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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 헬로네이처, 안전한 밥상을 부탁해~

by 엄지용 기자

2016년 01월 11일

헬로네이쳐

대한민국 물류스타트업백서 (8)헬로네이처

자연아 안녕! 공급망의 신선한 가치를 찾아라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음·식료품, 농축수산물을 판매하는 카테고리킬러 쇼핑몰이 늘어나고 있다. 헬로네이처 또한 산지에서 생산된 농축수산물을 고객에게 빠르고, 신선하게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이다. 시장에 진입한 경쟁사에 비해 헬로네이처가 갖고 있는 강점은 ‘신선식품의 품질과 구색’이다. 헬로네이처는 1000개가 넘는 개별상품 품목에 대한 200여 개의 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이는 헬로네이처 경영진 전체가 초기 신선식품 관리 노하우를 체득하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숙식하며 입고, 보관, 포장, 배송 등 공급망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를 직접 수행하며 만든 것이다. 헬로네이처가 개별품목의 특성을 고려하여 만든 특별한 노하우는 공급망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음·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일 발표한 ´온라인쇼핑몰 상품군별 거래액´ 통계에 따르면 음·식료품, 농축수산물의 거래액은 6조 3천억(14.09 ~ 15.09) 으로 여타 상품군의 거래액을 높은 수치로 상회한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신선식품을 대상으로 한 카테고리킬러 쇼핑몰이 우후죽순 탄생하고 있다. 배민프레시와 같은 지역맛집 및 식품제조업체의 상품을 큐레이션하여 판매하는 업체가 있으며, 콜린스그린과 같이 착즙주스라는 상품에 한정하여 식·음료품이라는 카테고리의 카테고리킬러를 표방하는 업체도 존재한다.

 

이들 업체들의 공통점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물류’가 수반되게 된다. 특히 식품의 경우 상품이 변질되지 않고 고객에게 신선하게 전달해야 한다. 단순히 ‘빠른 배송’에 그치는 것이 아닌 안전하고, 신선한 배송 포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헬로네이처는 올해 4년차 접어든 스타트업으로 산지에서 생산된 식자재를 고객에게 빠르고, 신선하게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국에서 엄선된 800여개 농가와 제휴하여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 중 핵심은 단연 ‘물류’다. 헬로네이처에는 각각 다른 상품의 특성에 따라 상품 보관, 포장, 운송과 관련된 200여 개의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다. 엄선된 식자재를 산지에서 수확한 상태를 유지한 채로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은 수많은 경쟁업체와 헬로네이처를 차별할 수 있는 강점이 된다.

 

농축수산물, 카테고리의 틈새를 공략하다

 

현재 헬로네이처는 산지 농축수산물뿐만 아니라, 지역 맛집에서 생산된 완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헬로네이처의 시작은 ‘농축수산물’이었으며,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핵심상품 또한 ‘농축수산물’이다. 전체 식품 카테고리를 포괄하기보다 카테고리 안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박병열 헬로네이처 대표는 창업 배경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당시 ICT기술이 적용된 ‘농수산물 쇼핑몰’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창업 아이템 선정 당시 일반적인 쇼핑몰은 많았지만 ICT기술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고도화된 ‘농수산물 쇼핑몰’은 부족했다. 박 대표는 개척되지 않은 시장에 기술을 적용함으로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농수산물 유통산업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의 정보격차가 컸던 것도 창업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줬다.

 

두 번째는 ‘소자본, 인력으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었다. 헬로네이처 창업 당시 박 대표는 많은 자본이나 좋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발로 뛰면서 농수산물 업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농산물 유통이라는 특화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헬로네이처의 사업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산지에서 생산된 좋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바로 전달하는 것’이다. 온라인채널 직송을 통한 유통채널 축소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빠른 배송을 통해 품질 경쟁력 또한 확보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헬로네이처는 4년이 지난 현재 전국 800여개 생산농가를 파트너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서울 지역에 한해서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주간에 고객에게 도착하는 서비스를 만들었으며, 직접배송 차량, 물류센터 등 인프라 또한 확보했다. 커머스 회원 수는 8만 명이며, 하루주문의 70%가 반복주문일 만큼 충성고객 층이 두텁다.

 

품질에 대한 자부심, ‘상품실명제’

이광현님의 자기 전까지 생간나는 맛 ‘백령도 백고구마’, 박종학님의 호박계의 귀족 ‘버터넛호박’, 이영욱님의 장미꽃 대신 ‘백만송이 버섯’...

 

헬로네이처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이름이다. 단순히 재밌는 이름을 붙이는 것뿐만 아닌 상품에 생산자의 실명을 거론한 점이 재밌다.

 

헬로네이처는 산지생산업체를 선별하는데 특별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 아이에게 스스럼없이 먹일 수 있는 농산물을 수확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파트너로 선별하고 있다. 헬로네이처에 판매되는 식품에 ‘생산자의 이름’이 들어가는 이유다.

 

가령 이마트에서 제주도에서 생산된 귤을 샀다고 하자. 고객 입장에서 지난주에 산 귤은 맛있었지만, 오늘 산 귤은 맛이 없을 수도 있다. 맛이 차이가 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귤에 ‘원산지’가 아닌 ‘생산자’의 노하우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헬로네이처는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고객이 이전에 먹었던 상품과 같은 상품을 재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에 생산자의 실명을 붙였다. 때문에 헬로네이처의 플랫폼에는 같은 상품이더라도 여러 생산자의 품목을 동시에 판매하는 모습도 보인다. 가령 ‘A님의 고구마’, ‘B님의 고구마’가 동시에 판매되는 것이다.

 

실명이 걸린 상품에는 고객의 피드백이 지속적으로 축적된다. 그러한 피드백을 기반으로 상품의 품질이 더욱 좋아지기도 한다. 헬로네이처의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박기재님의 유정란’은 고객 피드백을 통해 상품품질이 발전한 대표적 사례다. 고객반응을 시시각각 농가에 전해 해당 부분에 대한 개선책을 도출하여 더 좋은 상품을 생산한 것이다. 이렇듯 헬로네이처가 우수한 산지생산자 확보를 통해 축적한 가치는 물류로 이어진다.

 

친절은 기본, 특화된 직접배송

헬로네이처는 현재 서울 지역 8개구를 대상으로 직접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 외 지역은 택배업체를 통한 아웃소싱을 병행한다. 헬로네이처는 직접배송 지역을 순차적으로 확장할 전망이다. 우선 내년 1분기 안에 서울 전역으로 직접배송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헬로네이처가 강조하는 직접배송의 강점은 ‘배송품목에 맞는 특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친절한 배송은 기본적인 사항이다. 헬로네이처의 배송기사인 ‘프레시메신저(헬로네이처가 배송기사를 일컫는 말)’는 고객의 특화된 요구에 즉각 반응한다. 가령 고객이 배송상품을 문 앞에 보관해달라는 주문을 할 경우, 제품 신선도 유지를 위해 그 자리에서 냉매포장을 하고 문 앞에 놓아둔다.

 

헬로네이처는 이 외에도 각 배송품목의 특성에 따른 고객의 요구에 즉각 반응하는 직접배송을 통해 긍정적인 고객경험을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헬로네이처의 전체 주문량의 약 50%는 직접배송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권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나타나고 있다.

 

헬로네이처 박병열 대표는 “헬로네이처가 직접배송 하는 서울 8개구는 기본적으로 다른 지역과 배송의 질이 다르다”며 “고객의 특별한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영하며 신선식품에 특화된 고객경험의 차별점을 만드는 것이 주안점”이라 말했다.

 

전국을 연결하는 방법

헬로네이처는 전국 800여개의 생산업체와 제휴하여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만약 전국 모든 지역을 직접 수거, 배송한다면 배차(Routing)와 관련한 경우의 수는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다. 때문에 헬로네이처는 전국 생산자를 직접 연결, 수거하는 방법이 아닌 가치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수거하는 차별화된 배차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헬로네이처가 판매하는 농축수산물에는 개별적으로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령 사과 같은 경우에는 한 번에 수확한 후, 일정기간 보관한 후 판매하는 ‘보관신선식품’이다. 그러나 상추 같은 경우는 수확한 즉시 소비자에게 배송해야 하는 신선식품이다.

 

헬로네이처는 상추와 같이 수확 후 바로 보내야 하는 특성을 가지지 있는 상품군을 ‘주요 카테고리’로 묶었다. 헬로네이처는 주요 카테고리 품목의 즉각적인 수거를 위해 물류센터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파트너 농가를 섭외했다. 산지생산 직후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직접수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든 것이다. 헬로네이처는 이외에도 빠른 배송이 필요한 상품인 두부, 바나나 같은 특정품목 또한 직접 수거한다.

 

반면 사과와 같이 일정 기간 보관해도 되는 ‘보관신선식품’은 전국 각지에 분포되어 있는 파트너 농가가 헬로네이처 물류센터로 배송해주는 방식을 통해 수거한다. 이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거된 상품이 센터에 머무는 체류시간은 평균 1일 미만이며, 고객주문 별로 재분류되어 전국 각지로 배송된다.

 

헬로네이처의 공급망, 신선도를 사수하라

상품생산부터 수거, 배송까지 이어지는 헬로네이처의 공급망은 ‘신선도’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움직인다. 헬로네이처는 1000개가 넘는 개별 품목에 대한 200여 개의 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각 농수산물의 특징에 따라 보관, 포장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과 같은 경우는 밝은 곳에 보관할 경우 빠르게 노화되는 경우가 있다. 헬로네이처는 사과 노화를 막기 위해 암실을 만들어 사과를 보관한다. 포장과 같은 경우에도 ‘계란을 안 깨지게 보관하는 법’, ‘사과와 채소가 부딪치지 않게 하는 법’, ‘포장시 어떤 상품이 아래로 가야하고, 어떤 상품이 위로 가게 할 것’과 같은 기본적인 부분까지 전부 고려한다.

 

초기 헬로네이처는 신선식품 관리 노하우를 체득하기 위해 경영진 전체가 물류센 터에서 숙식하면서 입고작업, 보관, 포장, 배송 등 헬로네이처 공급망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중간 관리자를 채용하더라도 그렇게 습득한 노하우의 인수인계가 철저하게 될 수 있도록 지도 편달했다. 그렇게 200여개의 관리 매뉴얼이 완성될 때까지 약 2년이 걸렸다. 헬로네이처의 경영진들이 몸을 던져 얻은 결과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매뉴얼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지역 맛집뿐만 아니라 헬로네이처가 수행하고 있던 영역인 ‘식자재 배송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는 경쟁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이런 경쟁업체에 비해 갖는 강점으로 ‘신선식품의 품질과 구색’을 꼽았다. 경쟁업체들이 단적으로 비슷한 상품구색을 만들 수는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질적인 차이를 좁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헬로네이처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상품의 품질을 만드는 것은 단시간에 만들지 못하는 부분”이라며 “헬로네이처는 상품조달부터 보관, 포장, 배송까지 오랜 시간 축적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경쟁업체들이 이 부분에 답을 쉽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 밝혔다.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6호(12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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