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김영석의 유럽통신] 급변하는 유럽물류, 무엇이 바뀌고 있나

by 김영석

2016년 07월 25일

ALICE프로젝트, 범유럽 통합공급망 구축을 위한 노력
서유럽에서 중동부유럽으로 이동하는 물류거점
유럽진출 꿈꾸는 글로벌 물류기업,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글. 김영석 CJ대한통운 유럽법인장
 
 

Idea in Brief

 

유럽 물류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 내 대형 물류기업 인수합병(M&A)이 시시각각 발표되고 있으며, 통합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유럽연합 진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주도의 ‘2030 ALICE 프로젝트’가 실시되는 등 거센 물류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한편 유럽 물류거점은 점차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이동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게 있어서 지역적으로 상이한 법률, 관습, 언어, 세제 혜택으로 세분화된 물류전략 수립이 주요한 사업 성공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유럽물류의 패러다임 변화를 살펴보고, 유럽 진출기업들이 겪는 주요 물류이슈와 대응방안을 함께 살펴본다.

 
무역로 개척의 중심이자 물류혁명을 가능케 했던 고대 로마의 소금길(Via Salaria). 중세 신항로 개척과 운하의 발달. 근대 산업혁명을 완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철도망과 증기기관차. 이와 같은 물류 고도화 전략이 처음 시도된 장소는 어디일까. 바로 유럽이다. 유럽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물류의 역사와 흔적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지역이다.
 
유럽에서 10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가업승계형 중소물류기업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중소업체들은 각자 그들만의 비즈니스 모델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선진 물류기업의 축소판이라 생각될 정도로 물류 프로세스가 고도화된 기업 또한 많다. 그래서 그런지 유럽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에게 있어 진입장벽이 높고 성장률도 둔화된 시장이다. 그러나 유럽은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물류기업들이 반드시 정복해야 할 성지로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대형화·세계화 추세 속에 유로화 약세까지 거들어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유럽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대형 물류업체 페덱스(FedEx)의 TNT 인수와 XPO의 노어베르 덴트레상글 인수 등으로 인해 유럽의 물류업계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범유럽 통합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
 
지난 13년 6월 13일, 유럽물류 혁신을 알리는 EU Technology Platform ‘2030 ALICE(Alliance for Logistics Innovation through Collaboration in Europe)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ALICE 프로젝트의 주요 골자는 EU 전체의 물류 및 공급망 혁신을 주도하여 물류효율을 2030년까지 10%에서 30%까지 단계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총 예산 약 800억 유로(한화 100조원)가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물류서비스 공급 계획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플랫폼을 통해 국가 및 업체 간 정보를 표준화하고 운송 대기시간 감축, 운송공동화, 복합운송 확대 등 공급망 체계를 구축, 지원하는 것이 목표이다. 2030 ALICE 프로젝트의 주요 취지가 유럽 내부에 ‘효율적 통합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것을 생각해봤을 때, 달리 해석해 보면 개별 업체들의 물류 수준과는 별개로 업체간 물류 협업과 효율화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유럽물류, 거점 패러다임 변화를 이해하라
 
유럽내 물류거점이 점차 서유럽에서 중동부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물류와 유통의 중심지로 영광을 누렸던 서유럽의 거점은 이제 프라하(Prague, 체코),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슬로바키아), 코페르(Koper, 슬로베니아) 등 중동부 유럽으로 점차 이동하는 추세이다.
 
물론 아직까지 시장 접근성 및 인프라를 감안할 때 서유럽 내 항만과 공항이 위치한 브뤼셀(Brussels, 벨기에), 앤트워프(Antwerp, 벨기에), 함부르크(Hamburg,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 독일), 로테르담(Rotterdam, 네덜란드), 암스테르담(Amsterdam, 네덜란드) 등의 도시들은 유통·물류 거점으로 매력도가 충분하다.
 
그러나 중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제혜택 및 인프라 구축 등 구조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중동부 유럽은 잠재적 유통·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동유럽은 서유럽 대비 거점 운영비용이 감소하는 반면, 시장 접근성은 낮아 유럽에 진출하는 기업의 경우 리에주(Liege, 벨기에), 릴(Lille, 프랑스) 또는 뒤셀도르프(Dusseldorf, 독일) 같은 항만 또는 공항 인접 도시 거점을 고려해 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유통·물류 거점이 시장접근성에 우선순위를 두었다면, 제조의 최적입지의 경우 ‘풍부한 노동력’과 ‘경제적 비용’ 그리고 ‘기업 우호적인 제반 법규’가 우선순위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서 중동부 지역은 풍부한 토지 인프라와 서유럽의 1/3에 해당되는 인건비 등으로 인해 전략적 제조기업 요충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 중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키예프(Kiev, 우크라이나) 지역과 각종 정부주도의 프로젝트와 세제혜택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이스탄불(Istanbul, 터키) 시장 그리고 최근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지로 성장하고 있는 브라스티슬라바(Brastislava, 슬로바키아)가 대표적인 제조 거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유럽에 진출하는 개별 기업들이 여러 개의 국가들로 구성된 유럽이라는 단일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가령 인프라 및 제반 요건을 분석하여 거점과 운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국가별로 상이한 문화 및 언어 그리고 법적 규제를 스스로 대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유럽진출 기업은 생산 및 유통 거점의 변화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국가별 물류 전문성을 보유한 파트너社와 함께 기획 단계부터 조달, 생산, 판매, 회수까지 공급망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다음 읽을거리
추천 기사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