연결할 수 있을지 상상하게끔 한다.

 

못다 한 이야기

한 대표가 포캐스트를 통해 미처 기록하지 못한 이야기는 독일의 ‘인더스트리4.0’ 계획이다.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독일 제조업 가운데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현재까지도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 대표는 “지멘스(Siemens) 등 독일의 전기차, 전자기기 기업 공장들은 축구장 몇 백 배 크기의 공장을 운영하며 단 70여 명의 직원만을 필요로 한다. 그러니 퓨마(PUMA) 등 브랜드들의 제조공장이 독일로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기대되는 것은 향후 이러한 기술들이 생활물류에도 적극 활용될 것이라는 점”이라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에서 한창 떠오르고 있는 HMR(Home Meal Replacement) 시장과 콜드체인 관련 서비스들은 독일에서 이미 5년 전부터 활발히 성장해 자리잡은 상태다.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 이슈라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독일 및 유럽은 보다 빠르게 시장 성장을 이뤘다. 독일에는 이와 관련된 스타트업들 또한 매우 많은데, 지금 시점에서 독일의 사례들을 참고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소개했다.

 

강연을 마치고 난 뒤

발간행사 살롱드물류의 강연을 마친 소감에 대해 한 대표는 “너무 긴장되고 부끄러웠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역시 청중들 앞에서 머리에 든 것을 말로 표현하는 일은 많은 연습과 경험이 필요한 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으며, 저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멋진 분들을 만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강연으로는 홍종욱 FSS 대표의 이커머스와 풀필먼트에 대한 강연, 박정훈 CJ미래경영연구원 수석의 물류로봇과 생활물류에 관한 강연을 꼽았다. 한 대표는 “모든 강연이 좋았으나 이 두 분의 강연은 이커머스와 생활물류, 제가 종사하고 있으며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의 내용이라 더 좋았다. 이런 인사이트를 가지신 분들과 만나 뵐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현재를 관찰해 미래를 예측하는 포캐스트 가운데 무역, 이커머스에 대한 비전이 보다 뚜렷해지는 기회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승윤 기자


'물류'라는 연결고리 / 제보 : ssym232@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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