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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 적용 1순위? “물류, 나야 나”

by 임예리 기자

2017년 06월 14일

해운·항만 등 물류시장, 블록체인 기술 우선 적용 분야로 손꼽혀

다각도에서 고려해야 할 블록체인, R&D ‘탑-다운’ 필요

기술 활성화 위한 법률체계 개선 필요…‘규제샌드존’ 마련해야

블록체인 블록체인 오픈포럼

 

블록체인 오픈포럼이 14일 주최한 ‘제2회 테크비즈(TechBiz) 컨퍼런스’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적용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물류산업이 수차례 언급됐다. 중재자 없이 거래 당사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블록체인의 투명한 구조 원리가 물류산업에 적용됐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중앙집중형 구조에서는 거래 성립을 위해 중재자가 거래 참여자의 신뢰를 보장한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은 거래 데이터를 블록에 담아 암호화한 뒤 거래 참여자에게 분산해 저장한다. 이러한 구조가 정보의 투명한 추적관리를 가능케 하며 정보의 위변조를 불가하게 만든다.

 

블록체인 생태계는 가파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 물류, IoT(사물인터넷) 등에 접목될 수 있는 블록체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령 IoT와 블록체인을 연결하여 노후한 기업 자산이 미리 설정해 놓은 기준을 벗어났을 때 알람이 울리도록 해 리스크를 막거나,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 전체적인 IT시스템을 효율화하는 방안 등이 제안되고 있다.

 

특히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블록체인은 거래 참여자가 많고, 거래 과정이 복잡하며, IT 기술이 적용되지 못했거나 혹은 일부 적용되더라도 정치적·관습적 이유로 작업 효율성이 떨어지는 산업에 적용됐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가 블록체인 기술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정부에서는 작년 9월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을 발족하고 그 안에서 지능정보 회의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의 기반을 다지는 모습이다. 민경식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확산팀장은 “향후 블록체인 확산지원 센터를 열고, 핀테크와 블록체인의 협업을 위한 스타트업 발굴 지원 사업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외에도 블록체인 비즈니스 기술인력 양성과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신기술 시험 실증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류재철 충남대학교 교수는 구조상 여러 거래 참여자가 있는 블록체인은 다양한 각도에서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에 R&D는 ‘탑-다운’, 즉 큰 과제를 앞두고 여러 요소들에 대한 시범서비스화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KISA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산업 종사자에게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설명하고 시스템을 바꾸는 것에 대한 설득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 팀장은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지만 사실 비금융권 전망이 훨씬 밝다”며 “KISA는 향후 시범사업 등의 비즈니스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블록체인 오픈포럼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를 위해 법률 체계가 과감하게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노종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미뤄보았을 때, 한국에서 블록체인에 관한 사항은 사후규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지 우선 따져봐야 하고, 만약 확보해야 한다면 기술 적용이 실패하더라도 기업이나 이용자들에게 가는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기술 발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존(규제 프리존)’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록체인 오픈포럼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련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제3회 테크비즈 컨퍼런스는 해운, 항만 영역을 중심으로 부산시와 함께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현 블록체인 오픈포럼 위원장은 “블록체인의 넓은 활용 범위에 비해 한국에는 아직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개념이 많이 전파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때문에 규제 관련 의사결정권자들이 블록체인 기술의 효율성을 확신하는 데 시간이 걸릴 텐데 블록체인 오픈포럼이 다양한 블록체인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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