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가전유통의 강자 쑤닝, 온라인 드라이브
매장 인프라를 활용한 물류망, 당일배송율 97.8%를 만들다
쑤닝이거우, 징둥, 알리바바, 중국 커머스의 물류망 운영은 지금
Idea in Brief
11월 11일, 6월18일, 8월 18일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3대 쇼핑데이로 불린다. 11월 11일엔 알리바바의 티몰, 6월 18일엔 징둥, 8월 18일엔 쑤닝이거우가 대규모 세일을 열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이중 쑤닝이거우는 지난 8월 18일 전민발소절을 주제로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쑤닝이거우는 이 날 하루 에어컨 1만대, TV 22만대, 공기청정기 1만 6천대 이상을 판매했으며, 총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12% 증가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렇게 배송된 수많은 상품의 당일배송 비율이 97.8%에 육박했다는 점이다. 쑤닝의 물류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었을까. |
글. 임예리 기자
지난 8월 18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전민발소절’(全民发烧节)이라는 이름의 큰 축제가 열렸다. 주최측은 중국의 종합유통업체 쑤닝윈상(苏宁云商)의 전자상거래업체 ‘쑤닝이거우’(苏宁易购)였다.
쑤닝윈상, 중국 오프라인 가전유통의 강자
쑤닝윈상그룹의 1987년 창업 당시 이름은 ‘쑤닝전기’(苏宁电器)였다. 쑤닝전기는 전통적으로 에어컨 등 전자제품 유통에 집중하는 오프라인업체였고 지난 13년 그룹이름을 쑤닝윈상으로 바꾸며 종합유통업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쑤닝원상이 다양한 상품을 포괄하면서 종합유통업체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쑤닝의 대표 상품은 3C(Computer, Communication, Consu-mer Electronics), 즉 전자제품(컴퓨터, 통신, 가전기기)이다. 쑤닝원상은 지난해 기준 3502억 위안(약 58조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전체 민영기업 중 매출 기준 2위에 달한다. |
쑤닝이거우는 이번 발소절 상품으로 전자제품 외에 슈퍼마켓, 백화점 등과 연계한 화장품·유아용품·생활용품 등도 포함시켰다. 쑤닝이거우는 이날 소비자들에게 약 18억 위안 규모의 홍바오(红包: 쿠폰)를 지급하고, 왕훙(网红: 중국에서 인터넷방송을 통해 유명해진 인터넷스타)과 따V(大V: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많은 팬을 가진 사람)를 특별 방송에 출연시키는 등의 마케팅과 동시에 오프라인, 모바일·PC 등 온라인 유통채널을 총가동했다.
(사진= 8월 18일 한 왕훙이 쑤닝의 물류센터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쑤닝이거우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하루 주문량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312% 증가했고,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티몰과 합작, 운영하고 있는 ‘티몰-쑤닝 플래그샵’의 구매량 역시 6.5배 가량 증가했다. 이날 하루 동안 에어컨 1만대, TV 22만대, 공기청정기 1만 6천대가 팔리기도 했다. 하루 사이 어마어마한 물량을 쏟아낸 쑤닝이 더욱 놀라운 점은 당일배송 비율이다. 쑤닝의 발표에 따르면 발소절 당일 첫 번째 배송은 22분만에 완료됐고, 당일배송 비율은 97.8%에 달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에서 폭발적인 물량을 무려 당일배송으로 소화할 수 있었던 쑤닝의 비결은 무엇일까.
쑤닝의 물류망, 97.8%를 만드는 연결의 힘
쑤닝은 오프라인 거점, 자가 운영, 합작이 결합된 물류모델을 운영한다. 쑤닝은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로 출발한 경쟁유통업체 징둥(京东), 알리바바와 달리 쑤닝전기 시절부터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왔었다. 쑤닝이 그렇게 20년 넘는 시간 동안 구축한 중국대륙 전체의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는 1500개가 넘는다.
지난 7월 30일 발표된 ‘쑤닝윈상그룹 2016년 상반기 업무보고’에 따르면 쑤닝의 오프라인 매장은 6월 30일 기준, 중국 본토 297개 도시에 1522개, 홍콩과 마카오 지역에 25개, 일본에 41개로 총 1588개가 존재한다. 쑤닝의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거점이자 배송거점으로 활용된다.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에 대한 직접 판매와 동시에 온라인에서 판매된 물품을 근처 소비자의 집으로 배송하거나 소비자가 방문해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쑤닝은 또한 자체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초기 쑤닝전자의 물류부문은 2015년 1월 독립해 ‘쑤닝물류’(苏宁物流)가 됐다. 쑤닝물류는 현재 중국 전역에 12개의 자동화 분류센터, 60개의 광역물류센터, 300개의 도시 배송센터와 5000개의 택배 영업소를 운영중이다. 쑤닝물류는 자체 구축한 물류 허브를 이용해 장거리배송, 단거리배송과 라스트마일배송 세 부분을 일체화했고, 이로써 ‘1일 3배송’, ‘한나절 배송’ 등 쑤닝만의 독자적인 물류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쑤닝의 배송기사는 ‘로켓맨(火箭哥)’이라 불린다.
2PL을 넘어서
동시에 쑤닝물류는 3PL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15년 12월 쑤닝물류의 클라우드 플랫폼이 정식 오픈했고, 이를 통해 물류기업과 운송주선업체, 화주 등을 대상으로 운수, 창고, 금융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중국의 가전제품 제조업체 메이디(美的)와 창웨이(创维), 건축인테리어업체 진당랑(金螳螂), 호텔그룹 보타오(铂涛)등의 업체가 쑤닝의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쑤닝의 온라인망 ‘쑤닝이거우’는 지난해 알리바바의 티몰과 합작하여 ‘티몰-쑤닝 플래그샵’을 출범했다. 이와 동시에 알리바바의 물류기업 차이니아오(菜鸟)와 쑤닝물류 역시 합작을 시작했다. 양사가 서로의 물류시스템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쑤닝물류는 차이니아오의 물류시스템을 이용해 배송 효율을 높이고, 차이니아오 물동량의 대부분을 맡아 처리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쑤닝이거우와 티몰은 지난달 다시 한 번 합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쑤닝 한 관계자는 “일전에 티몰과 합작을 체결한 이후, 쑤닝은 티몰에 있는 쑤닝 상품에 대한 배송을 책임질 수 있었지만 현재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몇 개의 대도시만으로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며 “창고와 배송을 일체화시키는 것이 쑤닝물류 서비스 확대의 기본요건”이라 밝혔다.
(표= 징둥 vs 알리바바, 또 다른 커머스 물류시스템 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