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부터 스타트업까지

by 콘텐츠본부

2015년 11월 09일

*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4 호 (10 월호 ) 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GPO( 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부터 스타트업까지

헬스테크 물류가 주목받는 이유

글 . 이석영 기자

 

Idea in Brief

지난 5 월 , 우리나라를 강타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배운 교훈 중 하나가 ‘ 병원 물류 ’ 의 부실성 논란이다 . 당시 드러났던 문제점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 산업계 곳곳에서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 그 일환으로 병원 물류 로봇 , GPO(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와의 관계 구축 등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 구체적으로 병원 물류 로봇과 GPO 가 무엇인지 , 그리고 헬스케어 산업에 어떤 바람이 불고 있는지 살펴보자 .

 

지난 5 월 우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 , 일명 ´ 메르스 (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의 타격을 받았다 . 당시 보건 당국과 의료진들의 부실했던 대처로 인해 많은 문제가 있었다 . 보건소 관리 문제 , 검체 샘플 운송 시 관리 소홀 문제 등이 그것이다 . 이에 혹시 재발할 수도 있는 제 2 의 메르스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 특히 많은 병원에서 ´ 물류 ´ 의 중요성을 깨닫고 물류 프로세스나 기술적인 면들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병원 물류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 더 나아가 헬스케어 산업에 전반적으로 어떤 바람이 불고 있는지 살펴보자 .

 

 

 

‘ 병원 물류 ’ 개선은 로봇으로

지난 8 월 3 일 을지대병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 그리고 유진로봇은 ‘ 병원의 광역 환경에 적용 가능한 물류로봇 시스템 ’ 의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 이 세 팀이 개발 중인 병원 물류로봇은 고위험 병원체 (hig-risk pathogens) 같은 검체나 혈액 , 의료폐기물 등을 이송하는데 이용될 예정이다 . 의료진이나 환자 , 즉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여 하는 것이다 . 좀 더 구체적으로 이 로봇이 하게 될 일을 살펴보면 약품 , 식사 , 환자복 등 물품을 보급해주는 일 . 채혈 , 세포조직 , 소변검사 샘플 , 특히 메르스와 같은 고위험 병원체 등의 각종 검체와 더불어 오염물질이나 폐기물까지도 안전하게 이송하는 일을 하게 될 전망이다 . 우선 을지대병원이 병원 물류로봇의 활동 시나리오를 전개하고 검증을 한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고려대와 함께 로봇이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주행기술을 , 유진로봇은 로봇의 실행 플랫폼을 개발한다고 한다 . 해당 시스템은 올해 개발 작업과 실전 테스트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

 

황인택 을지대학교 병원장은 “ 미국은 에볼라 환자 발생으로 미국 전역에 공포 분위기가 확산되자 접촉 감염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로봇을 투입하여 효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 며 “ 이번 MOU 를 계기로 병원내의 물류 이송로봇 뿐 아니라 의료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포괄적 차원에서의 의료위기 대응 로봇 시스템 개발을 위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 ” 이라 밝혔다 .

 

기술 앞서 프로세스 개선부터

앞서 병원물류의 문제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았다 . 그렇다면 프로세스적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

 

원 물류 프로세스를 효율적이고 저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으로 ´ 의료구매대행회사 (GPO, 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와의 관계 구축이 떠오르고 있다 . GPO 는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의 물류 업무를 대행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 구체적으로 의료 기관의 구매 행위 , 물류업무 , 전자조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행하는 것이다 . 이러한 병원과 GPO 의 관계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사례다 . 의료 기관은 주가 아닌 업무를 GPO 에게 위탁함으로써 본업에 좀 더 충실할 수 있게 된다 . 이로써 인건비 , 재료비 , 관리비를 절감하여 물류 프로세스의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다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GPO 로 ‘ 이지메디컴 ’ 이 있다 . 이지메디컴은 IT 기술을 기반으로 원내 전자상거래 , 물류관리시스템과 관련하여 특허를 받은 기업이다 . 이지메디컴은 솔루션 시스템을 개발하여 실무현장에 활용하여 의료 기관의 e 비즈니스 관리시스템을 표준화 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 이를 통해 그 동안 병원이 가진 특수성과 전문성 때문에 까다로웠던 물류 관련 업무들을 해결하고 있다 . 핵심적인 사업으로는 크게 3 가지를 꼽고 있다 . ‘ 전자상거래를 위한 솔루션 제작 ’, ‘ 의료기기 , 소모품 등 의료용품 전자공동구매 ’, 그리고 ‘ 병원의 재고관리를 위한 원내 및 원외 물류관리 ’ 가 그것이다 .

 

이지메디컴 이봉호 실장은 “ 국내에 존재하는 대다수 구매대행사들은 보통 병원 자체에서 내부적 형태로 운영하거나 재단에서 간납업무를 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 하지만 특정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전문 GPO 기업을 설립함으로써 업무의 효율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 ” 이라 언급했다 .

 

이지메디컴의 말마따나 GPO 의 효과는 놀랍다 . 이지메디컴에 업무를 위탁한 서울대학교병원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 강원대학교병원의 최근 3 년간의 재료 절감비를 살펴보자 .

 

서울대병원의 경우 2012 년 의약품 및 진료 재료를 상한가 대비 381 억 원 가량 절감했고 , 2013 년은 약 219 억 원 , 2014 년에는 약 269 억 원을 절감했다 .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2012 년도에 보험품목 1 만 6081 개를 상한가 대비 175 억 원 , 2013 년 1 만 2158 개 품목에 대해 상한가 대비 166 억 원 , 2014 년 1 만 5672 개 품목을 189 억 원을 절감된 가격에 구매했다 . 강원대병원도 마찬가지로 비용 효율화를 이루어냈다 . 2012 년도 보험품목 1775 개에 대해 상한가 129 억 원에서 24 억 원 , 2013 년 1993 개 품목 구매시 21 억 원 , 2014 년 7198 개 품목 구매 시 27 억 원 정도를 절약했다 .

 

이처럼 병원과 GPO 간의 관계 구축은 각각의 경영 효율화 대안으로 효과가 뛰어나다 . 그러나 GPO 시장은 쉽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 대학병원은 교육부가 , 지방의료원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주무부처로 관리주체가 달라 GPO 입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

 

진화하는 헬스테크 물류산업

 

앞서 병원 물류 문제점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언급한 로봇과 GPO 는 헬스케어 산업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 헬스케어 산업에 좀 더 친근하게 접근해보기 위해 올해 1 월 개봉한 ´ 빅히어로 ´ 라는 애니메이션을 떠올려보자 . 영화 속 이런 장면이 있다 . 한 소년이 팔에 상처가 나 소리를 지르자 구급상자 안에서 로봇이 등장한다 . 그 로봇은 “ 안녕하세요 . 전 당신의 개인 헬스케어 동반자 ‘ 베이맥스 ’ 입니다 " 라고 말한다 . 여기서 등장한 베이맥스가 바로 ´ 헬스케어로봇 ´ 이다 .

 

헬스케어로봇은 이 장면에서처럼 사람들의 건강을 케어해주는 로봇으로 실제 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 종류 또한 수술 로봇 , 재활 로봇 , 라이프케어 로봇 등으로 다양하다 . 수술로봇의 경우 이름처럼 로봇이 의사를 도와 수술현장에 투입된다 . 재활용 로봇은 몸이 불편한 환자들의 재활 치료를 도와주는데 이용된다 . 라이프케어 로봇은 병원 물류에 사용되거나 , 사람들의 심리를 치료해주기도 한다 . 위에서 언급한 현재 개발 중인 병원 물류 로봇이 라이프케어 로봇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로봇뿐만이 아니다 . 클라우드 컴퓨팅 , 인공지능 , 데이터 분석 기능을 이용한 ´ 데이터 ´ 중심의 솔루션들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 대표적인 예로 ´ 리라 헬스 (Lyra Health)´ 를 들 수 있다 . 리라헬스는 전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 (CFO) 출신인 데이비드 에벌스맨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

 

리라헬스는 개인이 지난 한 주 동안 인터넷상에서 보인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우울증이나 불안 등을 식별해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 리라헬스의 투자자 중 한 명인 브리얀 로버츠는 " 기업들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업 운영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을 보고 이러한 기술이 건강비용 절감에도 접목될 수 있을 것으로 깨달았다 " 고 언급했다 .

 

또 다른 예로 ´ 하트플로우 ´ 가 있다 . 하트플로우는 필 무이 전 구글 애널리틱스 대표가 최고기술책임자 (CTO) 로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 하트플로우는 정교한 3D 컴퓨터를 이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심장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 고비용의 침습성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CAT 스캔 이미지만을 사용해 심장병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

 

우리나라에서도 눈에 띄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있다 . 비비비 (BBB, 대표 최재규 ) 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 비비비 (BBB) 는 지난 4 월 16 일 테크크런치 서울 밋업 (TechCrunch Seoul Meetup) 에서 ´ 실시간으로 다수의 혈액검사가 가능한 모바일 혈액진단기기 ´ 로 우승을 차지한 바가 있다 . 또 지난 5 월 4 일부터 6 일까지 ( 현지 시각 ) 미국 뉴욕에서 열렸던 정보기술 (IT)· 스타트업컨퍼런스인 ´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 2015´ 에도 참가해 세계 최초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혈액진단기기 ´ 가오 (GAO)´ 와 의료 데이터 연결 모바일 플랫폼 ´ 비핏 포 닥터 (bFit For Doctor)´ 를 선보였다 .

 

비비비 최 대표는 " 비비비의 목표는 저가로 자가 진단을 하고 , 진단 데이터를 실시간 솔루션으로 관리해 개인맞춤형 건강 정보와 그에 따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 라고 말했다 .

 

리라헬스 , 하트플로우 그리고 비비비는 모두 데이터기반 IT 솔루션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 그러나 이 헬스테크 스타트업들에게도 시장진입의 한계가 존재한다 . 기존 헬스케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기존 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기 때문이다 .

 

존 스티븐스 하트플로우 CEO 는 “ 차량공유앱인 우버처럼 우리의 등장에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 만약 5 년 전에 같은 시도를 했다면 분명 망했을 것 ” 이라 말했다 . 하지만 스타트업들의 헬스케어시장 진입은 결과적으로 국내외적으로 많은 이익을 불러올 전망이다 . 단지 자사의 수익성을 올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범국가적으로 ´ 병원 물류 ´ 의 체계 자체를 개선시킬 수 있는 좋은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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