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신광섭의 데이터바로보기]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바라보는 데이터 분석

by 신광섭

2016년 12월 01일

빅데이터 데이터분석 비즈니스 프로세스
 
Idea in Brief
 

기업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가 내부 운영 방식, 즉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변경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원천이 바로 비즈니스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며, 단순 시스템의 한 가지 기능이나 개별 업무 수행 방식을 변경한다고 해서 아주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점에서 데이터 분석의 목적을 살펴보고, 데이터 분석 결과에 어떤 방식으로 의미가 부여되는 지 함께 살펴보자.  

 
글. 신광섭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 편집. 엄지용 기자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맥락(Context)의 형태로 제공되어야 하며, 그 맥락(Context)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가능해야 한다.(본지 7월호 참고) 그렇다면 어떻게 데이터 분석 결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자.
 
다시 한 번 데이터 분석의 목적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역시나 “우리는 왜 데이터를 분석하는가?”에 대한 다답이다. 항상 같은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기도하고, 데이터를 바라보고 분석하고 관리하는 입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목적도 매번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관리’ 혹은 ‘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데이터 분석의 목적을 생각해보자. 무엇인가를 관리한다는 것 혹은 어떤 조직을 경영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필자는 항상 이렇게 설명한다.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문제점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관리이자 경영이다.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이해(Understanding), 분석(Analysis), 그리고 개선(Improvement)이라 말할 수 있다. 물론 비즈니스 현장에서 현재수준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관리 혹은 경영의 근본적인 목적은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도 관리 혹은 경영의 목적과 방향이 일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분석의 유형은 지도적 학습(Supervised Learning)과 비지도적 학습(Unsupervised Learning)으로 나뉜다. 비지도적 학습은 데이터로부터 일정한 패턴이나 규칙을 찾아내는 방법인데,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지도적 학습은 다시 예측(Prediction)과 분류(Classification)로 구분되는 데 두 가지 방식 모두 분석과 개선을 위해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팅에서 고객을 분석해서 시장을 세분화하고, 각 고객군별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이해’의 단계라면, 세분화된 시장별 수요를 예측하고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거나 비용을 줄여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이 ‘분석’과 ‘개선’의 단계이다. 바로 이 과정에서 ‘예측’과 ‘분류’가 주로 활용될 수 있다.
 
즉 관리 혹은 경영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은 “과거 기록으로부터 미래에 더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현재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라 요약할 수 있다. 
 
구슬은 서말... 그런데 무엇으로 꿰나?
 
데이터 분석의 다음 단계는 바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데이터의 확보와 분석, 그리고 개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분석해야하는 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지침서들은 “데이터는 어디에나 있다. 그러니 어떤 것이든 분석할 수 있다.” 정도로 설명하고 바로 분석을 위한 기술과 시스템 구조에 집중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빅데이터 시대이니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모든 것들이 데이터가 되고, 그것을 분석해서 더 좋은 성과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 되니까 말이다. 이 상황에 딱 들어맞는 속담이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이다. 
 
데이터가 아무리 많아도 분석을 위해서는 그 많은 데이터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필자는 그 도구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제안하고자 한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고, 비즈니스의 형태와 구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비즈니스 프로세스야 말로 우리에게 데이터가 가지는 의미를 하나의 구조로 보여줄 수 있고, 분석 결과를 해석하고 개선방안을 도출 및 적용하는데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정의와 기업 내 시스템 구조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정의부터 살펴보자.  BP Trend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any set of activities performed by a business that is initiated by an event, transforms information, materials or business commitments, and produces an output”으로 정의하고 있다. 
 
어떤 특정 조직이 가지고 있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에 바로 우리가 찾고 있는 해답이 있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데이터가 생성되는 과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문서 중심에서 센서를 거쳐 커뮤니케이션 기반의 데이터 생성으로 방식의 변화는 있었지만 결국 데이터는 사전에 정의되거나 약속된 절차와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일련의 활동 결과인 것이다. 일련의 활동들이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든 기계에 의해 자동으로 처리되든 상관없이 그 결과를 기록한 것이 객관적 사실이고 그 사실들을 목적에 맞게 정리한 결과가 바로 데이터이다. 따라서 우리가 만약 데이터를 분석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그 데이터가 생성된 프로세스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시스템의 구조를 생각해보자. 이미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시스템이 기업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라고 할 수 있지만 ERP만을 통해 기업의 모든 활동을 지원할 수는 없다. 개별 기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그룹웨어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다. 
 
시스템 조직 데이터분석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시스템이다. 즉,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조직(사람)과 시스템을 연결하는 중간 계층이며, 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시스템의 연관관계와 운영 방식을 정의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한다면 가장 첫 번째로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찾아야만 한다. 그런데 그 데이터가 하나의 시스템 내에 저장되어 있다면 아주 행복한 일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당연히 서로 다른 시스템에 아주 다양한 형태로 분산되어 저장되어 있기 마련이다.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사람과 시스템이 일을 하는 절차와 기준을 정의한 것이고, 그 절차와 기준에 따라 시스템끼리 연동 혹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구조가 설계된다. 따라서 비즈니스 활동의 결과를 기록한 것이 데이터라면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그 의미를 해석하고 분석해야 하며, 또한 개선의 대상이 되는 것 역시 바로 프로세스가 첫 번째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수명주기와 데이터 분석
 
그렇다면 데이터 분석 과정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는 어떻게 연결되는 지 생각해보자. 우선 아래 그림은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관리되는 수명주기를 보여준다. 
 
비즈니스프로세스 데이터분석 수명주기
 
전체 과정은 설계, 모델링, 실행, 모니터링 및 최적화의 순환 구조를 가진다. 이중 데이터 분석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단계를 꼽자면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단계는 바로 ‘모니터링’과 ‘최적화’ 단계이다.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여러 가지 패턴이나 규칙 등을 파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선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적화 단계는 현재보다 더 높은 성과를 위한 방법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설계 단계에 적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세스의 구조를 변경하거나 자동화와 같은 방식을 통해 업무를 간소화하거나 제거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이러한 방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접근법도 중요하겠지만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인 분석 기법이 필요하다. 
 
프로세스 설계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관리라는 개념을 이해하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과정이다. 그러나 프로세스 설계 단계에도 데이터 분석 기법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세스 설계는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최상위 단계에서부터 하향식으로 프로세스를 세분하고, 각 프로세스는 다시 인터뷰, 현장 조사나 문헌 조사와 같은 방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론 인터뷰나 현장 조사를 통해 실제 업무 처리 방식이 충분히 반영될 수는 있지만, 모든 경우의 수나 과거 수행된 이력 모두를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 프로세스 수행 이력 데이터의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모델을 역으로 모델링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이러한 기법을 프로세스 마이닝(Process Mining)이라고 하며, 이미 병원, 여행사, 보험사 및 은행과 같은 산업에서 적용되어 활용되고 있다. 
 
다음 그림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수행 로그 데이터로부터 프로세스의 수행 패턴을 찾아낸 결과이다. 앞서 설명한 하향식 접근법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방법이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수행 로그 데이터 수행 패턴
 
이렇게 실제 데이터로부터 프로세스를 정의할 수도 있지만, 프로세스마이닝의 적용 범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 그림은 프로세스마이닝의 전체 절차와 그 결과를 보여준다.
 
프로세스 마이닝
 
우선 로그데이터로부터 프로세스 모델을 구성하고, 그 결과를 다시 데이터와 비교해서 검증하는 과정까지는 프로세스 설계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이후 과정은 분석과 최적화에 해당한다. 프로세스의 각 활동(Activity)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사람, 기계 혹은 시스템)을 역할에 맞추어 배정하고 그들의 성과를 다양한 지표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전체 프로세스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과거 데이터를 통해 새롭게 설계되는 프로세스에 대한 시뮬레이션까지도 수행할 수 있어 현재 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연구실에서는 실제로 물류센터의 로그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세스를 도출하고, 주요 프로세스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자원 활용의 문제점을 찾아냈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운영 방식을 제안한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관리 부서에서 정의한 프로세스(업무 수행 매뉴얼에 포함된)와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현장에서 업무가 수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로 인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었는데, 프로세스마이닝 기법을 통해 이를 발견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었다.
 
데이터는 어떻게 해석되는가
 
결국 데이터 분석의 결과는 의미를 가져야 하며, 그 의미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빅데이터 전문가 버나드 마(Bernard Marr)는 “기업이 데이터 기반의 운영(operation)을 위한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8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8가지 단계는 데이터의 원천(source) 확인, 비용과 편익 분석,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 확보, 시스템 및 기반 구축, 데이터 확보와 관리, 운영 방식에 대한 시범 운영과 검증 및 운영 방식의 변화로 구성되어 있다. 
 
결국 기업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적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의 결과가 내부 운영 방식, 즉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변경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 원천이 바로 비즈니스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며, 단순 시스템의 한 가지 기능이나 개별 업무 수행 방식을 변경한다고 해서 아주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 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어떻게 분석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지 어렵다면 데이터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가 일하는 방식인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신광섭

현재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부원장으로 재임 중으로 물류 및 SCM 분야에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활용 방안을 연구 중이다. ksshin@i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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