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농산물 SCM 도입 “정보화부터~”

by 콘텐츠본부

2010년 10월 29일

농산물 SCM 도입 “정보화부터~”
<지상중계> 농식품산업SCM포럼 세미나


[로컬경제] 최근 배추 등 농산물 값 폭등으로 농산물 유통·물류의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취약한 농산물 유통구조와 물류개선에 대한 개선 의견은 해마다 제기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농산물은 재배특성상 기후와 자연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물론 자연현상을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취약한 유통구조와 물류시스템은 정부와 농업계의 관심을 통해 바로 잡을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창립된 농식품산업SCM포럼은 지난달 26일 경원대학교에서 ‘농산물 물류혁신을 통한 농식품산업의 발전 전략’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농산물 유통·물류 산업계와 학계, 연구소에 몸담고 있는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내 농산물의 유통·물류체계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사 회 : 전만술 한국물류기술연구원 박사
토론자 : 조규표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김수일 포장개발연구소 대표
성창현 농수산물유통공사 부장·이광형 전국산지유통인연합회 사무총장
차동호 CJ GLS 상무·송준성 삼영물류 상무


사회 : 우선 농산물 포장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5년 동안 국내 배추 포장재 개발이 전혀 안됐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농산물 포장의 현주소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김수일 대표
: 모든 물류의 시작이 포장에서 시작되듯이 농산물도 포장설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모든 제품은 포장단위와 포장재의 규격화를 통해 팔레트 적재가 가능해져 물류표준화와 효율화 작업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현재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팔레트 보급률은 2.8%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낙후된 우리나라 농산물 물류시스템의 현주소입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방수골판지 포장재 사용이 활성화되어 팔레트 적용이 보편화됐습니다. 이제라도 정부와 농업계 차원에서 농산물 포장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농산물 포장단위 및 규격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배추값 폭등의 원인으로 높은 농산물 유통비용이 문제가 됐는데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통구조 개선과 저온유통시스템 도입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성창현 부장
: 지난해 전체 농축수산물 생산규모는 58조원으로 유통비용(소비자 지불가격-생산자 수취가=유통비) 평균이 44%인 25조3000억원 규모입니다. 이 중 물류비는 30%인 9조원 정도입니다. 농산물 물류비는 공산품에 비해 운송비와 포장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농산물 유통비용을 높이는 중요한 원인으로 유통과정 중 발생하는 농산물의 감모율(손상)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감모율을 줄일 수 있는 저온유통시스템이 유통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 산지유통인 입장에서는 유통·물류개선 작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광형 사무총장 : 농산물 유통단계에 대한 문제점을 논의하기 전에 배추 등 농산물 생산원가에 대한 정확한 산출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흔히 매스컴에서 배추 한포기당 생산비용이 1000원이라고 말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농약과 비료살포 등의 관리에 들어가는 인건비 등을 포함하면 발생비용이 많이 듭니다. 현재 우리나라 농가는 고령화와 영세성으로 배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 때문에 산지유통인을 통해 농산물 포전거래(밭떼기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가난한 농가가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책을 강구하고, 외국인 노동자 고용과 배추 수확 자동화기계를 개발하는 등 농산물생산에 필요한 경쟁력 확보가 선행돼야 합니다.

사회
: 농산물 물류개선을 위한 장기적인 접근 방법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물류업계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송준성 상무
: 3자물류, 즉 아웃소싱 관점에서 농산물 물류개선 방안을 고려하는 것 보다 물류공동화를 통한 효율화 움직임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3자물류는 특정 대형 화주에 대한 물류 아웃소싱인 반면 농산물 분야는 화주 한두 곳만의 위탁운영으로 전체적인 물류개선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농산물 물류공동화를 통해 취급물량을 대형화시켜 집적화를 높이고, 이를 통한 운송효율성 제고와 포장재 회수 등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우선 공동물류를 수행할 수 있는 농업계의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생산농가와 산지유통인 등 농업계의 협업의식과 정부차원의 지원도 절실합니다.

사회
: 정부차원의 농식품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방향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조규표 사무관
: 앞서 이래협 박사님께서 농산물 팔레트 보급의 중요성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농식품부에서도 충분히 검토를 하고 있고, 배추 등 농산물 포장재에 대해 그물망이 좋을지, 골판지가 되어야 할지 비용적인 측면에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농산물 물류개선은 관련법 등 제도적인 변화는 물론 일선 도매시장의 업무규정 등을 바꿔야 하는 작업이 수반됩니다. 예를 들어 농산물 팔레트화가 추진되면 하역업무가 간소화되는 반면 도매시장의 하역노조의 일감이 줄게 되는 등 반발도 예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 농산물에 대한 공급망관리 도입이 필요하다는 한관순 교수님의 말씀도 원칙적인 부분에 동감합니다.


사회
: 농산물 물류체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업계 등의 사전준비 작업은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시죠.

차동호 상무
: 솔직히 그 동안 물류기업들이 농산물 유통물류구조 개선작업에 참여할 생각조차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정부와 공사, 농협 등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농산물시장에 민간 기업들의 진입은 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입니다. CJ GLS도 과거 전라남도 미곡(RPC) 처리장의 물류공동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취했지만, 현지 생산농가나 유통사업자들의 이해부족으로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체계적이지 못한 각종 농산물 정보도 물류개선 작업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나 공사 차원에서 농산물 산지정보, 유통정보, 물류정보 등을 DB화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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