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의 유럽통신③
브렉시트와 파나마운하 확장
유럽해운,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라
글. 김영석 CJ대한통운 유럽법인장 / 송영미 CJ대한통운 유럽법인 해상팀장
Idea in Brief
유럽 해운시장이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2016년 상반기 해상운임은 유럽 수출입 물동량의 부진으로 급락했다.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주요 항만의 수요 증가가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동시에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과 이에 따른 유럽선사의 대형선박 미주노선 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 부족현상과 서비스 저하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잔존해있다. 유럽 해운시장은 어떤 변화를 맞이하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변화에 대비할 것인가. |
최근 ‘브렉시트’와 ‘파나마 운하 개통’ 소식으로 전 세계 물류시장이 시끌벅적하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영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으며,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는 영국에 진출한 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이슈의 중심엔 물류 기업도 함께 포함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브렉시트, 이동하는 거점
새로운 기업 투자유치는 대부분 항만거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로테르담(Rotterdam, Netherlands), 앤트워프(Antwerp, Belgium), 함부르그(Hamburg, Germany), 마르세유(Marseille, France), 르아브르(Le Havre, France) 등이 대표적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물류 관점에서는 유럽 전역을 연결하는 편리한 교통 인프라, 시장 접근이 용이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육송, 철송, 근해운송 등 다양한 운송옵션을 활용하여 물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 중 네덜란드는 단연 최고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각종 기업세제 혜택과, 국민 대다수가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상 및 항공물류를 비롯하여 유럽의 각 대륙을 연결하는 허브 국가로써 큰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기존 영국과 거래가 있던 한국 업체들의 경우 이 같은 것들을 고려하여 브렉시트에 대비한 물류거점 변화 및 운영 방안을 미리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 무엇이 달라지나
2016년 8월, 아시아발 유럽행 컨테이너 해상 운임이 서서히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1914년 이후 102년 만에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됨에 따라 대형선박의 미주항로 투입으로 유럽해운시장은 케스케이딩 효과(Cascading Effect)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경기 악화와 물량감소로 유럽 선사들은 상대적으로 미주노선에 투입할 대형선박에 여유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해운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화주들은 유럽-아시아 간 급변하고 있는 해운시장 시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 항만, 어떻게 바뀌나
유럽 수출입 물량의 75%는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그 중 거래량이 가장 높은 품목은 원유, 가스(Oil & GAS)와 같은 액체 벌크(Liquid Bulk) 제품(37%)이다. 이는 주로 러시아를 통해 EU에 수입되고 재가공(정제) 등을 거쳐 다시 EU가 아닌 국가들로 수출되고 있다.
▲ 로테르담 항(Rotterdam Port)
유럽 해상물류에는 3개의 중심지가 존재한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벨기에 앤트워프, 독일 함부르그가 3대 항만으로 꼽힌다. 실제 유럽 전체 20개 항만은 유럽 전체 물량의 약 40%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로테르담항은 놀랍게도 전체 물량의 약 10%를 연 단위로 독자 처리하고 있다.
대표항만인 로테르담과 앤트워프에는 실제 원유 터미널(Oil Terminal)을 비롯하여 대규모 정제시설과 물류인프라들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또한 다국적 석유 화학계 기업들의 진입이 활발함에 따라, 높은 보관료와 임대료가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함부르그를 주요항만으로 하는 컨테이너 운송 품목은 제조 및 가공품이 21%를 구성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교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EU는 수입량의 상당부분을 중국에 의존했지만 최근 15년은 수출물량이 수입물량을 크게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북해 연안에 위치한 이들 항만을 제외하더라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제노바, 터키 이즈미르 항만에서도 최근 지속적인 물량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복합운송의 대안 ‘근해운송’
미국이나 중국의 물류는 육송과 철송 중심의 네트워크 최적화를 중시한다. 그러나 유럽은 이와 다르게 지형적 특성을 활용한 근해운송(SSS, Short Sea Shipping)이 활성화됐다. 실제 근해운송은 유럽 국가 간 운송되는 선적량 기준으로 육상운송(45%) 다음으로 많이 활용되는 수단(37%)이다. 단적인 예로 로테르담 항은 바지선(Barge)과 근해운송을 위한 피더선(Feeder)을 활용하여 유럽 내 200여개 이상의 항구의 물류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내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 대비하고 교통소음 및 교통체증을 개선할 수 있는 복합운송(Intermodal Transport)의 대안으로 근해운송(SSS)에 대한 중요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유럽의 통관시스템
유럽이 공통의 관세법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모든 국가가 효율적이고 신축적인 통관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유럽과 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들은 물류 인프라뿐만 아니라 각 국가별 통관제도 및 규제 집행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로테르담은 우수한 물류인프라와 서비스 경쟁력, 그리고 간소화된 세관통관 절차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법규 및 규제 제약도 적은 편이다. 이 때문인지 많은 한국 기업들은 네덜란드를 물류허브로 고려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통관 절차를 모두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로 수행하므로 별도 세관 방문 없이 CJ대한통운과 같은 물류업체가 세관 사이트를 접속하여 통관대행 수행이 가능하다. 가령 EU 해당 국가내에 지사 및 법인이 없는 기업이 CJ대한통운에게 위임권을 제공하고 동기업을 대신하여 CJ대한통운이 통관대행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5년간 해상 수출입건을 진행해온 경험상, 화물의 지연으로 인한 문제 발생의 핵심원인은 통관과 직결된 경우가 상당수다. 때문에 세관 이슈가 될 수 있는 사항을 먼저 확인하여 고객사에게 알리고, 세관 검열을 대비하며,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사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은 물류 업체가 수행해야 하는 주요 업무 중 하나이다.
앞서 많은 이야기를 전했지만 유럽의 해상물류는 적은 지면에 모든 것을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그 루트가 복잡하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대비 올해 상반기 해상운임은 유럽 수출입 물동량의 부진으로 급락했다. 앞서 언급한 브렉시트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항만의 수요 증가와 함께,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유럽선사들은 대형선박을 미주노선에 배치했다. 이에 따라 야기되는 공급 부족현상 및 서비스 저하에 대한 위험이 잔존해 있으며, 올해 하반기 운임은 점차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 유럽법인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예측하고 화주 및 고객사에 신속하게 해당 내용을 공유하여 공급망 리스크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물류 컨설팅을 통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여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