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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O2O, 온라인 아닌 오프라인에 주목하라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7월 04일

왜 온라인 아닌 오프라인인가
메쉬코리아, ´파괴를 위한 창조´를 위하여
발표.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 / 정리. 엄지용 기자
 
메쉬코리아는 최근 만들어내고 있는 많은 성장점 이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사업초기 메쉬코리아는 온라인에 초점을 맞춰 오프라인으로 확장(Online to Offline)해나가고자 했다. 이렇게 운영하던 회사는 지난 14년에는 정말 어려워져서 폐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때 메쉬코리아의 전략이 기존 O2O(Online to Offline)에서 O2O(Offline to Online)으로 바뀌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성과는 그 결과라 생각하고 있다.
 
맛집배달앱으로 시작했던 ‘부탁해’는 최근 CU와 같은 여러 서비스 플레이어와 결합하여 O2O 디맨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메쉬코리아의 서비스는 쓱배송, 이마트 지점배송 등 B2B 영역까지 확장하기 시작했다. CJ대한통운과는 당일배송 관련 제휴를 체결하여 여러 화주기업들에게 메쉬코리아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메쉬코리아는 무엇을 하는 회사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가령 ‘부탁해’만 보자면 배달의민족과 메쉬코리아가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으며, ‘부릉’을 강조하면 우버와 메쉬코리아가 다른 것은 무엇이냐고들 많이 물어본다. 우버의 물류버전이 메쉬코리아가 아니냐는 의견이다. 최근에는 카카오택시와도 많은 비교를 받고 있다
 
이런 질문 속에서 결국 메쉬코리아가 하고 싶은 것을 하나 꼽자면 ‘공급자 중심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메쉬코리아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바로 ‘배송기사’다. 메쉬코리아는 여러 배송기사들이 어떤 방식으로 화물을 고객에게 전달해줘야, 배송기사들의 수익이 최대화(Maximization)될 수 있는가 지속적으로 고민했다. 그 고민 끝에 메쉬코리아는 2014년 오프라인 중심으로 재탄생했다.
 
그렇다면 메쉬코리아는 오프라인에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을까. 기사들이 여러 주문 중에 어떤 주문을 가장 좋아할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메쉬코리아가 전국적인 배송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배송기사들이 원하는 주문을 만들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배달대행 시장에는 ‘똥콜’과 ‘황금콜’이라고 불리는 주문이 있다. 이 중 황금콜을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 주문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더라. 황금콜을 만드는 것은 결국 기사들에게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메쉬코리아는 그러한 주문들을 모아서 가장 효율적으로 배차를 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메쉬코리아가 바라본 라스트마일(이륜차) 물류 시장에서는 총 17만 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물류공급망 가운데 30%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들이 운영하는 데 필요한 소요시간은 80% 이상이다.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기존 수요자 플랫폼 중심에서는 이들 기사에게 소위 말하는 까대기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라스트마일 물류의 해결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라스트마일 물류 생태계를 하나의 업종으로 바라봐줘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이륜차 물류는 하루 250만 이상의 주문이 나오고 있으며, 종사자수는 화물연대 가입자보다 많다. 이와 같은 업태가 아직까지 하나의 ‘업종’으로 인정받지 못하여 보험가입 등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업종 안에 있는 사람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택배와 퀵이 만날 필요가 있다. 라스트마일과 택배의 결합은 사실 아마존, 이베이가 이미 하고 있고, 구글 또한 캘리포니아 안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택배와 퀵이 만난다면 택배는 그들의 근간인 ‘간선배송’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며 한 차량 당 운송가능한 물량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를 통해 종국에는 소비자들이 배송기사가 오는 것에 감동해 자발적으로 서비스 비용을 더욱 내도록 만드는 마케팅 구도 또한 만들고 싶다.
 
메쉬코리아는 수요자 중심 플랫폼을 만든 적도 없고, 만들고 싶지도 않다. 기존 경로의존성에 의존하는 물류산업 구조를 파괴고자 ‘창조를 통한 혁신’이 아닌 ‘파괴를 위한 창조’를 만들어내고 싶다. 이미 그것이 깨진 상황에서 메쉬코리아가 아닌 그 어떤 플랫폼이라도 물류산업의 새로운 담론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
 
* 동 내용은 지난 4월 본지 주최 로지스타서밋 2016(부제: 물류를 넘어, Beyond Logistics)에 참석한 연사 발표를 정리한 것입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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