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기사는 CLO 통권 64 호 (10 월호 ) 에 게재된 기사를 일부 발췌했습니다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무덤
코스트코는 왜 한국형 온라인몰을 오픈할까
글 . 황정현 기자
Idea in Brief
‘ 창고형 회원제 할인매장 ’ 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할인점으로 국내 유통업계에서 무시하지 못할 입지를 보유한 코스트코가 온라인몰 오픈을 선언했다 . 코스트코의 국내 온라인몰 진출은 두 번째 유통전쟁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코스트코가 국내 유통업체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았던 이유와 왜 그들의 전쟁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번지게 되었는지 , 그리고 코스트코의 온라인몰 오픈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
소비자들의 장보기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 갈수록 바빠지는 현대 생활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이상 직접 눈으로 보고 , 손으로 만져보고 사는 오프라인 장보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 이에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이 아닌 ‘ 온라인 장보기 ’ 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다 . PC 와 모바일을 이용한 장보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 온라인 쇼핑협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인터넷 쇼핑 (PC+ 모바일 ) 시장 규모는 50 조 1700 억 원으로 전망된다 . 이는 전년도 45 조 1000 억 원에 비해 약 12% 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 이에 발맞춰 미국의 회원제 도매 할인점인 Costco Wholesale( 이하 코스트코 ) 이 이달 중 국내에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할 예정이다 . 이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 코스트코의 온라인몰 서비스의 시작 , 그 배경과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
온라인전용물류센터 구축 봇물
코스트코의 온라인 진출 이전에 국내의 유통업체의 움직임을 살펴보도록 하자 . 국내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유통업체들은 이미 온라인 시장에 진출에 있다 . 갈수록 높아지는 온라인쇼핑몰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 몇몇 유통업체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부분의 투자 일환으로 온라인전용 물류센터의 건설이 한창이다 .
굳이 새로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그것은 바로 ‘ 배송 시간 ’ 의 단축이다 . 수도권에 근접한 물류센터는 당일배송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인 것이다 . 이마트의 경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경기 용인시 보정에 건설하였으며 , 올해 김포시에도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 이를 통해 ‘ 당일배송 ’ 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
롯데마트 역시 수도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에 힘쓰고 있다 . 롯데마트는 올 하반기 경기도 김포에 2 만 9500 ㎡ (8923 평 )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 롯데마트는 2017 년까지 물류센터 2 ∼ 3 곳을 더 짓기로 했다 . 또한 롯데슈퍼 역시 기존 서초구 , 강남구를 배송하는 1 호 서초센터에 이어 지난 8 월에는 온라인 전용 센터인 롯데프레시 2 호 센터를 노원구 상계동에 오픈한 바 있다 .
코스트코의 오프라인 성공전략
이러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화 물결은 미국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 코스트코 ’ 에 이르렀다 . 코스트코는 미국의 본사를 둔 창고형 회원제 할인마트이다 . 그 회원 수는 2012 년 5 월 24 일 기준 전 세계 6740 만명에 이르며 , 2013 년 6 월 18 일 기준 8 개국에 627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
코스트코 코리아의 경우 2008 년 양재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기준 대구 , 부산 , 울산을 비롯한 총 12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 또한 내후년까지 순천점을 개장할 예정이며 , 세종특별자치시에도 입점이 계획되어있다 . 코스트코 코리아의 매출액의 경우 12 년 매출 2.5 조 , 영업이익 1370 억 원에 이른다 . 또한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던 2001 년 이래로 연평균 성장률 33.2% 를 기록하고 있다 .
이러한 코스트코의 성공 전략은 크게 4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
첫 번째는 바로 ‘ 회원제 ’ 이다 . 코스트코의 모든 매장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어 , 정해진 기준에 의한 회원권을 발급받아야 한다 . 회원권은 크게 법인 및 개인 사업자 , 비영리 기관 및 정부기간이 가입할 수 있는 ‘ 비즈니스 회원권 ’ 과 만 19 세 이상의 일반 개인이 등록할 수 있는 ‘ 골드스타 회원권 ’ 이 그것이다 . 처음 코스트코가 국내에 입점한 한 시기인 2008 년 국내에는 코스트코와 같이 회원제로 운영되는 할인점이 존재하지 않았다 .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할인점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
평소 코스트코 이용을 즐기는 한 여성은 코스트코 이용에 대해 “ 회원제이다 보니까 소속감이라는 것이 생기고 , 특별함을 느끼는 것 같다 ” 고 밝혔다 .
코스트코의 성공전략 두 번째는 바로 ´ 낮은 마진율 ´ 이다 . 코스트코의 경우 마진율 15%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 코스트코의 창업주 제임스 시네갈 (James Sinegal) 은 “ 마진율 15% 는 우리도 돈을 벌고 고객도 만족할 수 있는 적당한 기준이며 , 마진율을 인상하는 순간 코스트코가 가격과 비용을 최소화하려 했던 모든 노력들이 무너져 내릴 것 ” 이라 언급한 바 있다 . 이는 일반적인 국내 대형 마트의 유통 마진율이 평균 30% 가 넘는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코스트코의 성공전략 세 번째는 취급하는 ´ 제품의 수 ´ 이다 . 일반적으로 국내 대형마트의 경우 약 6 만여 개의 상품을 취급한다 . 그러나 코스트코의 경우 약 4 천 가지의 품목 만을 취급한다 . 다만 품질 검수를 철저히 하여 우수 제품만을 대량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
코스트토의 마지막 전략은 바로 ‘ 환불정책 ’ 이다 . 코스트코의 경우 소비자가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100% 환불해주는 정책을 가지고 있다 . 또한 6 개월의 환불기한을 가진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환불기간의 제한 또한 없다 .
코스트코 온라인 진출의 이유
이제껏 국내에서 해외 할인매장의 성공 사례는 찾기 힘들다 . 1998 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세계 1 위 대형마트인 ‘ 월마트 ’ 는 지난 2006 년 국내 시장 철수를 선언한바 있으며 , 프랑스 유통업체인 ‘ 까르푸 ’ 역시 같은 해 국내 사업을 철수하였다 . 또한 얼마 전 영국의 테스코 역시 홈플러스를 매각한 후 국내 시장 철수를 선언하였다 .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 3 마켓이 국내성공에서 실패했다며 한국은 다국적 유통기업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트코의 성공은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
코스트코는 이미 미국과 영국 , 캐나다에서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있다 . 만약 코스트코가 국내에 온라인 몰을 오픈한다면 , 이는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오픈하는 것으로 더욱 의미가 있다 . 그렇다면 코스트코는 왜 국내에서 온라인 진출을 하려는 것일까 .
첫 번째 이유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소비자의 소비행태 변화를 들 수 있다 .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수요 증가는 코스트코의 온라인 진출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 평소 온라인을 통해 자주 장을 보는 한 주부는 “ 예전에는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보다는 직접 매장에 가서 구매하였으나 일이 바쁘다보니 온라인 구매 빈도가 늘어나게 되었다 ” 며 “ 앞으로 온라인을 통한 장보기를 계속 할 예정 ” 이라 말했다 .
다음으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업체와의 경쟁을 들 수 있다 . 코스트코의 국내 성공을 막기 위한 국내 유통기업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
롯데마트의 경우 회원제 도매 할인점인 ‘ 빅마켓 ’ 을 출시하였다 . 빅마켓은 지난해 전년 대비 12.7% 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는데 이는 지난해 롯데마트 매출이 전년 대비 7.7%, 영업이익이 64.3% 줄어든 것과 비교해 볼 때 유의하다 . 빅마켓은 지난 2012 년 6 월 금천점을 1 호점으로 시작하여 , 현재 5 개점을 보유하고 있다 . 빅마켓은 코스트코와 같이 ´ 회원제 ‘ 로 운영된다 . 코스트코와 가입비는 같으나 회원 기간에서 차이가 있다 . 빅마켓의 경우 회원기간이 3 년이다 . 코스트코의 회원 기간이 1 년인 것과 비교해볼때 , 사실상 3 배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마트의 경우 ‘ 트레이더스 ’ 를 오픈하였다 . 매출액은 947 억 2200 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 올랐다 . 트레이더스는 2010 년 11 월 용인점을 1 호점으로 시작하여 , 현재 10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 또한 트레이더스의 경우 빅마켓 , 코스트코와는 달리 ‘ 비회원제 ’ 로 운영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
또한 정부의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도 한 몫 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지난 2012 년 정부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 개정안을 심의 , 의결하였다 . 그에 따라 대형마트는 법에서 정한 강제 휴무일에 따라 월 2 회 의무적으로 휴업을 해야만 한다 . 이러한 규제는 대형마트의 입장에서는 큰 제약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 대형마트는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 지난달 18 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대형마트 영업규제 공개변론을 통해 논쟁을 벌인 바도 있다 .
코스트코 온라인몰 진출의 예상 시나리오
코스트코가 이미 해외시장에서 온라인몰을 운영 중에 있지만 , 여기는 한국 . 그 시장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 코스트코의 온라인몰 오픈시 예상되는 의문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
먼저 , 국내 유통업체와의 ‘ 배송전쟁 ’ 에 대한 것이다 . 앞서 이마트 , 롯데마트와 같은 국내 유통기업은 온라인 몰 투자의 일환으로 ‘ 배송 ’ 에 힘을 싣고 있다 . 그에 따라 수도권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설하여 ‘ 배송시간 감축 ’ 에 힘쓰고 있다 . 코스트코는 과연 이러한 ‘ 배송경쟁 ’ 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 현재로써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건설할 가능성이 높다 .
또한 만약 코스트코가 온라인 쇼핑몰을 오픈한다면 운영적인 측면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 이마트 몰을 예로 들면 , 수도권의 경우 직배송망을 통하여 배송을 하고 있고 , 전국권의 경우 택배를 통한 배송을 하고 있다 .
다음으로 예상되는 의문은 ‘ 온라인몰 운영 ’ 에 관한 것이다 . 코스트코의 해외 온라인 몰의 경우 회원과 비회원 구분 없이 회원신청을 받고 , 비회원의 경우 배송비를 추가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 그러나 회원에게만 제공하는 물품 (Member Only Items) 또한 존재한다 . 업계 관계자들은 코스트코가 국내에서 이와 같은 운영방식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렇듯 코스트코가 해외의 사례처럼 ‘ 회원제 ’ 를 유지했을 때의 야기되는 의문도 있다 .
이미 온라인 몰을 운영 중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경쟁이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회원비를 따로 받고 있지 않고 있다 . 이는 회원과 비회원 사이에 구분이 존재하는 코스트코의 온라인 몰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 과연 이러한 차별적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알 수 없다 . ‘ 회원으로서 ’ 라는 특별함과 소속감을 통해 고객들을 호응을 살 것인가 , 그렇지 않다면 ‘ 차별 ’ 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인가는 쉽게 예측하기 힘들다 .
마지막으로 기존 코스트코의 성공 전략인 ‘ 소품종 , 고품질 ’ 전략이 온라인에서도 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업계 한 관계자는 “ 코스트코의 경우 물품의 수가 한정적 ” 이라며 , “ 온라인몰에 얼마나 많은 품목을 갖출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 한정된 물품에 대한 수요예측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미지수 ” 라 밝혔다 . 한편 코스트코를 자주 이용하는 한 여성은 “ 코스트코의 품질은 신뢰 가능하다 ” 며 “ 만약 온라인 몰을 오픈한다면 한번 믿고 이용해 볼 용의가 있다 ” 말했다 .
코스트코의 국내 온라인 몰 오픈계획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 코스트코 코리아 또한 온라인 몰의 오픈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밝히고 있는 것이 없다 .
지난달 19 일 코스트코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는 ‘ 새롭게 즐기는 코스트코 ’ 라는 안내와 함께 ´ 커밍순 (COMING SOON!)´ 이라는 온라인 몰의 오픈을 암시하는 팝업창이 등장했다 . 과연 글로벌 유통기업인 코스트코의 국내 온라인 몰 오픈이 소비자들의 ‘ 장보는 습관 ’ 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