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토키오의 파레토 법칙 "물류비를 아끼지 마라"

by 엄지용 기자

2015년 05월 15일

 


글. 엄지용 기자


얼마 전, 한 독자에게 편집국으로 메일이 왔다. 평소 CLO를 애독하고 있다고 밝힌 독자는 “SPA 브랜드인 자라(ZARA)의 포장이 상당히 고급스럽다”며 “자라는 일반 상자 포장에 또 다시 비닐 포장을 하는 포장비 지출이 큰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포장을 진행하는 자라의 온라인 물류 시스템의 특별한 장점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라는 스페인에 있는 아르텍소(Arteixo)와 시라고사(Zaragoza) 물류센터의 완전 자동화 설비를 통해 매시간 수 만개에 달하는 아이템을 전 세계 매장별로 분류하고 차량에 상차, 배송하고 있다. 포장 프로세스 또한 이 공정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물론이다. 자라는 대부분의 공급사슬 과정을 직접 통제하며 경쟁사에 비해 높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토키1

CLO 독자가 메일을 통해 보내준 자라 포장사진. 자라는 포장 프로세스를 포함한 전 공정을 스페인에 있는 물류센터 내에서 자체처리하고 있다.



국내에도 자라와 같은 고비용 전략을 사용하는 업체가 있을까. 국내 또한 대형 유통업체 일부는 사내 물류 분야를 직접 통제하기 위해 물류센터를 설립하여 직접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보정 이마트몰 물류센터를 설립하여 2만 5000여개의 품목을 자동 입출고하고 있다. 쿠팡은 전국 7개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며, 최근에는 쿠팡맨을 통한 ‘감성배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쿠팡 김범석 대표는 지난 3월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쿠팡맨 배송 서비스는 적자다. 물류센터구축까지 포함하면 더욱 큰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앞으로도 상상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전자상거래 물류 운영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속내는 잠시 뒤로하자. 국내 소호(SOHO)몰 중에서도 물류 운영에 필요 이상의 고비용을 투자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면 믿겠는가. 배송 과정을 제외한 온.오프라인 모든 물류운영을 직접 통제하며 높은 물류비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남성의류.잡화 쇼핑몰 토키오(사명: BM코리아)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20 평 남짓의 사무실 , 꿈은 작은 곳부터

온라인 쇼핑몰 창업 열풍이 한창이던 2004년, 토키오는 서울 동대문의 20평 남짓의 작은 사무실에서 탄생했다. 당시 토키오의 쇼핑몰 창업 자금은 단돈 500만원이었다. BM코리아 홍상현 대표는 “일본 유학생활을 통해 창업 영감을 얻었다”며 “한국, 유럽 등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패턴, 액세서리, 컬러를 조합한 패션을 선호하는 일본 남성들의 스타일을 보고 일본에서 직접 구매(사입), 판매하는 구조로 초기 쇼핑몰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화려한 일본 스타일이 한국에서 유행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는 다르게 토키오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판매 한 달 만에 일본에서 구매해 온 대다수의 상품들이 품절된 것이다. 사업 중간에 엔화가 두 배 가까이 올라 폐업 직전의 위기에 몰리기까지 했으나, 일본 구매 비중을 줄이고 국내 도매업체 구매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 시장에 ‘니폰스타일’열풍이분 것도 토키오의 안정화를 지원했다.



작은 사무실 하나로 시작한 토키오는 현재 회원수 8만 명, 연매출 60억 규모의 쇼핑몰로 성장했다. 20평 남짓의 한 사무실은 4개의 사무실, 10개의 작은 창고, 1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포괄하는 구조로 확장됐다. 과거 일본 제품을 수입, 판매하던 토키오는 이제 한국제품을 일본에 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지점을 오픈했고, 얼마 전에는 일본 오픈마켓 라쿠텐 입점 판매 구조를 넘어서 자체 쇼핑몰 세컨드로그(2ndlog.jp)를 런칭했다. 국내의 작은 소호몰로 시작한 토키오는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연매출 1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토키오의 성장의 중심에는 ‘고객감동’이라는 핵심가치가 담겨 있다. BM코리아 경영지원팀 이수웅 차장은“토키오의 철학은 ‘고객감동’이다. 대표는 이를 거듭 강조하고 있고, 이는 아낌없는 고객 지원 서비스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토키오는 비용 절감을 요구하는 외부 자문에도 불구하고 높은 비용의 고객 서비스를 고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토키오의 철학의 중심에는 물류가 있다.



토키2

BM코리아 메인사무실과 내부모습. 11년 전 동대문 서울패션벤처타운 1층에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한 토키오는 현재 서울패션벤처타운 지하1층, 지하2층을 포함한 10여개의 사무실(창고, 오프라인 매장 포함)을 동시에 임대, 사용하고 있다.





물류팀 ? 우리는 물류 MD 팀이다

본지 3월호 ‘무신사’기사에서도 소개했듯이 소호몰 성장의 중심에는 MD(Merchandiser)가 있다. MD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을 구비해 직접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키오에는 MD팀이 없다. MD의 역할이 단연 중요한 온라인 쇼핑몰에 MD 부서가 없는 것은 의문이다. 이에 대해 이 차장은 “토키오는 여느 쇼핑몰처럼 전문 MD 직원을 따로 두지 않는다. 대신 전 직원의 MD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그 중 물류팀이 핵심적인 MD직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토키오는 ‘물류팀’을 ‘물류MD팀’이라 부른다. 물류MD팀 직원들은 주 2회 국내 공급업체 직원들을 직접 만나서 구매 의사 결정을 한다. 즉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품목의 직접적인 구매 결정은 물류팀 직원들에게 할당된다. 물류MD팀은 MD의 업무인 구매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상품의 검수, 포장, 재고관리 등 물류 직무 또한 함께 수행한다. 결국 토키오 물류MD팀은 판매 상품 구매부터 택배차량 상차까지 모든 인바운드 물류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있다.



이 차장은 “물류MD팀 직원들은 자신이 직접 선택한 상품들이 잘 판매되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자신이 선택한 상품이 소비자 판매까지 이어지기에, MD업무는 물론 검수.포장 과정 또한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키3



토키오 메인창고에서 일하고 있는 물류MD팀 직원들의 모습. 40평 규모의 토키오 메인창고는 재고회전율이 높은 상품들을 중심으로 보관하고 검수?포장작업 또한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고객감동 프로젝트 감동을 만든다

앞서 언급했듯 토키오의 핵심 철학은 ‘고객감동’이다. 이런 철학은 토키오의 물류 프로세스 전 과정안에 묻어나고 있다. 토키오는 고객감동을 위해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 있고, 그것은 토키오의 포장 프로세스에 특별하게 나타난다. 토키오가 사용하는 포장재 수는 20개가 넘는다. 의류, 신발, 모자, 악세사리 등 토키오에서 판매하는 전 품목들은 각각의 포장 용기를 가지고 있다. 배송 상품의 재질에 따른 포장재를 따로 구비하고 있으며 각 포장은 상품 특성에 따라 2중, 3중으로 이루어진다. 가령 배송 중 정전기로 인한 보풀이 나올 수 있는 니트 재질의 의류는 정전기가 일어나지 않는 지퍼백으로 포장된다. 해당 포장재는 특성상 옷에 하얀 색의 이물질이 묻어 날 수 있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니트재질의 옷은 일반 폴리백에 1차 포장되고, 그것은 지퍼백에 2차 포장된다.



토키오의 악세사리 포장은 감성포장의 정수라고 할 만하다. 팔찌는 미니쿠션에 감아서 전용 포장재에 1차 포장하고 전면이 일부 개방된 감각적인 디자인의 포장재에 2차 포장된다. 일부 악세사리는 전용 유리병에 담아 배송하며 2중, 3중으로 재포장된다. 포장에 대한 고객반응은 가히 뜨겁다. 실제로 토키오는 남성쇼핑몰임에 불구하고 여성 고객 비율이 30%에 달하는데, 여성 고객들의 대부분이 토키오의 포장에 감동하여 재주문을 요청한다고 한다. 토키오를 통해 팔찌를 구매한 한 여성 블로거는 “포장이 정말 매력적이다. 예쁜 것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라면 성정체성을 의심해야 마땅하다”며 토키오의 포장을 극찬하는 포스팅을 남기기도 했다.



토키오의 포장에는 단연 비용이 따른다. 다양한 포장재 구매는 당연 높은 비용이 들고, 재고관리에 대한 부담 또한 동반한다. 실제 포장을 담당하고 있는 물류MD팀의 시간적인 비용도 단연 포함된다. 이 차장은 “토키오에서 판매하는 악세사리는 마진율이 매우 낮다. 포장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그 원인이다”며 “운송비용을 상품 당 2500원 꼴로 잡는다면, 이따금 배송비 이상의 포장비가 나올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키오는 높은 비용의 감성포장 정책을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 이 차장은 “우리의 포장은 토키오의 철학을 반영한다”며 “실제로 포장에 만족하는 고객이 많다. 심지어 우리 포장재를 수집하는 고객들도 있다”고 고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토키4

토키오는 배송되는 상품의 특성, 크기를 고려한 20여개의 포장 자재를 보유하고 있다. 각 상품들은 특성에 따라 다른 포장 프로세스를 거친다. 특별한 대상을 위한 선물 포장 주문 또한 가능하며, 선물 포장 가격은 무료다.



토키5

토키오의 악세사리 포장은 감성포장의 정수라 할 만하다. 토키오는 고객을 위해 손편지를 쓰는 등 포장 외적인 부분에도 감성을 입히고자 노력하고 있고 그것은 고객재구매율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감동 프로젝트 리얼패킹 (Real Packing) 시스템

토키오는 지난해 11월부터 VIP 고객을 대상으로 고객이 주문한 상품 포장 영상을 SMS(Short Message Service)를 제공하고 있다. 리얼패킹 시스템이라 명명한 이 서비스는 PC웹캠과 바코드 리더기를 활용하여 쇼핑몰 주문 포장 장면을 영상으로 주문단위로 촬영,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상품 최종 포장단계에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촬영은 시작되고, 포장 완료 후 바코드를 재스캔하면 촬영이 끝나는 방식이다. 해당 영상은 상품 발송과 동시에 고객에게 SMS를 통해 전달된다. 영상 페이지 도달률은 현재 90%에 달한다.



토키오의 리얼패킹 시스템 도입 또한 고객감동 프로젝트의 연장이다. 이 차장은 “고객들이 상품 확인을 못함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며 “토키오의 포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해당 프로세스를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단순한 고객감동 외에도 토키오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많다. 인베트(리얼패킹시스템 개발사) 김종철 대표는 “리얼패킹 시스템은 클레임 고객에 대한 근거자료로 활용 가능하다”며 “택배사 발송전까지 이루어지는 모든 물류 프로세스 상에서 이상이 없었다는 것을 고객에게 직접 확인시킬 수 있기 때문에 블랙컨슈머의 악의적인 클레임 또한 봉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토키오는 장차 리얼패킹 뷰페이지에 소비자 쇼핑데이터를 기반한 광고, 이벤트 페이지를 추가할 계획이다.



토키6

리얼패킹시스템 촬영 장면. 리얼패킹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포장프로세스를 촬영. 고객에게 발송한다





고객감동 프로젝트 당일배송 퀵 서비스

당일배송은 인터넷 쇼핑몰의 영원한 고민이다. 토키오라고 다를까. 급하게 옷이 필요해서 당일 배송을 요구하는 고객은 항상 있었다. 한 예로 토키오는 해외일정으로 급하게 옷을 받고 싶어 하는 대전에 거주하는 한 고객에게 KTX퀵을 통해 당일배송을 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고객의 당일배송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토키오는 퀵 서비스 업체들과 제휴하여 전국 당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차장은 “오토바이 퀵, 고속버스 퀵, KTX 퀵 등 다양한 업체와 제휴하여 고객의 당일배송 니즈를 만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토키오는 고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000원의 배송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전체 주문량에 비하면 그 숫자는 미미하긴 하지만,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VIP고객들의 당일배송 서비스 이용이 급증한 것이다. 심지어 토키오 당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한 고객은 서비스에 굉장히 만족하고 그 이후 모든 주문을 당일배송 서비스로 신청하기도 했다.



토키오는 이런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이 차장은 “상품을 많이 구매하거나 퀵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무료 당일배송 서비스를 선물해주기도 한다”며 “이런 고객들에게는 따로 말하지 않고 회사에서 배송비를 전액 부담하여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준다”고 밝혔다. 퀵 서비스 수요층이 많지는 않지만 반복 구매율이 높은 충성고객을 만들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차장의 설명이다.



고객감동 프로젝트 O2O(Online to Offline) 매장

토키오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지원.물류센터를 한 자리에서 관리한다. 이런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의 일원화는 두 가지 장점을 가지고 온다.



첫째는 유연한 운영이다. 사실 토키오 오프라인 매장에는 잘 판매되는 상품만 DP되는 것이 아니다. 토키오 매장은 잘 팔리는 상품뿐 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니뽄 스타일’패션을 추구하는 토키오의 색이 묻어나는 다양한 상품을 함께 진열한다. 가령 주황색, 하늘색, 연두색 자켓이나 레드티탄 체크 바지와 같은 상품은 결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이 아니다. 그러나 토키오는 회사 컨셉을 반영하고 이따금 찾아오는 소수의 매니아들을 위해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들을 매장 전면에 다수 배치하고 있다.



때문에 실제 고객들이 찾는 옷이 매장에 진열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이럴 때 토키오는 1층부터 지하2층까지 있는 10개의 창고에서 해당 상품을 찾아 고객에게 바로 전달한다. 만약 창고와 센터 모두 재고가 없을 경우에는 매장에서 상품 코드를 이용해 즉시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 물류센터와 인접해 있기에 가능한 운영의 묘다.



둘째는 시착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O2O 마케팅이다. 실제 많은 고객들이 온라인 샵에 진열된 옷들을 실제 입어보고 구매하고자 하는 니즈를 가지고 있다. 토키오는 이런 고객들을 위해 ‘KEEP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방문 고객들이 방문 전에 입어보고 싶은 옷을 신청하면 3벌(VIP 6벌)까지 매장에 구비해두는 서비스이다. 토키오는 고객의 KEEP 서비스 신청이 들어오면 매장, 물류센터 재고 유무를 확인하고, 매장 뒤편에 있는 사무실에 시착 의류들을 미리 배치해둔다. 만약 재고가 없을 경우 공급업체 주문을 통해 고객 방문 전에 해당 상품을 확보한다.



이는 필연적인 재고 증가를 야기한다. 시착을 요구한 제품을 고객이 구매한다는 보장이 없을뿐더러, 심지어 서비스만 신청하고 아예 매장에 방문하지 않는 고객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차장은 “시착 서비스도 고객 감동 서비스의 일환이다”며 “이를 통해 온라인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유입을 강조할 수 있고, 토키오 매장의 컨셉 또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키7

토키오 오프라인 매장 전경. 레드와 블랙 컬러를 중심으로 디자인된 매장은 토키오의 컨셉을 반영하고 있다.



토키8

토키오 매장 뒤편에는 KEEP 서비스 신청을 한 고객들 위한 시착의류들이 보관되어 있다. 실제 KEEP 서비스는 온라인 고객의 오프라인 매장 유입을 촉진하고 있다.





감동서비스 , 매출을 견인하다

잠시 앞서 언급한 자라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자라는 모든 공급사슬 운영을 본사(Inditex)에서 중앙 통제하는 ‘수직 계열화된 공급사슬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라는 경쟁사들에 비해 매우 유연하고 빠른 공급망 운영이 가능하나, 필연적으로 높은 비용을 동반한다. 때문에 자라의 옷값은 경쟁 SPA 브랜드에 비해 다소 비싼 측면이 있다.



토키오의 물류 운영은 자라를 닮았다. 물론 토키오가 자라와 같은 전면 자동화된 온라인 물류센터나 유럽, 미주, 아시아를 포괄하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토키오는 배송과정에 이르기까지 인바운드 물류를 직접 통제하고, 경쟁사에 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실제로 가격할인 행사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여타 소호몰과 달리 토키오는 노세일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토키오는 높은 가격이 가지고 오는 약점을 ‘고객만족’서비스로 극복했다. 물류MD팀이 직접 구매 결정한 옷들은 두 차례 이상의 철저한 검수과정을 거친다. 검수 과정 중 조금이라도 옷에 하자가 있을 경우 과감하게 반품 처리한다. 여러차례 하자가 발생한 업체는 공급업체에서 제하며 블랙리스트에 등록한다. 철저한 검수를 통한 상품 판매는 고객만족을 동반하였다.



앞서 언급한 감성포장, 리얼패킹 시스템, 당일배송 퀵서비스, 매장 KEEP 서비스는 모두 고객만족을 위한 전략이다. 이 외에도 토키오는 반복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사은품을 주기도 한다. 무료로 증정되는 사은품은 수 만원 상당의 패션잡화들이다. 게다가 토키오는 고객들의 과거 구매내역을 확인하고 고객들이 선호하는 색상의 패션잡화를 사은품으로 보낸다. 가령 붉은 색의 옷을 구매한 경험이 많은 고객에게는 레드 컬러의 옷을 배송하는 식이다. 토키오는 가격 할인을 하지 않음으로 나타나는 재고문제를 고객감동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 차장은 “사실 토키오 지하 창고에는 5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악성재고가 조금 있다”며 “우스갯소리로 가끔 회사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창고 대방출 행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재고를 안고갈지언정 고객에게는 절대 부끄럽지 않은 상품만 공급하겠다는 토키오의 철학이다.



토키오에게 이런 감동서비스와 함께 동반하는 비용은 문제가 아니다. 이 차장은 파레토법칙을 예로 들며 “토키오의 매출이 100이면 70~80 이상은 어느정도 등급이 있는 고객들의 구매를 통해 발생한다”며 “그 회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토키오의 충성고객을 내버려두고 신규 회원을 모집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 차장의 설명이다.



토키오의 이러한 노력은 충성고객 확보로 이어졌다. 토키오의 감동서비스에 감명받은 고객들은 토키오의 전도자를 자처했다. 이에 따른 신규 고객확보와 매출 증가는 당연한 결과다. 자라를 닮은 소호몰 토키오의 ‘고객감동 프로젝트’는 현재진행형이다.

 

 

 

 



엄지용 기자

흐름과 문화를 고민합니다. [기사제보= press@clomag.co.kr] (큐레이션 블로그 : 물류로 세상보기)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