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예측불허 폐자원 공급망, 플랫폼발 구조 혁신 가능할까

by 임예리 기자

2016년 10월 15일

폐자원 공급망의 다단계 구조, 동네 고물상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발 구조 혁신 가능할까, 공짜의 이유

 

글. 임예리 기자

 

국내 폐자원 재활용 시장에서 다단계 공급망 구조로 인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폐자원 업체는 보통 소상(小商), 중상(中商), 대상(大商) 으로 구분된다. ‘동네 고물상’으로 불리는 작은 자원사는 소상, 소상으로부터 폐자원을 모으는 업체는 중상, 중상으로부터 폐자원을 모아 폐자원 재생업체나 폐자원 매입업체 등에 매입하는 업체는 대상이다.

 

현재 한국 폐자원 시장에는 작은 소상들이 난립해 있다. 일정량 이상의 물량 확보를 위해 한 소상은 여러 개인으로부터, 한 중상은 여러 소상으로부터 폐자원을 매입한다. 결국 처음 소상이 일반 대중으로부터 폐자원을 수거해 재생업체가 그것을 받기까지는 최소 두 개 이상의 중간상을 거친다.

 

자연스레 폐자원 매입업체의 최종 매입 가격에는 중간 유통마진이 더해진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가격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 폐자원의 단위 가격이 내려간다면 그것은 처음 폐자원 수거를 담당한 영세 소상에게 전가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자원 공급망 속의 중간상들은 제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폐자원을 매입하는 업체가 일정 규모 이상의 물량을 한 번에 매입하길 희망하기 때문이다. 가령 현대제철이나 포스코 같은 폐자원 재생산 설비를 보유한 업체는 최소 몇 톤 이상의 폐자원을 공급 받기를 원한다. 동네 소상들이 지역을 돌며 수거하는 수백개의 캔 정도는 당연히 매입하지 않는다.

 

한 폐자원 매입업체 관계자는 “폐자원 산업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유통과정, 명확한 기준 없는 매입 가격 두 가지가 맞물리며 악순환되는 것이 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

 

폐자원판에 등장한 플랫폼, 공짜를 넘어서

 

 

그렇다면 여러 소상들의 물량을 모아서 최종 매입업체와 단 번에 거래할 만큼의 구매력을 확보할 수는 없을까. 플랫폼을 통해 폐자원 공급망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진입한 업체가 있다. 지난해 7월 서비스를 론칭한 수거왕이다.

 

‘수거왕’은 플랫폼을 통해 장터를 열고 자원사와 폐자원을 처분하고자 하는 고객간 거래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수거왕을 사용하는 고객은 안 입는 옷가지, 망가진 프라이팬 등 집 안에서 불필요한 잡기를 처리하는 동시에 소정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수거왕과 제휴한 소상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쉽게 고객과 만나 거래할 수 있다. 현재 수거왕이 양측의 거래 중개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없다.

 

수거왕이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유는 플랫폼에 더 많은 사용자를 유입하기 위해서다. 수거왕을 통한 일반 소비자들과 소상간의 거래 물량이 더욱 늘어난다면 수거왕이 직접 공급망 말단에 있는 매입업체에게 자원을 납품하는 B2B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거왕에 따르면 국내 폐자원 시장에서 직접 매입업체와 거래하기 위해서는 의류 1000~2000톤, 고철 및 비철 수백톤 이상이 필요하다. 현재 수거왕은 한 달에 약 1000건의 폐자원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아직 B2B 직거래를 위한 목표치까지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때문에 수거왕은 SK텔레콤 T전화에 입점하는 등 더 많은 플랫폼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수거왕은 각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자원 품목, 지역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이는 향후 단순히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 이상으로 수거왕이 직접 매입업체와 협상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수거왕이 축적한 데이터는 매입업체 입장에서는 지금껏 쉽지 않았던 폐자원 수요예측을 가능하게 만들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중현 수거왕 대표는 “서비스 론칭 당시에는 계약한 자원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을 생각했었지만 서비스를 지속하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며 “당장은 수거왕 서비스를 알려 더욱 많은 사용자를 유입시키고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

 



임예리 기자

三人行,必有我师。 페이쓰북 / 이메일: yeri@clomag.co.kr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