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박상신의 크로스보더] 세계 각국 크로스보더 라스트마일 파헤치기, 그렇다면 한국은?

by 박상신

2016년 09월 29일

크로스보더 라스트마일, 아마존 상품을 한국 우체국이 배송하는 이유
일본, 태국, 싱가포르, 중국, 영국의 라스트마일 서비스 비교, 시사점은?
한국의 택배업체, 무엇을 개선해야 하나?
 
글. 박상신 헬로쉽 대표
 
 
Idea in Brief
 

과거 우편물과 DHL로 대변되던 국제배송은 이제 국제물류와 결합하여 소비자가 거주하는 국가의 로컬 택배업체가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여러 국가의 크로스보더 라스트마일 배송은 단순한 택배 서비스 연계뿐만 아니라, 퀵서비스 연계, 독차배송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이런 내용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해외직구의 라스트마일을 담당하는 국내 택배업체 또한 배송전략의 다각화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

 
아마존 직구상품을 한국 우체국이 배송하는 이유
 
한국소비자들이 해외구매한 직구화물의 대부분은 UPS, DHL, FedEx 같은 글로벌 배송 회사가 아닌 한진, 우체국택배 같은 국내 배송사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전달됩니다. 이 회사들은 분명 미국, 유럽에서 물류사업을 하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요?
 
직구물류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그 답이 나옵니다. 한국 소비자가 미국에서 상품을 구매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해외의 판매자(Seller) 혹은 그 물건을 현지에서 받는 배송대행사업자가 미국에서 포워더(Forwarder)를 통해 한국으로 화물을 발송하게 됩니다. 해당 화물은 인천공항에서 통관이 완료된 후 재차 국내 택배회사로 전달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 택배회사에게 직구상품을 전달받기 때문에 마치 해외직구 화물이 국내 쇼핑몰에서 구입한 상품과 같은 과정을 통해 배송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판매자들이 해외로 ‘역직구’ 상품을 판다고 합시다. 이 역시 직구와 같은 방식의 물류 프로세스를 거칩니다. 때문에 해외 현지 소비자들은 한국의 택배업체가 아닌 현지 택배업체를 통해 최종적으로 물건을 수령 받습니다.
 
결국 각국 소비자들이 받는 크로스보더 상품은 현지 라스트마일 배송업체가 최종운송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지 배송을 담당하는 업체들은 국가별, 업체별로 나름의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요. 그렇다면 크로스보더 물류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업체들은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필자가 ‘헬로쉽’ 서비스를 운영하며 직접 경험한 내용을 통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라스트마일 : ‘시간지정 배송’과 ‘냉장 택배’
 
일본 택배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희망 배송시간’을 지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시간지정 배송은 재배송에 따르는 비용이 많이 발생하여 현재는 고민거리 중 하나라고는 합니다만 이는 잠시 차치해두겠습니다.
헬로쉽을 통해 ‘일본택배 서비스’ 선택시 표시되는 배송희망시간 지정 메뉴(사진 제공= 헬로쉽)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낮 시간에 집을 비워두기 때문에 택배를 직접 받는 것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택배화물을 경비실에 맡기거나 회사에서 직접 받는 경우가 일상적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러한 문화가 없기 때문에 일본 택배사들이 ‘시간지정 배송’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집에 없던 사람이 생겨서 택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에서 고객들이 ‘시간지정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일본택배의 또 다른 특징은 ‘냉장 택배’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냉장 택배가 가능한 국가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국가들 모두 일본의 야마토운수(ヤマト運輸)가 진출해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B2C 특송은 로컬 택배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국경을 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라 하더라도 당연히 일본 택배업체가 제공해주는 냉장 택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 이세탄 백화점사이트에서 주문한 신선식품을 싱가포르 소비자에게 냉장 배송할 수 있다.)
 
태국의 라스트마일 : 익일배송, 그리고 COD
 
태국은 한국의 다섯 배에 달하는 넓은 국토 덕분에 ‘익일배송’이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CJ대한통운도 태국에서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전국배송이 가능한 회사는 케리익스프레스(Kerry Express)와 태국 우체국(Thailand Post)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태국의 택배회사에게 ‘익일배송’은 1차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였습니다. 현재 케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약 200여개의 물류센터를 통해서 전국 99%의 우편번호에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진= 태국 케리익스프레스를 통한 배송 트래킹 결과값)
 
현지 택배사에 따르면 방콕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한 지방의 경우 주소만으로는 배송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위 그림처럼 수취인이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배송을 완료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전화 안받음(Call not Answered)’이라는 배송 상태 값이 트래킹 결과에 표시가 됩니다. 따라서 태국으로 배송할 때는 유효한 전화번호의 제공이 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태국의 택배회사들은 상당히 세분화된 서비스 구분과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최우선 배달’, ‘오전 배달’, ‘공휴일 배달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만, 이 서비스는 모두 무지막지한 추가 요금이 붙습니다.
 
또 하나 태국 전자상거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COD(Cash On Delivery) 결제 방식입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보고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약 70%의 고객이 온라인 구매시 COD방식으로 결제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태국 택배사들에게 있어서 COD 결제 서비스는 그야말로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제 수수료는 보통 2% 이내입니다.
 
싱가포르의 라스트마일 : 스타트업의 난립, 싱포스트를 혁신하라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국가입니다. 때문에 대단위 물류 허브가 없이도 택배사업이 가능하지요. 그래서 싱가포르에는 다수의 중소형 택배사들이 있고, 큐텐(Qoo10) 같은 쇼핑몰은 자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싱가포르 현지 B2C배송의 경우에는 다수의 택배회사들이 배송을 담당하며, C2C배송의 경우 대부분 싱포스트(싱가포르 우체국)를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싱포스트의 서비스 품질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수취인 부재시 우체국에 직접 찾으러 가야 하는 불편함 또한 큽니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이러한 라스트마일 배송의 문제점을 혁신하기 위해서 여러 스타트업들이 택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들이 내세우는 기존 싱가포르 우체국과의 차별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위의 비교는 SGD(싱가포르 달러) 3.5~4.5 정도에 해당되는 저가 서비스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때문에 한국에서 EMS로 보낼 때보다는 낫습니다만, 가격이 매우 비싼 것이 단점입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해외 판매를 한다면 우편물의 이용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싱가포르에서는 ‘퍼스트 마일’에 해당하는 픽업 부분을 접수 센터(Drop Off point)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편의점 택배라는 것이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편의점 사업자가 리셀러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택배사가 운영하는 택배 접수처는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의 라스트마일 : 택배O2O, 루오디페이에 주목하라
 
중국 전자상거래 물류는 단순히 주문한 물품을 배송하는 서비스에서, 다양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타 경쟁자와의 차이점을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목적지에서 고객의 자택까지 택배서비스에 더해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루오디페이(LUODIPEI, 落地配) 서비스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루오디페이가 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COD(cash on delivery)와 상품 시용, 의류 입어보기 서비스, 야간 배송, 반품 및 교환 서비스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과 같이 광활한 국토를 가진 나라에서 전국 배송이 가능한 회사가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때문에 중국은 지역별 물류회사들이 상호 연계하여 이러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심지어 아마존차이나의 자체 택배서비스도 중국 전국 택배사 연합의 일원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헬로쉽과 계약한 중국 택배사의 경우, 개인간 택배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아마존차이나가 광동지역으로 화물을 보내면, 광동지역 내의 라스트마일을 해당 회사가 처리하는 식으로 협력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이 회사를 통해서 전국으로 배송이 가능한데 아래의 배송추적 화면에서 표시된 것처럼 광저우 지역 외부로 나가는 화물은 파트너 물류회사로 넘겨져서 배달 완료가 됩니다.
(사진= 헬로쉽 중국배송 트래킹 화면)
 
중국은 각 성별로 다른 물류회사들이 물류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이들 연합은 반품 수거까지도 전국에 걸쳐 제공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운영 측면에서는 가격이 좀 비싸지만, 더 나은 기업형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한 이런 회사들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영국의 라스트마일 :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하여
 
영국은 크로스보더 B2C거래에 대한 면세한도가 낮다고 느껴질 수 있는 국가입니다. 다른 국가는 관세(Duty) 기준이지만, 유럽은 VAT기준과 관세 기준이 별도로 있고, VAT가 20%로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VAT 면세 기준은 15파운드이며, 관세 면제 기준은 135파운드입니다. 문제는 세금 부과 대상 화물에 대해 우편물의 경우 세금 수납 대행 회사(Tax Collection Agency)가 부과하는 수수료가 높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아마존영국(Amazon.co.uk)이나 이베이(eBay) 등을 통해 영국으로 20파운드 상품을 판매하다 운이 나쁘게(?) 영국세관에 적발되면, 대략 5파운드 정도의 VAT와 8파운드의 핸들링 차지가 부과됩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20파운드 상품을 구매하고, 13파운드의 세금을 낸 걸로 생각하게 되어, 판매자에 대한 클레임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때문에 영국 해외 판매시 라스트마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금과 관련하여 수취인이 겪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상업통관을 하는 B2C특송 모델에서는 DDP조건(관세 수출자 부담)으로 통관회사가 관세를 납부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경우 대행수수료가 있지만 결제금액의 4% 이내로 매우 낮습니다. 앞서 언급한 케이스를 예로 들자면 5파운드의 4%에 해당하는 0.2파운드가 됩니다.
 
한국의 라스트마일 : 우리의 숙제는 무엇인가
 
한국의 택배서비스는 십 수년째 가격 경쟁만을 해오고 있고, 서비스의 다양화나 품질 개선 등은 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정규직원으로 택배기사를 고용하는 일본의 택배회사들과 지입으로 운영되는 한국의 택배사들 간의 서비스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과 기존 택배사들이 못하는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쿠팡의 로켓배송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한국 이커머스 셀러들의 해외판매(역직구)와 관련된 여러 도착 국가의 라스트마일 배송(택배)을 살펴봤습니다. 여러 국가의 라스트마일 배송을 정리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해외에 비해 한국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직구를 할 때 연결되는 한국의 택배서비스는 너무 단조롭지 않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업체 또한 동남아시아나 일본의 COD 결제를 참고해서, 관세와 배송비 등을 택배 배송시 결제를 할 수 있게 한다면 해외 판매자 입장에서 굉장히 환영할만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직구물류는 관세를 예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관세 대납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회사들이 30~35%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세금과 핸들링 차지라는 명목으로 미리 받고 있습니다. 실제 부과된 세금의 차액만큼 고스란히 구매자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공휴일 배달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지역 같은 경우에는 퀵서비스 등을 활용하면 공휴일 배달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긴 연휴기간을 이용한 해외 직구족들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은 ‘라스트마일’을 이야기할 때 음식 배달에만 관심이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택배와 같이 고객 말단에서 일어나는 배송 시스템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고민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박상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지마켓 해외사업팀, 큐텐재팬을 거쳐 B2C 국제물류 스타트업 헬로쉽을 창업했다. 여러 회사에서 해외배송, 글로벌셀러, 수출 등을 기획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전자상거래, 국제 전자상거래 물류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한다. 크로스보더 국제물류 전문 블로그 오픈카트(opencart.kr)를 2008년부터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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