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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글로벌 인터뷰] 중국물류의 기회와 위험을 바라보며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4월 12일

파괴와 융합의 시대 “중국물류의 기회와 위험을 바라보며”
 
대담. 엄지용 기자
공동 인터뷰.
EPU글로벌 최병호 대표(CEO), 탄광밍 중국대표(CEO)
상해교통대(Shanghai JiaoTong University) 나준호 연구원
 
파괴와 융합의 시대다. 산업간 경계가 해체되며 물류산업 영역으로의 제조, 유통기업의 침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반대로 물류기업 또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금융, 유통, 제조 영역으로 그들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산업간 경계는 파괴됐지만, 반대로 서비스의 융합은 가속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리바바는 물류자회사인 차이니아오와 금융자회사인 알리페이를 결합하여 금융, 물류 연계 서비스인 알리페이이패스를 론칭했다. 마찬가지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합종연횡, 혹은 스타트업과 스타트업의 연합은 이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오래 전부터 기회의 땅이라 불리던 중국은 이제 기회와 위기가 존재하는 또 하나의 전장이 됐다. 한중 FTA 체결, 북한 위기로 인한 한북러 합작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무기한 보류, 중국 역직구 시장에 진입한 소형셀러들의 증가 등 최근 중국물류업계에서는 물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슈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현지 물류기업인 EPU글로벌 최병호, 탄광민 대표, 그리고 상해교통대 나준호 연구원과 대담을 통해 기회와 위험의 땅 중국물류 이야기를 청해봤다.
 
 
Q1. 간단한 회사소개 부탁한다.
 
A1. 최병호, 탄광밍 : EPU글로벌은 지난 2008년 8월에 중국 상하이를 본사로 설립된 한중 합작 종합물류기업이다. 현재 전자제품의 계약물류 서비스, 공장 물류와 보세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창고, 유럽 및 중앙아시아 철송 분야 전문 업체다. 현재 100여명의 임직원과 중국 및 한국에 15개 지사를 보유하고 있고, 약 300대의 차량을 보유, 운영 중에 있다. 주 고객은 LG, 삼성, 폭스콘(Foxconn), DHL, UPS, UTi, CeVA, 창홍(?虹) 등 글로벌 기업들이다.
 
EPU글로벌은 중국 상해시정부로부터 3A 물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 EPU글로벌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전문 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
 
Q2.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창업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사진 : 최병호 EPU글로벌 대표)
 
A2. 최병호 : LG에서 20년 이상 재직한 경험이 있다. 기획 분야의 업무를 주로 하다가 지난 2003년 처음으로 물류에 입문했다. 2003년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남경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중국물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특히 중국물류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창업 당시 중국 물류 시장의 규모나 잠재력은 무궁무진 하나 국제물류 분야에서는 이미 글로벌 물류기업 및 중국 국영 물류기업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였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글로벌 물류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내륙운송에 관심을 갖고 조사하던 중 지금의 파트너를 만나 중국에서 사업을 하게 되었다.
 
Q3. EPU글로벌의 직원 대다수는 중국 현지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소할 수 있는 대외 환경에서 중국인 직원을 관리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나. 특별한 인사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공유해 달라.
 
A3. 최병호 : 중국은 기본적으로 같은 동양권 문화이기 때문에 많은 부문 공통점도 있지만 오랜 기간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한국의 기업 문화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중국의 조직 문화는 사회주의 영향으로 상하 관계보다는 서로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모든 문제를 대화를 통하여 해결하므로 다소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아 답답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 직원들의 이직 방지 및 직원들의 충성도 제고를 위해서는 일방적 지시보다는, 대화를 통해 업무의 필요성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중국은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으므로 핵심 인재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모든 부분에서 그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사 관리는 대체적으로 중국의 규칙(Rule)을 따르지만 인사 평가기준, 핵심 인재관리 등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서는 한국 기업의 규칙을 적용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관리를 위해 노력 중이다.
 
Q4. 중국내 경쟁 운송기업과 비교해서 EPU글로벌이 갖는 차별점, 강점은 무엇인가.
 
A4. 최병호, 탄광밍 : EPU글로벌은 중국 내 4대 권역인 화동, 화남, 화북, 서부의 주요 지역에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글로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SVC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국 내 동종 경쟁업체 대비 하여 IT SVC 제공 및 안전 부문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내륙운송업체가 아직도 IT 활용이 미미한데 비해, EPU글로벌은 TMS(Truck Management System), GPS,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및 e-POD 관리 등 전 구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IT시스템을 개발했다. 고객에게 SVC 제공은 물론 고객이 원하는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s) 관리 또한 제공 중이다. 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 중 최대 배상의 보험에 가입하여 고객의 물류 안전성에 특별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결국 IT시스템을 활용하여 물류 프로세스 전 과정에서 페이퍼리스를 실현한 것이 EPU가 갖는 강점이자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EPU글로벌은 지난해 창립 이후 지속적으로 철송 비즈니스를 확대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안휘성 허페이발 독일 함부르크향 TCR 노선의 주관사로 선정되어 철송에도 전문성을 확보한 물류 업체로 거듭나는 중이다. 또한 유럽향 해상철도 복합운송 루트(Sea & Rail Route)를 확대하기 위하여 06년 2월에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여 운영 중에 있다. 원활한 철송을 위해 철송 전용 발차 기지와 플랫폼을 보유 및 운영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EPU글로벌은 지속가능발전과 CO2저감을 위해 천연가스 트럭 도입, 운송 루트 최적화를 적용하였고, 사내 구성원의 CO2저감의식 고취를 위해 지속적인 사내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 역시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Q5. 국내 물류업계 많은 이들이 여타 운송수단 대비 ‘철송’을 선호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국내 화주들에게 있어 타 운송수단 대비 철송이 갖는 강점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사진 : 탄광밍 EPU글로벌 중국대표)
 
A5. 탄광밍 : 해운대국인 한국은 중국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국가 사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해 만들어진 철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 생각된다. 해상철도 복합운송(Sea & rail) 방식을 선택하면 중앙아시아 및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하여 운송시간 단축과 운송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국의 제품 판매량 증대와 자금회수기간 단축, 제품 생산원가 절감 그리고 중앙아시아와 유럽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EPU는 2016년에 한국에 전자상거래 기지를 설립하여 한국의 소상품들에 대해 18일 이내로 중국이 이란에 투자하고 있는 소상품 거래 센터로 직접 배송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는 한국의 소상품 제조 및 판매 주체들에게 중동으로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는 대륙간 철도 운송을 통해 가능하게 된다.
 
A5. 나준호 : 대륙간 운송에서 철송은 비용과 운송시간 측면에서 다른 모드에 비해 장점을 지니고 있다. 즉 해상운송보다 빠르게 운송되며, 항공운송 대비 커다란 비용절감의 효과가 있다. 또한 운송 안전성 측면에서 다른 모드 대비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의 TCR 노선 활성화를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결과 다양한 지역을 출발지로 하는 블록 트레인이 생겨나고 있어, 아시아를 출발해 유럽까지 가는 최적의 루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철송의 가장 큰 장점은 이산화탄소 배출 측면에서 다른 모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는다는 것이다. 즉, 단위거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른 모드에 비해 월등이 우수하다. 철송은 전 세계적인 이슈인 CO2저감을 위한 매력적인 운송수단이 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가장 적합한 모드라고 판단된다.
 
Q6. 최근 한국 정부가 남북러 3국 간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를 보류했다. 이에 대한 중국 현지 물류업계 반응은 어떠한가.
 
A6. 최병호 : 남북러 3국 간 물류 협력사업에서 한국의 참여가 무기한 보류된 것과 관련해 중국 현지의 반응은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할 수 있다. 우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통일의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은 물류인데, 이러한 물류협력이 중단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추진하는데 있어 성공의 열쇠는 남북 간의 협력과 철도의 연결인데, 이러한 가능성조차 중단된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러한 조치가 나온 후, 아직 현지 물류업계의 구체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측에서 한국 기업을 대신할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사업 중단으로 인하여 철수하게 된 한국 기업들의 영역에 중국 물류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최근 중국 철도 인프라 건설에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고, 특히 고속철도의 경우 해외 수주에 사활을 걸 정도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보아 한국 업체들이 담당하고 있던 사업에 중국측이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Q7. 중국 역직구 시장에 진출한 소형 셀러들이 증가하면서 물류에 대한 고민도 함께 커졌다. 이 중 많은 이들이 신뢰할 수 있는 ‘물류기업’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소형물량을 운용 하고 있는 물류를 잘 알지 못하는 셀러들에게 중국 물류 아웃소싱에 대한 조언 부탁한다.
(사진 : 나준호 상해교통대학교 포스트닥 연구원)
 
A7. 나준호 : 중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국내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들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를 시작으로 중국 역직구 시장이 활발해 진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중국에 진출한 화장품 브랜드 외에도 다양한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러한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재한국 중국 유학생 및 조선족들이 EMS를 이용하여 소량 구매대행을 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직접 타오바오(Taobao)에 개인몰을 여는 등 C2C 인터넷 비즈니스 형태로까지 발전하였다.
 
중국의 한국 화장품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는 비단 대기업 제품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2013년부터 한국 중소기업 중에서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연구, 개발, 판매하기 시작한 업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즉 제조업체가 직접 중국인에게 판매까지 담당하게 된 것이다. 마유크림, 달팽이 크림, 마스크팩 등이 대표적으로 인기를 얻은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브랜드들은 한국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오히려 해외 시장인 중국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유명하고 친숙한 제품으로 자리 잡기도 하였다.
 
이러한 열풍 속에서 제조업체들과 개인 유통상들 사이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타오바오 개인몰은 고질적인 짝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소규모 개인 유통상의 난립과 기존 업체들과의 불공정 경쟁 등으로 화장품 시장은 타오바오 내에서 그야말로 레드오션이 되었다. 2015년부터는 중국 정부의 통관 강화조치로 더 이상 보따리상을 통한 개인 무역은 어렵게 되었으며, EMS 검열도 엄격해져서(반송률 10%), 정식 통관 절차를 거쳐 관세를 제대로 납부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도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 주문이 들어오면, 중국 보세창고에서 바로 중국 내륙운송이 이루어지거나(B2B2C), 티몰(Tmall) 한국관 입점 등의 방식을 통해 B2C, B2B로의 방향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A7. 나준호, 탄광밍 : 빠르게 성장하는 역직구 시장에서, 물류 아웃소싱에 대한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역직구 물류 아웃소싱 시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로는 운송가격, 배송시간, 통관률, 그리고 결제 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가격적 요인에서 너무 싼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는 피하는 것이 좋다. 가격의 기준은 EMS 혹은 국제 특송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몇% 정도 저렴한지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가격이라 판단되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중국의 경우, 현지 배송을 담당하는 회사들이 주로 군소 영세업체들로, 회사의 설립과 폐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운송 안정성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배송시간 역시 선택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배송시간은 대부분의 업체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운송모드 선택에 따른 배송 시간의 차이 정도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송시간과 비용 사이에 존재하는 트레이드오프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품의 특성과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판단하여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류 아웃소싱 선정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통관률이라고 생각된다. 통관 실패 시 세금, 반송, 지연 배송 등으로 인한 고객 신뢰도 하락은 향후 기업운영에 있어 큰 손해로 작용한다. 역직구 물류 아웃소싱시 통관률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다.
 
유연한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한화, 달러, 인민폐를 비롯하여 알리페이(alipay), 유니온페이(Uupdate\pay) 등 다양한 결제가 가능한 업체를 선정하는 것 결제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셀러 개인이 업체를 찾고 선정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관련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무역협회의 공식 RADIS 협력업체와 상담을 하는 것도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기관에 등록된 공식 협력업체들은 안정성 방면에서 셀러의 고민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다.
 
Q8. 한중 FTA 발효 후 중국 물류환경의 변화에 대해 궁금하다. 특히 국내 물류업계 관계자들이 참고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조언 부탁한다.
 
A8. 최병호 : 한중FTA 체결 이후 수출입 물동량은 분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이미 일정 수준에 다다른 도시화율 등으로 인해 한국 제품의 중국 수출은 지난 시기처럼 커다란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중국 대도시(1선도시)의 생활수준은 이미 선진국의 수준과 비슷한 정도로 성장했으며, 기타 중소도시(2,3선 도시)들 역시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되었다.
 
중국의 내수 진작 정책,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증가, 한중 FTA 체결,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 증가 등은, 한국 기업들의 소비재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시장을 타깃으로 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또한 수입 물류의 경우 과거 저가품 위주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의 수입을 타깃으로 전환하는 것이 기업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 및 니즈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Xiaomi)와 화웨이(Huawei) 등 가성비 높은 중저가 제품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 수입이 FTA 시대에 필요한 요구조건이라 할 수 있다.
 
물류업체들은 한중FTA 이후 중국 정부의 바뀐 수출입 통관제도 파악에 주력해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변화된 통관 제도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KOTRA와 무역협회와 같은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A. 나준호 : 수출입 물류 이외에 중국 국내 내륙시장 물류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동부 연해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내륙 지역을 대상으로 중국 정부는 서부대개발과 ‘일대일로(一?一路,One Belt-One Road)’ 등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의 투자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네트워크 연결성을 높이고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대일로’와 ’FTA’는 한국 물류기업의 중국 내륙 물류시장 진출에 기회로 작용될 것으로 판단된다.
FTA 체결 이후 비관세 장벽에 대응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 판단된다. 중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다양한 비관세 장벽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실제로 몇몇 산업은 이미 비관세 장벽이라는 커다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비관세 장벽을 극복할 방법을 항상 고려하여 대응책을 준비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Q9. 중국 인건비 증가로 인한 글로벌 기업들의 탈 중국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기지의 이전은 분명 물류업계에도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라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시장을 막연히 ‘항금알을 낳는 거위’라 볼 수 있을까. 중국내 시장 변화에 대한 의견 부탁한다.
 
A9. 탄광밍 : 중국 물류시장의 규모가 크고, 현재 발전 산업규모가 커져가고 있는 단계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물류시장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단정 지어서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시장 규모와 물류산업 자체 수익성이 항상 정비례 관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과거 많은 한국의 제조업이 값싼 노동력과 큰 내수시장을 보고 한국 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였다. 그러나 치솟는 인건비와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대다수 기업들이 ‘탈중국’ 혹은 시설은 그대로 두고 몸만 빠져나오는 이른바 ‘야반도주’가 만연해 있다. 중국은 지난해 이른바 바오치(7% 성장률을 유지)가 깨졌다. 즉, 저성장이 주도하는 ‘뉴노말’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발 빠르게 인정하고 중국 산업 구조 개편을 통한 전반적인 새 판을 짜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류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우선 수출주도형에서 내수활성화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있고, 전통산업 업그레이드, 전략적 신흥산업 육성, 현대 서비스업 발전 등을 통해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향상으로의 전환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업의 활로를 기존 산업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중고급 단계로 도약시켜, 기존의 전통적인 산업은 업그레이드 하고, 전략적 신흥 산업을 육성하며 현대 서비스업을 발전시키는 것에서 찾고 있다. 물류 산업은 현대 서비스업 발전의 핵심 산업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으며, 중국 정부 역시 소비자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효율적인 물류’라 말한 바 있다.
 
A9. 나준호 : 기존 산업의 업그레이드 추진 방안의 하나로, 중국은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과잉 공급과 불필요한 공급을 유효 공급으로 전환시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른바 ‘공급측개혁’을 강하게 추진하려 하고 있다. 세부적 내용은 과잉 생산 능력 축소, 기업의 원가 절감, 부동산 재고 해소, 금융 리스크 최소화, 유효 공급 확대 등 5대 정책과제로 요약된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과잉 생산설비 해소 등을 추진하며, 이러한 국가 프로젝트 이행의 핵심부분을 물류산업이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전반적인 시장환경 변화가 물류 산업의 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며, 한국 물류 기업들은 시스템 측면에서 약점을 보여 온 중국 국내 물류 시장에 진출한다면 많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 한쪽만 크게 보는 것보다 균형 있는 시각으로 시장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진출 전략을 수립하여 불필요한 비용 증가를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10. 알리바바, 아마존, 구글 등 유통, IT기업의 물류업 진출이 부각되고 있다. 여타 산업 군의 물류업 진입에 물류기업은 어떤 방향으로 대응해야 될까.
 
A10. 최병호 : 기존의 전통적인 제조업이 유통과 물류로 영역을 확대하고, 유통업이 물류와 제조업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등, 산업의 영역 파괴가 보편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류업 역시 제조업과 유통, 그리고 금융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물류금융은 이미 학계 및 산업계에서 융합분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여타 다른 산업군이 물류산업으로 진출하려 하는 것은 이미 물류가 핵심적 수익 모델이란 것을 인지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산업간의 경계가 모호해 지는 것, 이제는 보편화된 추세로 모든 산업에서 단일 기능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보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융합과 창조의 시대가 도래하였으며, 물류업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대응하고 새로운 영역으로의 확장을 활발히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류는 본래 단일 기능을 제공하는 영역이 아니다. 다양한 영역이 하나로 모인 산업계 융합의 예술이 바로 물류이다. 이러한 물류가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현재의 상황은 물류업에 위기로 작용될 수 있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 늘 위기와 기회는 공존해왔다. 물류업이 수행해오던 핵심 기능이 다른 산업에 의해 잠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위기이다. 그러나 물류업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에 진출 가능하다는 것은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변화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과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시장 변화에 대한 예측과 대응, 이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철저한 시장과 현황 분석이 이루어져야만 적절하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또한 여타 산업의 영역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확실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것 역시 기존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기업들은 기존에 구축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여 산업간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급변하는 상황에서 대응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A10. 탄광밍 : 산업간 영역 파괴는 전통적인 물류 기능을 수행하던 중국의 물류기업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지만, 또한 중국 물류산업의 혁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전통적인 물류기업들은 반드시 자신들의 현재 상황에 맞게 운영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또한 물류산업 내부에서도 영역 파괴가 이루어지고 있다.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담당하던 기업들이 플랫폼 제공 서비스에 진출하기도 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또한 물류기업이 국가사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 역시 산업 내 영역 파괴라 할 수 있다. EPU글로벌 역시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시장의 수요를 파악하여 ‘일대일로’ 국제 철도 운송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동시에 플랫폼 물류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중이다.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9호(2016년 3월호)에 수록된 글을 일부 발췌했습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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