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4호(10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흐름을 넘어 연결로”
물류스타트업이 전하는 연결의 미학
글. 엄지용 기자
Idea in Brief
인천항만공사가 항만·물류 분야 스타트업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난 9월7일 창업벤처 두드림 사업 발표평가를 통해 선정된 트레드링스, 케이슈트, 인더카페 3개 업체는 올 연말까지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을 통한 멘토링 지원, 인천항만공사를 통한 네트워크 지원을 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이 단순히 ‘물류’에만 집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IT플랫폼, 커머스, 공유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템을 물류와 연결시키고자 하는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인천항만공사는 지난 9월7일 ‘창업벤처 두드림(Do Dream) 사업’의 일환으로 항만·물류 분야 스타트업 4개에 대한 지원심사를 했다. 이번 심사는 국내 첫 물류부문을 특화한 스타트업 지원사업으로 의미가 있다.
창업벤처 두드림 사업은 지난 6월부터 인천항만공사 주최하고,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스타트업 성장에 도움을 주고 이를 통한 건강한 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이번 심사에 참가한 트레드링스, 케이슈트, 라쉐, 인더카페 4개 업체 중 라쉐를 제외한 3개 업체가 지원대상으로 선정됐으며 각 900만원의 지원금을 수령 받았다고 발표했다. 선정된 3개 업체는 올 연말까지 인천대학교 창업지원단을 통한 멘토링 지원, 인천항만공사를 통한 네트워크 지원을 받는다.
재밌는 것은 이번에 지원심사에 참가한 스타트업들이 단순히 ‘물류’ 하나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스타트업들은 그들이 가지고 온 IT플랫폼, 커머스, 공유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 아이템을 물류와 연결시키고자 한다.
물류스타트업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결국 연결성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기반으로 물류사업에 진출한 스타트업들은 산업간 경계가 파괴되는 시대의 증인이 되고 있다. 각각 IT플랫폼, 역직구, 공유경제, 커머스를 무기로 이번 심사에 참가한 스타트업들의 물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트레드링스의 개방형 플랫폼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트레드링스는 무역시장의 정보의 불균형과 폐쇄성에서 나오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한다. 플랫폼을 통해 시장에 정보를 제공해주고 효율적인 매칭을 통해 해운, 무역 시장에 보다 효율적인 매칭 시스템과 업무 프로세스를 제공해주는 것이 트레드링스의 목표이다. 즉 네트워크의 한계에 부딪치는 중소 사업자들의 어려움을 해소시켜주는 것이다.
가령 직방 같은 경우 폐쇄적인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분양이나 큰 업체 대상이 아닌 작은 원룸 업체를 공략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트레드링스 또한 이처럼 대형화주가 아닌 하나의 컨테이너를 한 화주가 모두 채울 수 없는 중소화주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다.
현재 중소화주들은 물류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중소화주들은 선사 스케쥴 정보를 문서형태로 유료로 다운받거나 직접 연락을 취해서 알아내고 있다. 게다가 중소화주는 대화주에 비해 협상력도 부족한 편이다. 때문에 트레드링스는 중소화주들을 모아서 협상력을 갖추고 매칭까지 원스톱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한다.
이런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화주와 포워더 두 개의 주체를 만족시키고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트레드링스는 화주의 유입을 위해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선사 스케쥴 일괄 열람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포워더의 경우는 자신에게 맞는 화주를 찾을 수 있게끔 방문영업을 통해 1:1로 도움을 주고자 한다. 많은 포워더들이 특화된 전문분야를 가지고 있다. 가령 중동전문 포워더, 냉동컨테이너 전문 포워더가 대표적이다. 이런 포워더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분야에 맞는 화주들을 찾는데 어려움을 갖고 있다. 이런 고민들을 트레드링스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트레드링스의 고객은 화주, 포워더, 선사를 포괄한다. 트레드링스가 누구나 진입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자처하는 이유다. 포워더는 자신의 특화분야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화주에게 제공해줄 수 있으며, 화주는 정보 불균형을 극복하고 최적의 경로, 운임을 탐색할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물동량은 아시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또한 전 세계 수출업체의 무역 실무는 전반적으로 프로세스가 동일하다. 이러한 환경은 트레드링스에게 기회가 된다. 트레드링스의 또 하나의 강점은 인력이다. 트레드링스에는 무역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는 전문 인력들이 있다. 저 또한 현대 상선에서 무역 실무기반 기획 및 투자경력, 소프트웨어 개발 경력을 쌓았으며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의 시스템 개발을 했던 CTO, 삼일회계법인에서 사업 컨설팅 및 타당성 검토를 수행했던 CFO 등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에 아쉽지 않은 전문 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
K-패션의 자라(ZARA)를 꿈꾸다
정연호 케이슈트 대표
케이슈트는 여러 의미를 갖고 있다. 여성의류 쇼핑 플랫폼의 이름이기도 하며, 우리가 판매하는 여성의류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 9월 1일 론칭한 쇼핑몰(K-suit.com)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케이슈트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글로벌 역직구 쇼핑 플랫폼’이다. 플랫폼을 통해 국제배송, 해외결제, 다국어를 지원하며 제조사들은 케이슈트 쇼핑몰에 입점하여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의류 제조사의 고민에서 착안했다.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매장 유통 6개월 전부터 제품을 기획한다. 6개월 이후에야 오프라인 매장에 판매되는데 이 시간은 꽤나 길다. 그 기간 동안 오프라인 매장의 인건비, 물류비, 매장운영비는 지속적으로 소비된다. 게다가 제품 제조 이후에 오프라인에 유통시키기 때문에 제조한 물량만큼만 팔 수 있다는 한계 또한 존재한다.
케이슈트는 이러한 제조사의 고민을 IT플랫폼과 물류의 결합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제조와 물류를 합쳐 메가트렌드를 만든 자라(ZARA)가 벤치마킹 모델이다. 케이슈트는 일반브랜드가 6개월 걸리는 제조시간을 1주일로 단축시켰다. 국내 40개 제조사가 입점해 있는 서울의류남부협동조합과 협업을 통해 월 2만벌 규모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며, 특히 주문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는 더 이상 재고관리 문제로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유통판로는 중국시장이다. 현재 중국 여성의류 온라인 판매시장 규모는 약 27조 9천억으로 추산되고 있다. 통계상 역직구 해외 고객의 평균 주문단가는 약 22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 기준으로 18000원에 달하는 비싼 배송료를 고려하여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옷 속에 NFC(Near Field Communication) 태그를 부착하여 스마트 의류 생산 관리, 유통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케이슈트는 이를 통한 의류개별식별기능으로 옷의 판매상태를 쉽게 파악하여 재고 불일치를 해결할 수 있다. NFC 태깅을 통해 입고되는 상품의 사이즈, 색상, 수량의 전산입력이 가능하며 고객 취향을 분석을 통한 마케팅도구로도 활용 가능하다. 케이슈트 이용 고객 또한 모바일을 통해 구입 제품의 진품·가품 판별이 가능하며 착용이력을 기반으로 패션코디네이터에게 코디제안을 받을 수도 있다.
케이슈트 플랫폼에는 현재 자체 브랜드를 포함한 3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으며, 주 고객이 될 중국고객 확보를 위해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국내 품질 대비 브랜드 가치가 약한 업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의류 제조사의 ‘자급자족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공유경제 시대의 새로운 소비방식을 제안하다
조세진 라쉐 대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기존 소유하는 소비가 공유하는 소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가령 아동용 카시트를 예로 들었을 때 일반 카시트 100개를 소유하는 것과 고급시트 1개를 공유하는 것의 가격은 같다. 재화를 대여하는 사람은 유휴재화를 공유하여 부가적인 대여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공유된 재화를 소비하는 사람은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라쉐는 오프라인 공유재화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여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현재 B2C 렌탈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갖는다. 하나는 매달 지불해야 하는 비싼 이용요금이고, 둘이 원치 않는 사용기간 설정이다. 온·오프라인 구매 서비스 또한 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만 제약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기존 시장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P2P(Peer to Peer), O2O 기반의 공유경제모델이 라쉐이다.
라쉐 사용자는 누구나 대여자 혹은 이용자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마켓서버와 연동한 1시간 단위의 예약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여, 배송부터 회송까지 일목연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현재 인천 서구, 김포를 중심으로 직배송, 회송이 가능하며 그 외 지역은 택배시스템을 통해서 공유중개 사업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중고거래가 활발한 시장인 육아, 레저용품을 중심으로 리스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취급 품목은 점차 확장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에어비앤비, 우버 등 C2C공유사업이 일반화되고 있는 반면, 국내 공유시장은 아짂까지 B2C 렌탈 기업에 한정되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리스기간을 길게 설정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라쉐는 이용자들이 몇 시간 단위까지 자유롭게 ‘공유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대여자에게는 신뢰성 확보를 위해 1000만원 한도 내에 15%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라쉐의 1차 타겟은 20~30대 여성이다. 이는 소비활동이 활발하고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쉽게 유도할 수 있는 그룹이다. 2차 타겟은 20~40대 남성이다. 이는 인터넷 이용시간이 길며 다양한 재화를 소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경제활동 인구이다. 라쉐는 현재 온라인 플랫폼 개발을 완료했고 그것을 알리는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장차 디자인 요소를 강화해나갈 예정이며, 에어비앤비와 우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2.0버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학생 창업가, SNS부터 커머스까지
윤용환 인더카페 대표
저는 지난 2년간 꾸준히 학생 창업자로 활동했다. ‘인더카페’, ‘인천탐구생활’, ‘오래도록 고맙도록’ 등 어플리케이션 및 SNS 개발, 운영 활동을 중심으로 기업 대상 컨설팅, 페이지 외주 제작 대행 등 업무를 맡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에서는 ‘시장성’을 쉽게 찾기 어려웠다. 지난 5월부터 전자상거래 분야로 눈을 돌린 이유이다.
지금껏 운영하고 있던 SNS 페이지들은 새로운 전자상거래 사업을 위한 주요 자원이 됐다. SNS를 통한 콘텐츠 제작을 통해 사람들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었고 그런 역량은 판매상품 선택에 대한 배경이 됐다.
초기 시작 자본금은 20만원이었다. 자본금을 통해 여러 가지 품목을 구매했고 그 중 판매가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가방상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방공장에 직접 찾아가 협의를 통해 위탁배송, 단가절감에 성공했고 SNS를 통해 엔젤투자자를 모아 일정 규모의 시드머니를 확보하기도 했다.
지금까지(15년 9월 7일 기준) 약 5주간 500만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도 쌓였다. 앞으로의 계획은 매출을 더욱 안정적으로 이끌어내고 중장기적으로 시제품을 직접 생산해 내는 것이다. ‘HEIKIN’이라는 이름의 자체 브랜드 론칭을 계획 중이며 중국 바이어와 미팅을 통한 해외 판로 또한 개척하고자 한다. HEIKIN(へいきん)은 일본어로 평균, 보통이라는 뜻이다. 평범한 가격대의 제품 생산을 통해 최대한의 트랜디함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