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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교통·물류·유통 스타트업의 이야기, 넥스트 유니콘의 탄생을 위하여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7월 15일

[우버코리아]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메쉬코리아] 스타트업-대기업의 제휴,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스트라입스] 스타트업 해외진출 방법론

[테크앤로] 융합의 시대, 정부의 역할

▲ 이번 대담을 진행한 CLO 김철민 편집장과 참여 연사. (좌측부터) 김철민 CLO 편집장,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강경훈 우버코리아 대표,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 억 달러를 넘어선 스타트업을 의미한다 . 마치 환상 속의 동물인 유니 콘처럼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용어이다 . 유니콘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지 불과 3 년 . 현재 세계에는 수백에 달하는 유니콘이 등장했다 . 혹자는 이에 대해 유니콘이 마치 얼룩말처럼 흔한 존재가 됐다는 말로 스타트업 열풍이 거품처럼 사라질 것에 대해 우려하기도 한다 . 그러나 이 말은 역으로 풀어보자면 환상이 더 이상 환상이 아니게 된 것을 의미한다 . 한국에도 이미 현실이 되어 나타난 유니콘이 존재한다. 유니콘을 넘어 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데카콘(Decacorn) 스타트업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는 지금. 환상은 현실이 되어 지금 우리 눈앞에 다가왔다.

 

쿠팡, 옐로모바일의 뒤를 이어 나타날 넥스트유니콘은 어떤 기업이 될 것인가. 각각 교통, 물류, 유통 ·제조 분야에서 성장을 이룩한 스타트업 ´우버코리아´, ´메쉬코리아´, ´스트라입스´ 대표와의 대담을 통해 스타트업 성장 방법론을 청취해본다. 이어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함에 있어 크나큰 장벽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제도´에 관한 이야기를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와 대담을 통해 풀어본다.

 

Q1. 우버는 전세계 48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별로 다른 문화를 가진 도시에 진출하여 사용자를 확보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존재하는가.

 

A2 (강경훈 우버코리아 지사장) : 먼저 우버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사실 우버는 처음 시작했을 때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단순히 식당이나 클럽으로 놀러갈 때 조금 더 멋있게, 편하게 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우버 트래비스 칼라닉 대표가 레드스우시(Red Swoosh) 매각 이후 인생을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얻은 아이디어가 우버의 시작이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택시를 잡으려고 했던 칼라닉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택시에 불편함을 느꼈다. 이에 개발자인 칼라닉은 앱을 만들어서 버튼을 누르면 택시가 아닌 고급리무진이 오는 서비스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비즈니스를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었던 서비스의 소문은 점점 퍼져나갔고 사용자는 늘어갔다. 6년이 지난 지금 우버는 전 세계 68개 국가, 400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했다.
 
우버가 새로운 도시로 진출하고 사용자를 확보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나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무료 이용권´과 같은 소비자 유인을 주는 것이다. 매우 1차원적인 모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2차원적 모델은 ‘서비스의 질’이다. 만약 무료로 사용했을 때 소비자 경험이 좋지 않았다면 다시 사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버와 같은 경우는 그것을 ‘간편함’으로 극복했다. 택시호출부터 결제까지 한 어플리케이션 내부에서 해결가능하다.
 
그 다음이 3차원적 모델이다. 3차원 모델은 ‘분석’이다. 고객 평점을 통해 우버 기사들의 고충을 듣고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서비스를 보다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에 집중하는 집념(Dedication)이다. 데이터를 아무리 모아봤자, 실행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Q2. 메쉬코리아는 BGF리테일, CJ대한통운, 신세계 등 여러 대기업과 제휴하고 있다. 대기업 협업 사례를 만들어내는 특별한 비결이 있는가.
 
A2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 최근 읽었던 책 중 기억나는 구절이 있다. ‘협상은 결국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메쉬코리아가 CU와 제휴사업을 만들어낼 때까지 기획 기간만 2년 6개월이 걸렸다. 메쉬코리아 입장에서는 돈도 마르고 사람도 떠나가는 굉장히 힘든 과정이었다. 그 과정을 앞당기고자 굉장히 많은 시도를 해왔지만, 결국 대기업과 제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그들의 입장을 아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사실 메쉬코리아에게 대기업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물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메쉬코리아는 실제로 많은 물량을 가진 여러 거대한 업체들과 사업을 제휴, 운영하면서 이렇게 파급력이 큰 업체는 그만큼 엄격해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 현재 메쉬코리아는 98명의 본사직원이 있다. 이들에게 급여줄 날이 다가오면 매번 아찔한 순간에 봉착한다. 그렇다면 대기업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만약 그들이 엄격하게 메쉬코리아를 바라보지 않고 섣불리 제휴를 추진했고, 그로 인해 서비스 품질에 금이 갔다면 그 기업 안에 속한 수많은 사람들은 길거리에 내몰리게 될 수도 있었다. 엄격함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다.
 
때문에 메쉬코리아는 대기업과의 제휴를 만들기 위해 상당부분 감수하는 것이 있다. 대표적으로 메쉬코리아가 무상 공급하는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 해당 프로그램은 수개월의 개발기간, 인력을 투자하여 만든 것인데 어느 정도 돈을 받아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 또한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사업이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한 이후가 될 것이다. 망대망, 플랫폼 대 플랫폼의 싸움은 그 이후다.
 
Q3. 스트라입스는 지난해 제조공장 인수 이후 동남아시아, 홍콩 시장에 진출했다. 해외진출을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이 참고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해달라.
 
A3 (이승준 스트라입스 대표) : 스트라입스는 지난해 11월 싱가폴에 진출했다. 싱가폴 현지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했고, 그 외 제품생산은 한국에서 진행했다. 내부적으로 한국 커스텀 제품의 품질이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으며, 때문에 경쟁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싱가폴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홍콩 서비스 론칭을 했으며, 올해 말까지 해외시장 한두 군데를 추가로 공략할 계획이다.
 
스트라입스의 데이터 전략은 해외에도 적용된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서울과 싱가폴 사람의 신체특성은 다르다. 가슴둘레, 팔 길이, 피부색까지 전부 다르다. 때문에 스트라입스는 고객들이 갖는 각각의 특징은 다르지만 고객이 거주하는 환경은 서울과 비슷한 곳에 해외 서비스를 론칭한다. 스트라입스가 진출한 싱가폴 같은 경우 서울과 같이 교통이 발달하고 인구가 밀집해있어 서울에서 획득했던 경험을 약간 변형하여 싱가폴에 접목시키면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
 
스트라입스의 조금 먼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꿈같은 이야기를 하고싶다. 유럽은 당연히 아시아 시장과는 전혀 다른 데이터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데이터를 처음부터 모아야 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이와 같은 원칙은 스트라입스가 진출하는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트라입스는 우선 싱가폴, 홍콩, 방콕 같은 서울과 같은 특징을 갖는 시장을 대상으로 해외사업을 운영할 것이다.
 
Q4.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면서 새로운 제도의 필요성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류 정책에 대한 조언 부탁드린다.
 
A4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되면서 나타난 제도의 충돌은 비단 국토교통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정부 모든 부처에서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은 곳은 온라인 환경으로 변화한지 꽤나 오래됐지만 그 외 부처들은 모바일 시대를 만나면서 불과 몇 년 사이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한 지 불과 7년밖에 안되는 시간이 흘렀다. 해외에서는 아이폰 출시와 함께 제도개편이 들어가서 금융부문의 핀테크 같은 경우 국내에 비해 5~6년 이상 앞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변화의 바람을 지난해부터, 그것도 정부발로 맞이했다. 5년이 지나도 금융 산업에 아무런 변화가 없으니 정부발로 모바일 금융혁명을 해보자고 해서 등장한 것이 핀테크다.
 
우리는 이미 음반 산업이 어떻게 몰락했는지 목도했다. 소리바다가 나오면서 깜짝 놀라지 않았는가. CD 한 장에 12000원이었는데, 돈을 내지 않아도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니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2005년 즘 음반산업을 멸종시킨 공범들이 모두 모여 있다. 잠시 묵념을 해야 될 것 같다. 이렇게 디지털 시장으로 인위적으로 넘어간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전무후무하다.
 
그런데 법률은 무엇을 했는가. 아무것도 못했다. 소리바다 검찰 기소가 2001년이다. 유죄판결이 난 것이 2007년이다. 이미 게임은 끝났다. 음악 가격은 0원이 됐다. 지지부진하다가 아무것도 못했다. 이제 음악가격은 정부가 정하고, 그 중 10% 이하만 저작권자가 가지고 간다. 개인적으로는 비용을 높여서라도 저작권자, 특히 실제 제작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은 수익을 가져가야 훌륭한 음악이 재차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그렇다면 국토부는 어떠한가. 아무 말씀 없지 않은가. 그저 산업이 먼저 이동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은 이미 흐름이다. 이렇게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다른 측면에서 접점을 가지고 논쟁을 하고 있을 때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수평적으로 기술이 진보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이해 관계자들이 규칙을 잘 준수하는지만 관찰하면 된다. 그러나 폭발적인 혁명기에는 정부의 역할이 지대하다. 과거 음반 산업의 혁명기만 보더라도 정부는 잘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집단 지성의 시대이지 않은가. 정부 역할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화고 조정과 절충, 그리고 법률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동 내용은 지난 4월 본지 주최 로지스타서밋 2016(부제: 물류를 넘어, Beyond Logistics)에 참석한 연사 대담을 정리한 것입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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