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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은 명품 할인마트로…

by 콘텐츠본부

2010년 09월 28일



오프라인 매장은 명품 할인마트로…







백화점 수준 패션·잡화 전문관 입점
고가 상품 비해 쇼핑 환경은 어수선














  • ▲롯데마트 잠실월드점 명품매장
    [이코노미세계] 현재 전국에 이마트가 129개, 홈플러스는 118개, 롯데마트가 8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땅이 좁고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한국 특성상 대형할인 마트를 더 짓는 것은 점점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이들은 올해 21개 점포를 신규 개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올해 초 춘천에 나란히 입점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개점 전 춘천지역 전통시장과 상공인연합회의 개점 반대에 직면했다. 두 회사가 춘천시 특산물 및 도 관련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지역 고용창출에 앞장서며,타 점포에 준하는 영업시간을 준수하고 상생발전 기금을 조성한다는 등의 조건을 지키기로 해 겨우 개점할 수 있었다.

    이마트도 7월 성남 태평점 개점에 성남시 중소상인 300여 명으로 구성된 성남시중소상인연합회가 반발하고 나서 개점 예정일 한 달이 넘도록 점포개설등록을 하지 못했고, 상인들과 SSM출점금지, 영업시간 준수 등의 사항에 합의하며 겨우 개점할 수 있었다.

    이렇듯 대형 할인마트 가 상권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이들은 장사 잘하고 있는 기존 대형할인마트를 더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너도나도 ‘ 프리미엄 추구 = 대형할인마트는 인근 주민이 편리하게 시장을 보러 가는 곳, 여러 상품 가격을 비교해가며 10원이라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다. 할인마트라는 것도 앞에 대형이라는 말이 붙어서인지, 대형할인마트에서 파는 상품은 뭐든 싸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실상 가보면 비싼 상품도 많은데 말이다.

    하지만 최근 생필품 위주의 할인정책에 근간을 뒀던 대형할인마트들이 매장에 명품관, 홈쇼핑을 입점 시켰다. 백화점 패션 브랜드도 들어설 예정이다. 앞으로는 대형할인마트가 ‘같은 상품을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새로 형성돼야 할 때다.

    8월 초 홈플러스 잠실점에 샤넬, 구찌, 프라다 등 명품을 모아 파는 명품관이 생겼다. 일반 백화점에 각각의 브랜드가 입점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여러 브랜드가 한 매장에 입점한 형태다. 오르루체코리아라는 명품 수입업체 가 현지 브랜드 총판과 계약하고 직수입해 일반 백화점 판매 제품과 같은 상품을 취급한다. 최근 개장한 홈플러스 일산킨텍스점에도 명품관이 입점했으며 부천 상동점, 부산 센텀시티 점도 명품관 개장을 앞두고 있다. 명품관이 들어서는 매장 4곳 인근에는 공교롭게도 모두 백화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명품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입점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주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명품관을 10곳 이상 늘릴 계획이며 명품 수입업체와 손잡고 직수입하기 때문에 백화점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월드점에 명품을 판매하는 ‘ 롯데홈쇼핑 팝업 스튜디오 250’을 만들었다. 팝업 스튜디오 250은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명품, 의류 등 히트 패션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살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고객 반응이 좋아 최근 매장 규모를 1.5배로 늘렸으며, 홈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상품마다 다르지만 평균 20%가량 할인된 가격에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도 이번에 겨우 개장한 성남 태평점에 스타일마켓을 만들어 백화점 패션 브랜드를 입점 시켰다. 스타일마켓은 영캐주얼, 여성브랜드, 스포츠브랜드 등 40여 개 패션브랜드로 구성될 예정이며, 대형할인마트 패션 상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마트는 태평점 3km 내 주거인구가 38만 명이나 됨에도 인근에 마땅한 백화점이 없다는 면에서 잠재수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상품구성 등 과제 산적 = 롯데마트 월드점과 홈플러스 잠실점을 방문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 두 마트에서는 명품에 걸 맞는 분위기에 취할 수 없었다.

    롯데마트 월드점 팝업 스튜디오 250은 매장 2층에 자리하고 있다. 매장 디스플레이 가 명품을 판매하는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다. 매장 앞에는 초특가 할인 상품 매대와 함께 트래킹 바지 50% 세일 문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디스플레이 문제에 주변 환경까지 겹치며 129만5000원이라고 쓰인 매장 내 구찌 가방이 29만5000원으로 보였다. 마치 29만5000원이 적합한 판매 가격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한 방문객은 가방을 보며 “명품이라는데 가죽도 아닌 거 같고, 가격도 비싼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방문객은 “제품에 관심은 있는데 A/S가 걱정돼 선뜻 구매가 어렵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고 정품임을 보증함에도 매장 분위기가 이 같은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마트에서 파는 명품이라고 꼭 저렴하기만 할까? 팝업 스튜디오 250에 진열된 명품중 가장 비싼 제품은 구찌 가방 중 하나였고 가격은 136만5000원이었다. 2010년 봄 상품이라는 이 가방은 마트 옆에 붙어 있는 롯데백화점 구찌 매장에서는 진열상품 에서 제외돼 있었고 가격은 마트와 같았다.

    백화점 구찌 매장 직원은 “시즌이 지났어도 할인해서 팔진 않으며, 지금 판매 가격이 신상품이었을 때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명품을 20%가량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사실과 달랐다.

    이에 대해 팝업 스튜디오 250 매장 직원은 “전체 상품 평균 할인율이 20%이며 신상품 중엔 할인되지 않는 상품도 몇몇 있다. 반대로 이월상품은 20% 이상 할인 적용이 되기도 한다. 할인 적용이 안 되는 상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있을 땐 본사와 협의해 최대한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고 답했다.

    홈플러스 잠실점은 3층 에스컬레이터 와 가까운 곳에 명품관 오르루체코리아가 있다. 타 매장과 구분 짓기 위해 유리막을 만들어 놨으며 출입구 두 곳에는 도난경보장치가 설치돼 있다. 초반에 풍기는 분위기에서 롯데마트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었다. 매장 크기는 30평 정도로 비슷했지만 롯데마트가 매장 절반만 명품 진열에 사용한 반면, 홈플러스는 30평 전부를 명품 진열에 할애했다.

    오르루체코리아 매장 직원은 “아무래도 입점 수수료가 낮고 회사 자체적으로도 할인을 적용하기 때문에 일반상품은 상시 20%, 이월상품은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명품임에도 구매 부담을 조금 덜 수 있다”며 “개점 후 뜻밖에 방문고객 절반이 남성이며, 개인이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물용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위 두 마트 명품 판매 방식은 저렴한 대신 선택의 폭은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 마트에서는 1년 365일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는 없는 것.롯데마트는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제품만 취급하기 때문에 진열 상품이 롯데홈쇼핑 판매일정에 따라 변경된다. 신상품이 나오면 이전상품은 앞자리를 내주고 잘 안 보이는 곳으로 옮겨가기 마련이지만 여기선 이전상품은 사라지고 신상품만 진열된다.

    홈플러스 명품관은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지만, 모두 소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방문시 원하는 제품이 없을 수 있다. 제품을 구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개인이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오르루체코리아는 개인고객은 구매액이 300만원 이상 돼야 단독주문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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