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풀필먼트 역량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
페이오니아, “‘돈의 흐름’을 만들어 셀러 해외 진출 지원”
마켓컬리, “온라인 신선식품을 위한 전자상거래 물류의 숙제는?”
Idea in Brief
‘모빌리티’라고 하면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지나다니고, 드론이 물건을 배송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모빌리티는 단순히 물리적인 이동의 발전을 너머 ‘이동’ 속에서 새롭게 생성되는 가치까지 포함한다. 실제로 기업들이 갖고 있던 기존 가치 역시 이종산업을 넘나들며 이동하는 모습이다. 물건이 흐르고, 돈이 흐르고, 정보가 흐르고, 사람이 흐르는 ‘생태계’ 속에서 모빌리티가 재정립하는 산업의 변곡점을 들여다본다.
공급망 전 과정에서 원활한 ‘이동’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다. 풀필먼트라 불리는 물류센터 운영 역량이 될 수 있으며, 돈의 흐름을 지원하는 디지털 금융 기술이 역량이 될 수도 있다. 콜드체인과 같은 특수한 이동을 처리하기 위한 역량 또한 필요할 것이다. 아마존코리아, 페이오니아, 마켓컬리 세 기업을 만나 모빌리티의 연결과 ‘신유통’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풀필먼트가 연결을 만든다
이커머스를 활용한 국경을 넘은 판매, 글로벌셀링은 기본적으로 국가간 상품이동을 수반하며, 그 자체가 하나의 과제가 된다. 국내 물류뿐만 아니라 국가간 물류, 그리고 판매대상이 되는 해외국가의 현지 물류까지 수반되기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에게 마치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과 같은 물류 경험을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아마존은 해외 각지에 구축해놓은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를 활용해 국가간 상품 이동의 효율을 높이고자 한다. 해외 판매를 원하는 셀러가 현지 풀필먼트 센터에 물건을 먼저 입고시키고, 이후 현지 고객의 주문이 발생하면 그때부턴 아마존이 모든 물류 업무를 대행한다.
풀필먼트 센터는 아마존의 물량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셀러들의 물량을 모아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자 한다. 아마존은 현재 세계적으로 180여 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8세대 풀필먼트 센터는 축구 경기장 30개와 맞먹는 크기다.
동시에 전체 물류 프로세스에서 비용 구조를 낮추기 위해 입고, 보관, 피킹, 포장, 상하차 등 물류업무에 자동화 설비와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활용해 과거 판매 데이터 기록을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아마존 스스로 판매될 것이라 예상되는 상품을 미리 각 지역 물류센터로 보내고 있다.
아마존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이유는 아마존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제품 가짓수가 많고, 가격이 내려갈수록 고격 경험의 질은 높아진다’는 유통시장의 절대 진리중 하나다.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 경험 만족도가 올라가면, 더 많은 고객이 유입되고, 더 많은 판매자가 고객을 쫓아 플랫폼에 입점하게 된다.
즉, 풀필먼트 센터는 앞선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아마존이 선택한 물류 방법론이다. 실제로 그 효과는 작년 기준 아마존에 입점한 글로벌 셀러의 매출이 50% 증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물류 혁신이 만드는 이커머스 시장의 혁신은 계속될 것이다.
디지털금융이 연결을 만든다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세션을 맡은 페트릭 드 쿠르시 페이오니아 아태지역 대표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사진은 페트릭 드 쿠르시 페이오니아 아태지역 대표.
정보통신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이커머스 시장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됐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격전지라 할 만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제조거점을 중심으로 수많은 상품의 이동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아마존과 같은 마켓플레이스는 판매와 물류와 관련된 판매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면서 성장했다. 해외 고객에게 상품을 잘 판매하고, 물건을 제 때 보내는 것은 고객 만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역량이다.
그러나 글로벌 판매자들의 걱정은 판매와 물류가 끝은 아니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고 지속가능한 사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판매한 대금을 제 때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페이오니아는 해외 판매자들을 위한 결제 대금을 정산하고, 송금 영역의 과제를 해소하며 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크로스보더 결제 구조에선 판매자가 거래대금을 받는 과정이 느리고, 복잡하며, 비용도 많이 든다. 판매자가 상품을 판매하는 국가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런 과정은 복잡해진다.
이에 페이오니아는 어느 낯선 해외 국가에서 돈을 받아도 판매자의 현지 통화로 송금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현재 페이오니아는 200개 국가의 수출업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300만 개의 중소기업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페이오니아는 전자상거래와 관련해 한국내 파트너십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더 빠른 결제 대금 정산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페이오니아의 물류 혹은 마케팅 파트너십을 활용해 한국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기업들의 안정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콜드체인이 연결을 만든다
▲ 아래 내용은 로지스타서밋2018 세션을 맡은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의 발표를 참고, 정리했습니다. 사진은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가 갖춰야 할 역량은 크게 다섯 가지다. 상품 제조, 상품기획 및 브랜딩, 주문처리 및 재고관리, 배송, 데이터 분석이 그것이다. 이중에서 상품 제조, 상품기획 및 브랜딩, 데이터 분석은 판매자가 반드시 자체 보유해야 하는 핵심 역량에 속한다.
반면, 마켓컬리는 주문처리 및 제조관리와 배송은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는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매하는 고객의 소비는 수요예측이 매우 힘들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상 고객의 식품구매는 다양한 품목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판매자는 고객이 정확히 어떤 것을 고를지, 한 품목당 몇 개를 주문할지, 언제 결제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
온라인 신선식품 판매자는 이렇게 수요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해진 시간까지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해야 한다. 주문량이 늘어날수록 물류의 난이도는 올라가고, 이를 지원하기 위해선 물류센터 내 자동화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게 된다.
또한, 온라인에서 주문한 식품의 품질손실 대부분은 배송 과정에서 일어난다. 특히 해산물과 같이 온도에 민감한 식재료는 온도관리가 잘 되는 환경, 즉 콜드체인 안에서 배송망 구축이 필요하다.
이처럼 주문처리 및 제조관리와 배송 업무는 상품의 품질유지와 고객만족이라는 핵심요소와 연결된다. 하지만 이런 역량을 직접 구축하기에는 어마어마한 인프라 투자 비용이 부담스럽다.
마켓컬리 역시 물류 업무 아웃소싱을 고민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마켓컬리가 원하는 물류 품질을 완벽히 충족할 수 있는 업체를 찾지 못했다. 마켓컬리가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다룰 수 있는 물류시스템과 배송망을 직접 구축하게 된 계기다. 마켓컬리의 3PL 물류 서비스인 CFS(컬리프레시솔루션)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마켓컬리는 특정한 하나의 주체가 거대한 온라인 식품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해당 솔루션은 물류 부문에 큰 투자를 하기 어렵지만, 온라인에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사업자나 소규모 자영업자가 좋은 물건을 소비자에게 배송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마켓컬리는 이제까지 약 200만 건의 주문을 처리하면서 물류역량을 확보했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실시간 재고관리부터 온도별 보관, 당일 입고 상품의 12시간 내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마켓컬리가 직접 구축한 물류역량을 기반으로 식품의 온라인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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