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TCR 재도약의 발판 일대일로, 철송의 관점을 전환하라.

by 나준호

2015년 12월 17일

철송, 관점의 전환이 필요할 때
 
글. 나준호 상해교통대학교 포스트닥 연구원
 
Idea in brief
2015년 현재, 중국에서 ‘일대일로(一?一路)프로젝트’를 빼놓고 물류업을 논할 수 없다. 기존 TCR(Trans China Railway) 노선을 근간으로 연결성이 떨어졌던 지역과의 철도 연결을 통해 운송 효율성을 높이고, 유럽 발 화물의 수출 통로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수립한 중국의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중국 횡단 철도 TCR는 무엇이며, 지금껏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TCR
2015년 현재 중국 물류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일대일로(一帶一路)프로젝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대일로’는 2개의 실크로드 경제권인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끝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이며, 육로(철도)와 해상 실크로드를 양대 축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및 주변 해역을 모두 아우르고 동아시아와 유럽 경제권을 연결하는 중국의 장기 프로젝트이다.
 
‘일대일로’는 중국과 주변 국가 간의 긴밀한 경제적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삼는다. 이러한 경제적 네트워크의 기초가 되는 것은 무역과 물류라 할 수 있으며, 육로로 연결된 국가 간의 물류 교류의 핵심은 철도가 담당하게 된다. 기존의 TCR(Trans China Railway; 중국 횡단 철도) 노선을 근간으로, TCR과 연결성이 떨어졌던 지역과의 철도 연결을 통해 TCR의 운송 효율성을 높이고, 유럽 발 화물의 수출 통로로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국토 균형 발전을 달성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2015년 3월에는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 중국 국가 발전 위원회가 공동으로 <경제 실크로드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건설 추진의 비전과 행동>(이하 행동)을 발표하였다. 이 행동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 진행 과정 중 2015년 올해의 목표달성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바로 ‘TCR의 문제점 개선’이라 밝혔다.
 
TCR의 문제점
TCR은 1992년에 개통되었으며, 동아시아에서부터 중앙아시아와 유럽까지 화물 철도 운송 채널로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TCR은 여러 가지 정치적, 경제적 이유에서 다른 경쟁 운송 수단인 해운 및 항공 운송과의 경쟁에서 뒤쳐진 모습을 보였다. 현대 국제 화물 운송에 있어 철도 운송은 애매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일반 화물의 경우 운송 시의 비용을 가장 크게 고려하는데, 이러한 운송비용 측면에서 철도 운송은 해상 운송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반대로 고부가가치 화물의 경우 비용보다는 운송 시간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한다. 항공 운송은 철도 운송에 비해 운송 시간 측면에서 많은 유리함을 가지고 있었으며, 각 항공사들은 항공 화물 운송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여 고부가가치 화물을 유치에 힘썼다. TCR은 이러한 문제 이외에도 국가 간 이익 조정의 어려움, 기술 및 시설의 낙후, 각 지역 및 국가 간 세관 및 검역 부분의 협력 부재 등으로 인하여, 철도 운송이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운송 경쟁에서 뒤쳐졌다.
 
게다가 TCR은 같은 철도 운송으로 경쟁 노선이라 할 수 있는 TSR(Trans Siberian Railway)과의 운송 경쟁에서도 경쟁 열위를 나타내고 있다. 물리적인 운송거리 및 시간에 있어서나 지리적 조건에 있어서, 특히 중국의 서부 대개발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급속한 경제성장이라는 측면에서 TCR의 화물수요 잠재력은 TSR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독일의 함부르크까지 화물 운송을 가정할 때 TCR은 TSR에 비해 약 1000km의 노선을 단축시키는 거리 경쟁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 우위에도 불구하고 TCR 노선은 중국, 카자흐스탄, 러시아 국경을 경유하여 유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각 구간별 운임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되어 있다.
 
또한 중국과 유럽이 사용하는 궤간(1435mm 표준궤)과 중앙아시아 국가와 러시아가 사용하는 궤간(1520mm 광궤)이 상이하여 궤간이 바뀔 때마다 환적 해야 하는 단점이 발생하여, 같은 철도 운송 수단인 TSR에 비해 최소 1회 이상의 환적이 일어나게 된다. 즉, 궤간이 바뀔 때마다 발생하는 환적으로 인해 운송 시간 및 비용의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즉, TCR은 TSR에 비해 직접적 수요와 운송 거리 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가격 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져 종합적으로 봤을 때 열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 TCR이 가지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하고, 향후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이르는 국제 화물 운송 통로의 지위를 확고히 하고자 한다.
 
TCR 운송 거리 및 운임 경쟁력
TCR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앙아시아 및 유럽으로 향하는 국제 화물 운송의 최단거리 노선이다. 향후 TCR이 운송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 다른 운송 수단에 비해 운송 시간과 비용에서 어떠한 상황에 있는지 현실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즉, 경쟁 운송 수단인 해상 및 항공 운송과의 직접적인 운송 시간과 비용의 비교를 통해 TCR의 현재 운영 상황을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질적인 분석을 위해 인천-함부르크간 화물 운송을 상황을 가정하였으며, 이 노선에서 TCR을 이용한 철도운송, 해상 운송, 항공 운송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각각 비교하였다. 분석은 각 운송 수단간 운송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여 진행하였으며, TCR의 경우 EPU Global이 운영하고 있는 허페이(合肥)-함부르크(Hamburg)노선을 기준으로 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시간과 비용자료는 EPU Global으로부터 제공받았다.
인천-함부르크간 TCR, 해운, 항공 운송 경로 (자료 : EPU Global)
 
인천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 가는 화물을 가정하여, TCR(허페이-함부르크)을 이용하여 가는 경우와 항공, 해운을 이용하여 가는 경우의 운송 시간과 비용을 비교하였다. TCR을 이용하는 경우 인천-산동성(山?省)-허페이(合肥)-함부르크로 운송되며 인천-산동성의 해상운송과 산동성-허페이의 공로(트럭) 운송 시간과 비용을 포함하여 비교하였다.
 
 

1. TCR 인천- 산동성 - 허페이 - 함부르크

-. 인천 - 산동성(해상운송) : 운송시간 1일, 운송비용(항공운임 대비) 14.5%
-. 산동성 - 허페이(공로운송) : 운송시간 2일, 운송비용(항공운임 대비) 14.5%
-. 허페이 - 함부르크(철도운송) : 운송시간 15일, 운송비용(항공운임 대비) 14.5%
-. 총 운송 소요시간 18일
 
2. 해상운송
 
운송시간 : 42일, 운송비용(항공운임 대비) 2.3%
 
3. 항공운송
 
운송시간 : 3일, 운송비용(항공운임 대비) 100%

 

인천-함부르크 화물 운송 수단별 시간, 비용 비교

인천에서 함부르크까지의 화물을 TCR (허페이-함부르크)과 해상운송 그리고 항공 운송을 비교한 결과, 운송 시간의 경우 TCR은 총 18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해상운송은 42일 그리고 항공운송은 3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비용은 40피트 HQ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항공 운임을 100%로 가정할 시, TCR은 항공운임 대비 14.5%, 해상은 2.3%로 나타났다. TCR은 해상운송에 비해 약 43%의 운송시간 절감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운임 측면에서는 항공 운송의 14.5% 수준을 보이고 있다.
 
물론 관점에 따라 항공보다 보름이상 더 걸리고 해상운송에 비해 약 7배나 비싼 운임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 화물 운송에 있어서 가장 저렴한 운임으로 가장 빠르게 운송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화주나 운송 대리인의 선택의 문제인 것이다. 지금까지 철도를 통한 국제 화물운송은 해상 운송보다 비싸고 항공 운송보다 느린 수단으로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해상운송보다 빠르며 항공 운송보다 저렴한 수단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철도 운송은 시간과 비용 이외의 장점도 지니고 있다. 이산화탄소와 같은 지구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도 다른 수단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운송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물류 기업인 파날피나(Panalpina)는 중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화물 운송에 대해 운송과정 중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Green Asia’ 컨셉을 적용하여 중국 내 화물 운송 구간은 철도를 이용하여 신장(新疆) 우루무치(??木?)까지 운송한 후, 그 곳에서 항공으로 유럽까지 운송하는 Rail-Air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 결과 운송 과정중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까지 절감시켜 Eco-Transportation을 실현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 TCR은 비싼 운임, 인프라 및 여러 제도적 문제 등으로 인하여, 동아시아에서 유럽까지 가는 최단 거리 운송 루트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경쟁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운송 효율성을 증대하고, 운임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중국 철도부는 지난 1월 충분한 물동량이 확보된다면 TCR 운임 인하의 여지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다양한 지역에서 출발하여 TCR 구간을 이용하는 블록 트레인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쟁은 운임의 경쟁 뿐 아닌 운송 서비스의 질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TCR을 둘러싼 주변의 여건들이 점점 좋은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화주나 운송 대리인들에게 운송 수단 선택에 있어 좋은 대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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