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의 경계’허무는 대형할인점
할인점 온라인 매출 쑥쑥…3년새 3배 성장
오프라인, 중소상인 충돌로 매장확대 ‘난항’
[이코노미세계] 대형 할인점의 진화가 눈부시다. 발 디딜 곳 없는 오프라인을 벗어나 온라인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더니 이제는 고가의 명품 판매 에 나섰다. 소비자에게 할인점은 무엇일까? ‘생활용품을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사기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자가용 을 타고 가서 물건을 사는 곳.’
이젠 옛말이 될 듯싶다. 저렴한 가격의 대명사 로 불리던 할인점이 소비자로부터 편견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는 소비자의 구매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 대형 할인점은 상품과 판매, 서비스 등 모든 활동영역에서 낡고 오래된 관습과 편견을 버렸다. 그리고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온라인 구매 당일 배송 , 명품관 운영 등 판매 방식을 바꿔가는 역발상의 기치로 중무장을 하고 있다.
◆ ‘온라인’이 대세 = 올해 대형 할인점의 화두는 단연 ‘온라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프라인 성장세가 하락한 반면 온라인은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유통연구소는 올해 대형 할인점 시장이 3% 성장에 그치는 반면 온라인 유통시장은 2년 연속 15%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2007년 까지 연평균 13%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던 할인점 업계가 최근 들어 면목이 없어졌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를 부른다. 대형 할인점들이 3년 전 온라인 시장을 꽤하더니 서서히 그 효과를 보고 있다. 할인점 중 온라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홈플러스 는 2007년 온라인 매출이 21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어 이마트 가 910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후발주자인 롯데마트도 지난해 300억원을 달성하더니 올해는 3배 이상 신장한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중소상인 ‘충돌’ 과제 = 현재 전국에 매장을 운영 중인 대형 할인점의 수를 살펴보면 이마트가 127개, 홈플러스 118개, 롯데마트 84개 순이다.이들 할인점은 올해 21개 점포를 신규 개장한다는 목표지만 순탄치 않았다.
올 초 춘천에 나란히 입점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개점 전 춘천지역 전통시장과 상공인연합회가 개점을 반대했다. 두 회사가 춘천시 특산물 및 강원도 관련 상품 판매에 주력하고 지역 고용창출에 앞장서며 타 점포에 준하는 영업시간을 준수하고 상생발전 기금을 조성한다는 등 조건을 지키기로 합의해 겨우 개점할 수 있었다.
이마트는 성남시 중소상인과 대치했다. 이마트는 성남 태평점 개점 예정일을 한 달이나 넘긴 채 점포개설등록을 하지 못하는 난항을 겪었다. 당분간 대·중소기업의 상생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 대형 할인점 업계의 지방 중소도시 진출 은 평탄치 않을 전망이다.
◆매장마다 명품족 ‘콜’ = 할인점이 무작정 싼 것만 판다는 것도 편견이 됐다. 고가의 명품 판매에 나선 할인점을 보면서 소비자들은 본연의 기능을 잃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알뜰한 명품족을 위해 제품을 값싸게 판매한다는 할인점의 논리가 얼핏 설득력이 있지만 명품은 역시 고가품이고 알뜰한 구매와는 거리가 멀다.
이런 속에 홈플러스가 8월 초, 잠실점에 샤넬·구찌·프라다 등 명품을 모아 판매하는 명품관을 열었다. 일반 백화점에 각각의 브랜드가 입점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여러 브랜드가 한 매장에 입점한 형태다.이 밖에도 홈플러스는 일산킨텍스점과 부천 상동점, 부산 센텀시티 점에도 명품관을 운영 중으로 내년까지 10곳 이상 늘릴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잠실 월드점에 명품을 판매하는 ‘ 롯데홈쇼핑 팝업 스튜디오 250’을 만들었다.
롯데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명품, 의류 등 히트 패션상품을 매장에서 직접눈으로 확인하고 살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최근 롯데마트는 고객 반응이 좋아 매장 규모를 1.5배로 늘렸으며, 상품마다 평균 20% 가량 할인된 가격에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도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성남시 태평점에 스타일마켓을 만들어 백화점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성남시에서 허가만 나면 바로 개장 준비를 마친 상태로 매장 내 스타일 마켓 역시 계획대로 운영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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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 기자 olle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