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실어 나른 숨은 물류 주역
한진-현대로지엠 목숨 건 육·해·공 입체운송
한진-현대로지엠 목숨 건 육·해·공 입체운송
사진제공=교육과학기술부, 현대로지엠
[이코노미세계] “오늘은 꼭 우주로 가길 희망합니다.”
우주강국의 꿈을 싣고 떠날 ‘나로호(KSLV-I)’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1단 로켓’과 ‘과학기술위성2호’의 운송에 참여한 물류업체 직원들의 설렘이 가득하다.
대한항공과 한진, 현대로지엠(구 현대택배)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에 장착되기 전까지 나로호의 물류 전 과정을 맡은 숨은 주역들이다.
지난해 1차 발사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나로호의 수송을 맡은 이들 3개사 직원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내놓을 만큼 위험한 작업에 참여했다.
경찰차량과 소방차 10여대가 길이 30여m 대형 트레일러와 무진동차량을 앞뒤, 좌우를 호위하는 등 ‘007작전’이 따로 없을 정도다.
한진 관계자는 “나로호에 장착될 추진체의 안전한 수송을 위해 교통량이 적은 심야시간에 운반됐다”며 “본격적인 운송에 앞서 도로 노면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우회길 확보를 위해 운송 시뮬레이션 작업까지 진행됐다”고 말했다.
◆ 한진, 목숨 건 ‘1단 로켓’ 수송 =엔진과 노즐, 연료탱크, 산화제 탱크로 구성된 1단 로켓과 캐로신(운송연료) 등 고난위도의 운송기술이 필요한 장비를 실어 나른 곳은 국내 최대 수송기업인 한진과 대한항공이다.
전용 수송기는 물론 무진동 트레일러, 전용 바지선 등 하늘과 땅, 바다로 각 분야의 최첨단 물류장비와 전문 인력이 동원됐다.
특히, 한진은 인천공항, 김해공항, 부산항 등으로 분리돼 운송된 나로호의 부품들을 안전하게 운반하기 위해 길이 30여m의 트레일러와 특수 바지선을 투입했다.
1단 로켓의 경우, 길이 25.8m, 직경 2.9m, 무게만 130톤 규모이기 때문에 부산항에서 우주센터로 실어 나른 전용 수송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한진 관계자는 “육해공을 연계한 나로호의 전 물류과정은 하나의 종합예술과 같다”며 “단 1mm의 오차도 없이 추진체를 옮기고, 운반하는 작업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물류기술력을 입증해냈다”고 말했다.
◆ 위성 나른 현대로지엠 “물류는 과학”= 나로호에 탑재될 과학기술위성2호를 수송하는 데에는 어떤 차량이 이용됐을까.
현대로지엠은 무진동 차량을 이용해 대전 과학기술원 인공위성센터를 출발해 나로우주센터까지 과학위성을 운송했다.
과학기술위성을 운송하는데 사용된 차량은 길이 9m, 17톤에 달하는 대형 화물차. 외부충격과 침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특수 제작됐다.
현대로지엠 이종욱 팀장은 “기술위성은 무게 140kg,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62.2cm, 74.8cm, 96.4cm로 트레일러에 비해 훨씬 작지만 안전한 수송을 위해 대형 화물차가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기술위성은 인공위성센터에서 특수용기에 넣어진 뒤 무진동 차량에 탑승됐다. 차량 내부 환경은 인공위성 최적의 보관상태인 섭시 18도, 습도 40%의 정밀 항온·항습 상태를 유지하는 등 전 물류 과정에 과학이 적용된 셈이다.
한편,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우리 발사체’로 쏘아 올리는 우주강국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것은 물론 ‘우리의 물류기술’을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물류업체 직원들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진 나로호는 9일 오후 5시 전후로 나로우주센터를 떠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