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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암의 물류에세이] 물류부장 오달수 중국에 가다⑦ 공장물류 아웃소싱 방법론

by 천동암

2016년 08월 26일

물류부장 오달수 중국에 가다⑦
공장물류 아웃소싱,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글. 천동암 한화큐셀 글로벌 물류 상무
 
 
보름달이 빌딩 숲속 나무들 사이에 얼굴을 내밀고 호텔 창문가에 서있는 오 부장을 비추고 있었다. 하얀 이를 내밀고 빙그레 웃는 보름달은 하얀 속살을 드러내는 새색시 눈웃음이었다. 그러나 보름달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얼굴에 상처를 머금고 있었다. 상처 난 얼굴이지만 자애로운 눈빛으로 오 부장을 맞이하고 있었다. 마치 힘들지만 내색하지 못하는 그를 대변하고 있는 듯 했다.
 
물류 보부상처럼 해외를 다니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항상 사람들을 지적질만 하는 것이 숙명이지만 오 부장은 나름대로 해외법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하도록 채근하는 일이 개선을 해야 하는 해외법인의 법인장이나 물류 담당자들에도 항상 파란 멍자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름달이 옥외 수영장 물을 비추고 있는데 잠시 미풍이 일고 물은 파르르 떨었다. 물 아래 비추어진 보름달 모습은 일그러져 길게 드러누워 있었다. 물위에 일그러진 달 모양은 아마도 밝은 얼굴 뒤에 숨어있는 그의 상처 때문인 것 같았다. 보름달을 보면서 한참 동안 상념에 잠겨있는데 별안간 핸드폰 전화벨 진동이 왔다.
 
‘목잡놈(목을 잡고 있는 놈)’ 글씨가 핸드폰 수신 전화에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오 부장, 거기 공장에 있는 근무하고 있는 인력들 전부 아웃소싱하는 방향을 정하고 세부 계획을 보고해!”
 
성 전무는 공장물류 아웃소싱에 대한 배경과 일정, 그리고 현지 사정을 고려해서 생산에 영향을 주지 않은 범위 내에서 하라는 얘기는 안하고 자기가 필요한 말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런 싸가지’
 
오 부장은 신음하듯이 자기도 모르게 달빛을 향에 욕을 하고 있었다. 오 부장은 보름달이 상처를 달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와 같은 사람들의 질타 때문에 멍이 들어 생채기가 있을 수 있다는 동화 같은 생각을 했다.
 
“김정미 과장, 도날드 진 차장과 같이 현재 공장물류 프로세스를 세부적으로 작성하고 해당 프로세스에서 일하는 인력을 각각 구분해서 파악해 주세요. 음......., 그리고 공장 물류를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지게차, 셔틀 트럭 등의 숫자를 파악하는 것도 잊지 말고, 자 빨리 합시다.”
 
오 부장은 성 전무의 불같이 급한 성격을 익히 아는 터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근데 부장님 공장 물류 아웃소싱을 하려면 현재 인소싱으로 지급하는 인력비용, 그리고 운반 장비에 대한 비용도 같이 파악해야 할 것 같은데요.”
 
김 정미 과장은 흘러내리는 두꺼운 뿔테안경을 올리면서 얘기를 했다.
 
“맞아. 김 과장, 내가 그 생각을 미처 못 했네. 현재 자체적으로 물류를 하고 있는 물류비용과 향후 물류 아웃소싱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비교하는 것이 필요하지. 각 물류 항목인 인건비, 인력 복지비용 포함하고 각종 포장재 자재운영비용등도 항목별로 지금 기준으로 12개월 비용을 정리하세요.”
 
“부장님 이번에 물류 아웃소싱을 하는 배경과 아웃소싱을 통해서 회사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김 정미 과장은 갑자기 공장 물류 아웃소싱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무엇인가를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불현듯 났다.
 
“좋은 질문이네. 김 과장. 보통 물류 아웃소싱하는 주요한 이유는 비용절감이지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직접 자가 물류를 수행함으로써 화주기업체에게 발생되는 부담을 물류업체에게 전가(轉嫁)하는 것인데 지금 중국 공장의 물류 아웃소싱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은 비용절감보다는 <부담(負擔) 전가(轉嫁)>가 주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용 절감을 무시 할 수는 없지만........, 물류 아웃소싱을 하는 배경도 같은 맥락인 것 같군요.”
 
한편 중국 공장 창고운영 담당자인 도날드 진 차장이 창고 운영 현황을 조사해서 보고했다.
▲ 도날드 진 차장이 보고한 ‘창고 운영 현황’
 
“오 부장님, 창고 운영비용은 1년 기준으로 약 51억원 규모입니다. 현재 물류운영 인력은 24시간 기준시 3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 총 인력은 262명입니다. 이들 작업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으며 공장근처에 거주하는 인력이 전체 인력 중 70%이고 3년 이상의 장기 근속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오 부장은 도날드 차장이 준 자료들을 살피다가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창고 숫자와 내부창고와 외부창고 규모를 살펴보니 전체 보관 재고를 기준으로 볼 때 73%가 외부창고를 사용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도날드 차장은 짧게 깍은 머리를 연신 쓸어 담으며 말하는 중간에 한숨을 쉬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건축 자재 생산은 주문받은 물량과 수요예측 물량을 참조하지만 생산량만큼 판매 예측량이 부족하더라도 최대 생산량을 정해서 연속 생산하는 체제입니다. 이 생산방식을 통해 가능한 생산을 많이 해서 제조원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문제는 영업예측 물량과 생산물량의 차이가 항상 발생합니다. 이때 생산물량이 많으면 재고가 됩니다. 현재는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 재고 물량은 전부 다 내부창고에 보관 할 수 없으니까 외부창고를 지속적으로 빌리게 됩니다. 재고 때문에 외부 물류창고 거점이 많아지게 되는 악순환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재고가 늘어 날 때마다 적절한 창고를 찾는 것이 정말 힘들어요. 창고규모는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창고 계약기간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예측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오 부장은 성전무가 물류 아웃소싱을 검토하라는 의도가 무엇인지 비용측면에서 숙고하고 물류 아웃소싱 방향을 정했다.
▲ 오 부장이 방향성을 정한 아웃소싱 추진전략
 
‘현재 직접 자가물류를 하고 있는 것은 모든 물류작업자 인건비인데 이는 고정비용 성격이다. 생산 물량변동은 일정하지만 출하 물량을 기준으로 50% 비용은 고정비로 정하고 나머지 50%는 출하되는 CBM기준으로 변동비를 구성하게 되면 고정비는 변동비로 전환하게 되고 공장 매출원가에 도움이 될 것 아닌가!’
 
오 부장은 물류 아웃소싱 전략 방향성을 정해놓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천동암

시와 소설을 쓰는 물류인 천동암 박사는 한국코카콜라와, 삼성전자, 한화큐셀에서 근무했던 물류 전문가입니다. 2010년 계간 한국작가에 등단(시)하여 시집으로 <오른다리>, <천가박가> 소설은 <아버지의 유산>, <물류 부장 오달수의 하루-일본편>을 출간 했다. 경영학 박사학위와 국제자격증인 CPL, CPIM 및 CPSM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서적으로는 국제물류론, 창고하역론을 집필했다. 물류와 문학을 융합시켜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인간이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경동대학교(경기도 양주 캠퍼스)에서 물류와 SCM 및 물류정보시스템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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